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이번 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7월 29일(현지시간) 장중 297.38달러까지 밀리며 지난 1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목요일과 금요일 소폭 반등했으나 한 달 전보다 27%, 연초 대비 31% 하락한 상태다.
주가 급락의 방아쇠는 7월 22일 발표된 2분기 실적이었다. 매출은 282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6% 늘며 시장 예상치(약 264억달러)를 웃돌았다.
분기 매출로는 사상 최대이며 최근 12개월 누적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었다. 2분기 차량 인도량은 48만126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는 2년 만에 처음 나온 전년 대비 인도량 증가였다.
문제는 이익이었다. 회계기준(GAAP) 영업이익은 3억9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7% 줄었고,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1.4%까지 떨어졌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33달러로 시장이 기대한 0.53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실적에는 테슬라가 보유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 지분 평가이익 10억달러가 포함됐는데 회사는 이를 조정 실적에서 빼고 계산했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차량 가격 인하다. 규제 크레딧을 뺀 자동차 부문 총이익률은 1분기 19%에서 16%로 낮아졌다. 규제 크레딧은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초과 달성한 기업이 미달 기업에 판매할 수 있는 일종의 배출권으로 테슬라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이 크레딧 매출은 1억4600만달러로 1년 전 4억3900만달러에서 급감했다.
다른 하나는 대규모 투자다. 2분기 설비투자는 57억9000만달러로 1년 새 142% 늘었다.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AI 인프라에 집중 투입됐다. 그 결과 회사가 실제로 손에 쥔 현금을 뜻하는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0억9000만달러로 돌아섰다.
1분기 14억40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회사는 2026년이 양산 이후 최대 투자 연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로보택시 사업을 미국 7개 도시로 확대했으며 연내 더 늘리겠다고 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완전자율주행(FSD) 유료 구독자는 148만 명으로 56% 증가했다. 콜에서는 스페이스X와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됐다.
머스크는 반도체 대형 공장 프로젝트 '테라팹' 등에서 두 회사의 협력이 늘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합병을 논할 수는 없으며 절차가 필요하다며 확답은 피했다.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는 14.5% 급락해 11개월 만의 최저치로 마감했고, 증권사들은 잇따라 목표주가를 내렸다. 다만 대부분 투자의견은 유지한 채 목표가만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375달러(보유), 모건스탠리는 400달러(중립)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2027년 테슬라의 현금 소진 규모를 약 140억달러로 추정했다.
반면 목표가를 둘러싼 견해차는 극심하다. 웰스파고와 JP모건은 각각 130달러, 145달러를 제시하며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로 평가한 반면,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자율주행·로봇 잠재력을 근거로 600달러를 유지했다. 같은 실적을 놓고 목표가가 4배 넘게 벌어진 셈이다.
주가가 바닥을 다지자 저가 매수도 나왔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는 실적 발표 후 약 5350만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을 사들였다. 아크는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가 아닌 AI·자율주행 플랫폼으로 보고 2029년 목표주가 260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 매체 시킹알파가 소속 애널리스트들에게 지금이 매수 시점인지 물은 결과, 세 명 모두 부정적이었다. 리카르도 페르난데스는 테슬라가 200배가 넘는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PER은 주가가 1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고평가로 본다.
그는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개발에 1000억달러 넘는 자금이 필요해 3년 이상 현금 소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마이클 맥그래스는 선행 PER 167배, 시가총액 1조1000억달러를 근거로 적정 주가를 60달러대로 제시하며 여전히 5~6배 고평가라고 진단했다.
데이터램 트레이딩은 판매량 증가가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주가가 싸더라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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