투자은행 제퍼리스가 엔비디아의 2027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두고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상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기업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는 것을 뜻한다. 엔비디아는 오는 수요일 실적을 발표한다.
제퍼리스는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이 9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평균 전망치인 920억 7000만 달러를 30억 달러가량 웃도는 수치다.
앞서 1분기에 엔비디아는 816억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망치를 25억 달러 상회했고, 이는 당시 기준 사상 최대 실적 초과 폭이었다. 제퍼리스는 3분기 매출은 1080억 달러까지 늘어 시장 전망치를 43억 달러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주목할 대목은 2분기와 3분기 실적에 차세대 AI 시스템 '베라 루빈(Vera Rubin)'의 매출이 아직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가 현재 주력 제품인 '블랙웰(Blackwell)'의 뒤를 잇는 신형 AI 반도체 플랫폼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72개를 하나의 서버 장비(랙)에 묶어 대규모 AI 연산을 처리한다.
제퍼리스의 블레인 커티스 애널리스트는 루빈 제품의 매출 기여가 12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베라 루빈 매출이 3분기에는 엔비디아 GPU 매출의 12%를 차지하고 4분기에는 4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경영진에 따르면 루빈은 이미 양산 물량이 출하되고 있으며, 내년 1분기에는 루빈이 블랙웰을 제치고 최대 매출원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루빈으로의 전환은 블랙웰 때보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퍼리스는 2026년 말까지 1만 3000개 이상의 랙이, 2027년 한 해 동안 12만 개 이상의 랙이 출하될 것으로 추산했다.
기술적으로도 생산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 베라 루빈은 블랙웰 계열인 GB200, GB300과 동일한 72-GPU 규격을 유지해 기존 생산·배치 기반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냉각 방식은 45도 온수를 쓰는 설계를 채택해 기존 액체냉각 데이터센터에 그대로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블랙웰에서는 수많은 연결선을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설치해야 했지만 루빈은 케이블과 호스, 냉각팬을 없앤 모듈형 구조로 바꾸고 중앙 기판이 복잡한 배선을 대체했다. 이 덕분에 연산 장비 한 대를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약 2시간에서 5분으로 줄었다.
블랙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주요 AI 연구소들이 출시 초기부터 베라 루빈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퍼리스는 그 사례로 8월 17일 발표된 오픈AI, SB에너지와의 거래를 들었다.
이 거래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데이터센터 개발사인 SB에너지가 시설을 건설하고, 오픈AI가 20년간 임대해 사용하며 엔비디아가 AI 연산 인프라를 독점 공급한다.
초기 규모는 4.25기가와트(GW)이며 추가로 3.75GW를 더해 최대 8GW까지 확장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SB에너지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고 초기 단계의 부지·전력·건물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보증한다.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이 보증 규모는 최대 1050억 달러에 이른다.
다만 커티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거래가 엔비디아 재무 부담에 실질적 변화를 준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불과 일주일 전 5000억 달러 규모의 외부 자금조달 플랫폼을 발표하며 고객 대상 금융 부담을 자사 밖으로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보증을 떠안으면서 '순환 자금조달'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순환 자금조달은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사들일 고객에게 직접 자금을 대주는 구조로 매출이 실제 수요가 아니라 엔비디아가 만든 자금 흐름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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