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신생 스타트업 슈퍼블록스(Superblocks)와 다년간의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었다고 8월 3일 발표했다.
협약의 핵심은 슈퍼블록스의 도구를 AWS 고객사의 사설 클라우드 안에 심는 것이다. 사설 클라우드란 외부와 격리된 채 기업이 통제하는 전용 컴퓨팅 공간을 뜻한다.
이 협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기술 때문이다. 바이브 코딩은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한 줄씩 짜는 대신 AI에 말로 지시해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이 과정에서 회사의 데이터와 지시 내용, 때로는 기밀 코드까지 외부 AI 업체 서버로 전송돼야 했다는 점이다.
슈퍼블록스는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 '슈퍼블록스 3.0'으로 이 구조를 바꿨다. AWS를 쓰는 기업이 슈퍼블록스를 구독하면 소속 직원들이 바이브 코딩으로 사내 업무용 앱을 만들 수 있는데 이때 데이터가 회사의 AWS 환경 밖으로 한 번도 나가지 않는다.
앱이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도 외부 서비스가 아니라 회사 클라우드 안에서 아마존의 '오로라(Aurora)' 데이터베이스로 즉석에서 만들어진다. AWS의 식별·접근 권한 관리 체계와 저장소 서비스인 S3와도 연결된다.
AI 모델은 아마존의 '베드록(Bedrock)'을 통해 불러온다. 베드록은 여러 AI 회사의 모델을 하나의 창구로 골라 쓸 수 있게 해주는 AWS의 플랫폼이다. 슈퍼블록스 3.0에는 '스마트 라우터(Smart Router)'라는 기능이 새로 들어갔는데 이 기능은 작업의 난이도에 따라 AI 모델을 자동으로 배분한다.
단순한 코딩 작업은 값싼 오픈소스 모델에, 복잡한 작업은 성능 좋은 최신 모델에 맡기는 식이다. 회사 측은 이 방식으로 AI를 돌리는 데 드는 비용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블록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래드 메네제스는 이 협약의 의미를 데이터가 회사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 데서 찾았다. 고객사의 AWS 계정 안에서 모든 감사 기록과 암호화, 네트워크 통제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직원들이 각자 컴퓨터에서 만들던 앱은 IT 부서가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통제 밖 프로그램'이었지만, 이제는 IT와 보안 부서의 관리·감사 아래로 들어온다. IT 부서는 AI가 만든 코드가 사내 기준에 맞는지 실제 서비스에 반영되기 전에 검사하는 정책도 설정할 수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AWS는 자사 장터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슈퍼블록스를 기업 고객에게 함께 팔기로 했다. AWS는 아직 일반 직원용 바이브 코딩 도구를 직접 갖고 있지 않다.
개발자용 코딩 도구 '키로(Kiro)'와 업무 보조 AI '퀵(Quick)'이 있지만 퀵은 문서 작업을 돕는 비서에 가까워 일반 직원이 앱을 만드는 바이브 코딩 도구와는 성격이 다르다. AWS로서는 제품을 새로 만들지 않고도 빈자리를 메운 셈이다.
슈퍼블록스는 직원 50명 규모의 초기 스타트업으로 2025년 5월 발표한 시리즈A까지 총 6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스파크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 메리테크캐피탈, 그린오크스가 투자에 참여했다. 금융 서비스 기업 플렉스(Flex)는 이미 슈퍼블록스 3.0으로 18개 부서에 걸쳐 70개의 AI 앱을 자사 AWS 사설 클라우드 안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기업들이 AI 사용 방식을 다시 짜는 흐름 속에서 최근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유명 모델 업체가 얽힌 AI 보안 사고가 잇따르면서 기업 보안팀이 외부 AI 연결에 부쩍 예민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하나의 AI 회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모델을 섞어 쓰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비용을 낮추고 특정 업체에 묶이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메네제스는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특정 모델 하나만 찾던 기업들이 이제는 미국과 중국의 오픈소스 모델까지 함께 고려하는 쪽으로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전했다.
(썸네일 사진 출처: Superblocks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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