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AI 챗봇 앱 '제미나이(Gemini)'가 월간 활성 사용자 10억 명을 넘어섰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소식을 알렸다. 월간 활성 사용자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당 서비스를 실제로 사용한 사람의 수를 뜻하며 서비스의 실사용 규모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피차이 CEO는 제미나이가 구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제품이며 사용자 10억 명을 돌파한 14번째 서비스라고 밝혔다.
앞서 이 기준을 넘긴 구글 서비스로는 검색, 지메일, 안드로이드, 지도, 크롬,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등이 있다. 이번 발표는 제미나이 앱 단독 사용자만 집계한 것으로 검색이나 워크스페이스 등 다른 구글 제품에 내장된 AI 기능을 쓰는 이용자는 포함하지 않았다.
제미나이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지난해 5월 구글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에서 밝힌 월간 사용자는 4억 명이었다. 이후 지난해 10월 6억5000만 명, 올해 2월 7억5000만 명으로 늘었고 올해 5월 I/O에서 9억 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2일 2분기 실적 발표 때 9억50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힌 뒤 약 3주 만에 10억 명 고지를 밟았다. 참고로 지메일은 비슷한 규모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약 14년, 유튜브는 약 8년이 걸렸다.
이번 성과는 오픈AI의 챗GPT와의 경쟁 구도 속에서 나왔다. 챗GPT 앱은 지난 6월 월간 사용자 10억 명을 넘어서며 역사상 가장 빠르게 이 기록에 도달한 앱이 됐다. 제미나이는 약 두 달 뒤 같은 고지에 오르며 격차를 좁혔다.
구글은 자사의 방대한 서비스에 제미나이를 폭넓게 통합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추격했다. 검색 안에서 AI가 답변을 정리해 보여주는 'AI 모드' 역시 별도로 월간 사용자 10억 명을 넘겼다.
구글은 이번 발표와 함께 이용자들이 제미나이를 실제로 어떻게 쓰는지 보여주는 자료도 공개했다. 전체 사용자의 63%가 글자를 입력하는 대신 음성으로 직접 제미나이와 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는 일상적인 작업에 음성 기능을 쓰는 비율이 평균보다 43% 높았다.
음성으로만 제미나이를 쓰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 구글은 앞으로 60개 이상의 지역별 사투리와 억양을 인식하는 기능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실시간 대화 기능인 '제미나이 라이브'에서는 다섯 번의 대화 중 한 번꼴로 음성을 넘어 카메라 화면을 실시간으로 비추거나 화면을 공유하는 방식이 쓰였다. 이용자가 카메라로 눈앞의 물건을 비추면 AI가 이를 보고 조언하는 식이다. 이 기능은 직접 물건을 만들거나 수리하는 사람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다.
이미지 생성 규모도 컸다. 제미나이는 하루 1억5000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소상공인들은 마케팅 자료를 제작하는 데 이 기능을 활발히 활용했다. 학생들의 경우 학업 관련 질문의 38%에 사진이나 문서 파일을 첨부했다.
제미나이는 구글 생태계 밖으로도 세를 넓혔다.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에서만 1억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맥(Mac) 컴퓨터용 앱에서는 이용자들이 다른 기기보다 약 2배 자주 질문을 던졌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제미나이가 40개 이상의 인기 앱에서 이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처리한다. 차량 호출이나 식당 예약 같은 일을 사람 대신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 이어 나온 것으로 당시 구글은 월간 사용자 9억5000만 명, 하루 사용자는 1년 전의 3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발표 시점은 구글이 신제품을 공개하는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를 하루 앞둔 때이기도 했다. 구글은 이 행사에서 새 스마트폰 '픽셀 11'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기기와 제미나이 기반 기능을 대거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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