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AI, 소수 기관 아닌 모두의 손에"…그러나 내부에선 정반대 목소리?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초지능은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초지능이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의 AI을 가리키는 말로, 저커버그는 이 기술의 등장 여부보다 누가 그것을 손에 쥐느냐가 이 시대의 핵심 질문이라고 주장했다.
저커버그는 선택지를 둘로 나눴다. 초지능이 소수의 기관 안에 집중되는 길과 개인이 직접 다루는 도구로 널리 퍼지는 길이다. 그는 후자를 '개인 초지능'이라 부르며 메타가 이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개인의 역량 강화가 번영의 원천이고, 발명이 초지능의 목적이며, 힘의 균형이 안전의 토대라는 세 가지 원칙을 내세웠다.
기고문의 상당 부분은 경쟁 업체를 겨냥한 비판에 할애됐다. 저커버그는 AI를 개발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파멸론에 사로잡혀 있는 점이 놀랍다고 했다. AI가 대부분의 일자리와 인류의 존재 의미를 없앨 것이라 믿으면서도 그 기술을 서둘러 만드는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AI의 위험을 이유로 소수에게 권력을 몰아주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며 충분히 계몽된 절대 권력이 인류를 알아서 돌봐줄 것이라는 기대는 안전하거나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적이 없다고 적었다. 어떤 기업도 실명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저커버그는 초지능 변호사를 예로 들었다. 한 사람만 그런 변호사를 가지면 그가 법정에서 부당한 우위를 얻어 사회가 나빠지지만 모두가 갖게 되면 정의가 지금보다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실현된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사고 실험일 뿐 메타가 실제로 만들었거나 시험한 서비스는 아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초지능이 자동화 도구로 기우느냐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도구로 쓰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고 봤다. 자동화 쪽으로 기울면 일자리와 경제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초지능이 널리 퍼지면 큰 자본 없이도 창업이 가능해져 오히려 일자리가 늘고, 대기업보다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위험의 종류도 구분했다.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는 모두에게 강력한 시스템을 열어주는 것이 오히려 안전을 지키는 최선이라고 봤다. 반면 생물학적 위험에 대해서는 정부와 기관 사이의 조율이 더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다만 널리 개방하겠다는 회사가 후자를 실제로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다만 기고문에는 '개인 초지능'을 조직 안에서 어떻게 값을 매기고 관리할지, 기업용 통제 장치나 데이터 처리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 출시 시점이나 성능 수치, 특정 모델명도 담기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같은 주 메타 내부에서 정반대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이다. 기고문이 실린 28일, OpenAI·앤스로픽·구글 딥마인드·메타 등 최전선 AI 기업 직원 1천여 명이 '프런티어의 속도 조절(Pacing the Frontier)'이라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AI가 스스로를 개선하며 인간의 감독보다 빠르게 발전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 정부가 나서서 개발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출 수 있는 기술적·제도적 장치를 국제적으로 마련하자는 내용이다. 지금 당장 멈추자는 요구는 아니다. 서명자에는 메타 수석과학자 셩자 자오도 개인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고 다음 날인 29일에는 OpenAI와 앤스로픽이 회사 차원에서 이 서한을 공식 지지했다.
이 흐름의 배경에는 앞서 24일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메타·팔란티어 등 25개 기업이 서명한 별도의 서한이 있다. 누구나 내려받아 수정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에 미국 정부가 성급한 규제를 가하지 말라는 요구다. 중국의 오픈웨이트 모델이 미국 제품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이 서한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편 메타는 29일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608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8% 늘어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AI 기반 시설에 311억 달러를 쏟으면서 잉여현금흐름이 1년 전 85억 달러에서 7억8천400만 달러로 급감했다.
회사는 올해 시설 투자 규모 하한을 125억에서 130억 달러로 높여 130억~145억 달러로 제시했다. 저커버그는 실적 발표에서 기업 고객을 겨냥한 클라우드 사업 구상을 짧게 언급했다.
(썸네일 사진 출처: 메타 AI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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