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AI 개발을 위해 지어놓은 방대한 데이터센터의 남는 연산 능력을 외부에 팔아 수익을 내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는 7월 1일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AI 컴퓨팅 파워와 AI 모델 이용 권한을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드란 기업이 서버나 연산 장비를 직접 사지 않고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방식을 말한다. 이 사업이 현실화하면 메타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같은 기존 3대 클라우드 업체와 정면으로 경쟁하게 된다.
이 사업은 '메타 컴퓨트'라는 이름의 사내 조직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인프라 총괄인 산토시 자나르단, AI 연구조직 메타 슈퍼인텔리전스랩의 대니얼 그로스, 디나 파월 매코믹 사장이 주도한다.
메타는 두 가지 판매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올려둔 AI 모델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아마존의 '베드록' 서비스와 비슷하다. 다른 하나는 코어위브 같은 신생 클라우드 업체처럼 연산 능력 자체를 원자재처럼 파는 방식이다.
판매 대상에는 메타가 4월 내놓은 폐쇄형 모델 '뮤즈 스파크'도 포함될 전망이다. 메타 대변인은 언급을 거부했으며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바뀔 수 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메타 주가는 보도 당일 장중 한때 10% 넘게 뛰었다.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15% 가까이 하락해 S&P500 지수에 뒤처지고 있었다. 투자자들이 막대한 AI 투자에서 언제 수익이 나올지 의심하던 상황에서 회수 방안이 제시되자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반면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주가는 각각 10% 넘게 떨어졌다. 두 회사는 메타에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다. 코어위브는 메타와 약 210억달러 규모, 네비우스는 최대 270억달러 규모 계약을 맺었다.
메타가 직접 남는 컴퓨팅 파워를 팔기 시작하면 이들에 대한 발주가 줄어들 뿐 아니라 경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메타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가 있다. 회사는 올해 자본 지출로 최대 1350억달러를 쓰겠다고 밝혔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대규모 작업을 돌리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와 오하이오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진행 중이며 오하이오 프로젝트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맨해튼 크기에 비유했을 만큼 규모가 크다. 이렇게 지어놓은 설비를 놀리는 대신 남는 부분을 팔면 매몰 비용을 수익으로 바꿀 수 있다.
메타의 고민은 자체 AI 서비스의 수요가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이다. 구글이나 오픈AI와 달리 메타는 AI 모델과 서비스에서 뚜렷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했다. 회사는 실적 발표에서 메타 AI나 개방형 모델 라마의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으며 주로 사내 업무 활용을 강조해왔다.
AI 사업이 아직 독립적인 매출원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의미다. 저커버그는 5월 주주총회에서 클라우드 사업 진출이 "충분히 검토 대상"이라며 거의 매주 여러 기업이 메타에 AI 모델이나 남는 컴퓨팅 파워를 살 수 있는지 문의해온다고 밝힌 바 있다.
메타의 움직임은 몇 주 앞서 비슷한 길을 택한 스페이스X를 떠올리게 한다. 스페이스X는 올해 2월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를 흡수했다. 5월 초 스페이스X는 앤트로픽과 계약을 맺고 멤피스에 있는 콜로서스 1 데이터센터의 연산 능력 전체를 넘겼다.
앤트로픽은 2029년 5월까지 매달 12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스페이스X는 구글, 오픈소스 AI 스타트업 리플렉션과도 유사한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애초에 자사 챗봇 그록 훈련용으로 지은 데이터센터의 남는 용량을 수익으로 돌린 사례다.
이런 흐름은 AI 경쟁의 승자가 최고의 모델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쪽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컴퓨팅 파워 수요가 계속 유지되고 데이터센터가 가치를 잃지 않아야 한다. 일부 전문가는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빠르게 값이 떨어지는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거품이라고 경고한다. AI 기업들이 수조달러 규모의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최종 사용자 매출을 낼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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