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미래로 내세운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웨이모(Waymo)에 크게 뒤처진 데다 아마존이 소유한 죽스(Zoox)까지 추격에 나서면서 경쟁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테슬라는 오는 22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은 로보택시 사업의 진척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시킹알파(Seeking Alpha)의 애널리스트들은 로보택시가 테슬라의 미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진단한다.
애널리스트 안드레스 보이링크는 자동차 제조만으로는 현재 주가를 정당화할 수 없고 에너지 저장 사업도 부진해 결국 남은 것은 로보택시의 잠재력뿐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실제 성과가 약속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머스크는 2019년 투자자들에게 2020년까지 100만 대 이상의 로보택시가 도로를 달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안전요원이 동승한 첫 로보택시가 텍사스에 등장한 것은 2025년의 일이다. 안전요원 없이 운행하는 무인 차량이 처음 승인받은 것도 올해 초에 들어서다.
텍사스주가 지난 5월 자율주행차 감독 강화 법을 시행하면서 테슬라의 실제 운영 규모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주 자동차관리국(DMV)에 등록된 테슬라의 무인 로보택시는 42대에 불과했다.
같은 주에서 웨이모가 등록한 577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웨이모는 미국 전역에서 약 4000대에 이르는 상업 운행 차량을 굴리고 있다. 죽스는 텍사스에서 35대, 상대적으로 작은 사업자인 AV라이드도 317대를 등록했다. 독립 추적 서비스에 따르면 실제로 승객을 태우고 무인 운행하는 테슬라 차량은 20대 안팎으로 파악된다.
테슬라는 지난 3일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를 벗어난 첫 시장으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무인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새 도시에서 안전요원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무인 운행에 들어간 첫 사례다.
현재 텍사스의 오스틴·댈러스·휴스턴, 마이애미,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만안 지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한다. 다만 캘리포니아는 주법상 안전요원 탑승을 요구해 이 지역 차량은 무인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머스크는 실제 대규모 확장 시점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전면 재설계 버전인 'FSD v15'가 나오는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로 잡고 있다. FSD(Full Self-Driving)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을 뜻하며 새 버전은 AI 모델의 매개변수를 기존 약 10억 개에서 100억 개로 열 배 늘린 것이 특징이다.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더 복잡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 로보택시의 사업 모델 자체는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이링크는 모델Y 한 대가 등록비부터 비운행 시간대 주차비까지 감안하고도 연간 6만7081달러의 순이익을 낼 수 있다고 계산했다.
머스크의 낙관적 전망대로 배치가 이뤄진다면 이 부문에서 2030년까지 189억달러의 순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테슬라가 100만 대의 로보택시를 마일당 2달러에 운행하면 그 매출이 현재 차량 판매액 전체를 넘어선다는 계산도 있다.
그러나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근본적 한계다. 애널리스트 보단 쿠체리아비는 시장이 이미 로보택시를 테슬라 미래 사업의 핵심으로 주가에 반영해 두었지만 그 미래가 언제 도래할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모건스탠리는 테슬라가 2035년에야 100만 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 본인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로보택시 매출이 올해는 크게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며 내년에나 상당한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술적 결함도 부담이다. 테슬라가 스스로 보고한 사례 중에는 차량이 도로에서 멈춰 서는 사고가 있었는데,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문제로 분석된다. 오스틴 함대는 2025년 7월부터 지난 4월 사이 17건의 사고를 기록했고 이 중 2건에서 경미한 부상이, 1건에서 입원이 발생했다. 모든 사고는 안전요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일어났다.
경쟁 구도도 위협 요인이다. 웨이모는 최근 샌디에이고·라스베이거스·탬파·덴버 등 4개 도시로 무인 운행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죽스는 2025년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상업 운행을 시작한 데 이어 오스틴·마이애미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우버 앱을 통한 서비스 제공도 추진 중이다.
보이링크는 그동안 낮은 생산 비용을 테슬라의 강점으로 꼽아왔지만 웨이모가 같은 소프트웨어 결함을 겪지 않는다면 시장을 통째로 가져갈 수 있고 그 경우 테슬라가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기는 매우 어렵다고 분석했다.
(썸네일 사진 출처: 테슬라 로보택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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