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레딧(Reddit)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내놓고도 주가가 10% 넘게 빠졌다. 실적 자체는 흠잡을 데 없었지만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한 마디가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레딧은 7월 3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8억5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1% 늘었다. 매출이 60% 넘게 성장한 것은 8개 분기 연속이다.
순이익은 2억5300만달러로 183% 급증했고 주당순이익은 1.25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0.9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 역시 예상치였던 약 7억4500만달러를 6천만달러가량 넘어섰다.
다음 분기 전망도 밝게 제시했다. 레딧은 3분기 매출이 8억6000만~8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인 약 8억29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레딧의 수익 대부분은 광고에서 나온다. 이번 분기 광고 매출은 7억6200만달러로 64% 늘었고 광고 단가와 노출량이 함께 증가했다. 광고주 수는 1년 만에 70% 늘었다. 이용자당 평균 매출은 6.18달러, 미국 이용자 기준으로는 11.85달러였다. 회사가 실제 손에 쥐는 현금을 뜻하는 잉여현금흐름은 2억6100만달러로 1년 전의 두 배를 넘었다.
이처럼 좋은 실적과 전망은 통상 주가를 밀어 올린다. 그러나 레딧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10~12% 급락했다. 정규장 종가가 178.60달러였는데 한때 162.71달러까지 밀렸다.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스티브 허프먼 CEO가 주주서한에 적은 대목이었다. 그는 검색을 통해 레딧으로 유입되는 방문자, 이른바 '검색 유입'이 분기 내내 불안정했고 특히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변동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그림은 바뀌지 않았으며 사업 자체는 견조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제는 이 '검색 유입 불안정'이라는 표현이 최근 AI가 검색 시장을 뒤흔드는 흐름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거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면 이용자는 여러 링크를 눌러 각 사이트로 이동했고 레딧도 이런 방문객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구글이 검색 결과 맨 위에 AI가 답을 요약해 보여주는 기능을 확대하면서 이용자가 굳이 원본 사이트를 클릭하지 않게 됐다. 링크를 눌러 넘어오는 방문객이 줄어드는 것이다.
레딧이 놓인 처지는 미묘하다. 레딧은 2024년 구글과 콘텐츠 제공 계약을 맺었다. 게시글과 댓글을 AI 학습용으로 넘기고 그 대가로 연 6천만달러 규모의 사용료를 받는 구조다. 그런데 정작 그 AI 요약 기능이 레딧으로 향하던 방문객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자사 콘텐츠를 판 대가로 받은 돈이 자사 방문자를 줄이는 기술을 키우는 데 쓰인 셈이다. 레딧은 최근 이 계약을 갱신할지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역별 이용자 지표도 도마에 올랐다. 하루에 한 번 이상 접속하는 순수 이용자 수를 뜻하는 일간 활성 이용자는 전 세계 기준 1억3030만명으로 18% 늘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반면 미국 내 일간 이용자는 5320만명으로 직전 분기의 5350만명보다 소폭 줄었다. 감소 폭은 크지 않았지만 성장세가 꺾였다는 신호로 읽혔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라이트셰드파트너스의 리치 그린필드는 투자자들이 레딧에 '이용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직설적으로 파고들었다. 검색이 AI 중심으로 옮겨가면 로그인하지 않은 방문자가 압박을 받게 되고 이들을 정식 가입 이용자로 전환하기도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그는 내년에도 구글과 오픈AI에 데이터를 계속 팔지 여부를 물었다.
허프먼은 레딧의 강점이 사람 사이의 대화와 커뮤니티에 있다고 답하며 검색을 타고 잠깐 들르는 방문객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매일 찾아오는 목적지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AI 요약이 아직 기존 검색 링크만큼의 긍정적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으며 방문자 유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여전히 낮다고 인정했다.
구글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식 데이터 계약 이전부터 이어져 온 사이라며 결과가 둘 중 하나로 딱 갈리는 문제는 아니고 레딧에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가치를 끌어내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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