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챗GPT를 만든 오픈AI에서 데이터센터 전략을 총괄하던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 올해 들어 열세 번째 고위 임원 이탈이다. 상장을 준비하는 시점에 핵심 인력이 잇따라 빠져나가면서 회사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의 데이터센터 부문 책임자였던 크리스 말론이 지난주 회사를 나왔다. 말론은 구글에서 10년 넘게, 메타에서 5년 가까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다뤄온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해 3월 오픈AI에 합류했다. 근무 기간은 17개월에 그쳤다.
데이터센터는 챗GPT 같은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제로 구동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컴퓨터 설비를 모아둔 시설이다. AI 성능이 이 설비의 규모와 직결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략을 가장 중요한 자리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오픈AI는 2030년까지 이 컴퓨팅 자원 확보에 약 6000억 달러를 쓰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말론은 오픈AI가 트럼프 행정부가 지원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를 발표한 직후 입사했다.
이 사업에는 오픈AI를 비롯해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다만 오픈AI는 최근 스타게이트에 크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설을 직접 짓는 대신 클라우드 사업자로부터 설비를 빌려 쓰는 임대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회사는 말론이 떠난 배경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오픈AI 대변인은 업무 규모와 속도에 맞춰 인프라 조직을 최근 개편했으며 경험이 풍부한 데이터센터 팀과 명확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말론은 그레그 브록먼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던 체계에서 벗어나, 이 부문을 새로 맡은 사친 카티 부사장 산하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데이터센터 전략은 우다이 루다라주, 브렌트 마요, 스파스 라자로프 등 여러 임원이 나눠 맡고 있다.
말론의 이탈은 올해 오픈AI에서 이어진 고위직 연쇄 이탈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올해 회사를 떠난 임원을 13명으로 집계했다.
앞서 2주 전에는 최고매출책임자 데니즈 드레서가 입사 8개월 만에 회사를 나왔다. 업무용 메신저 슬랙의 최고경영자를 지낸 인물로, 지난해 12월 기업 고객 대상 사업을 키우기 위해 영입됐다. 후임에는 사이버보안 기업 위즈의 최고운영책임자를 지낸 달리 라지치가 선임됐다.
드레서의 퇴사 발표 이틀 전에는 회사에서 가장 오래 일한 임원 중 하나인 브래드 라이트캡 전 최고운영책임자도 떠났다. 그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겠다고만 밝혔다.
이보다 한 달 앞서서는 사실상 회사의 2인자로 꼽히던 피지 시모가 물러났다. 시모는 제품과 사업을 총괄하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보고해온 인물로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해 자리에서 내려왔다. 현재는 자문 역할로 회사에 남아 있다. 지난 4월에는 케이트 로치 최고마케팅책임자가 역시 건강상 이유로 떠났다.
안전과 윤리를 담당하던 조직에서도 이탈이 두드러졌다. 지난 7월 윤리 부문 책임자 클로에 바칼라르가 회사를 떠났다. 회사에 남은 유일한 전담 윤리 담당자였으나 별도 발표 없이 자리를 비웠고 후임도 정해지지 않았다.
같은 달 회사는 AI 모델이 대재앙 수준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점검하던 '프리페어드니스' 팀도 해체했다. 이 팀은 새 모델을 내놓기 전에 생물학 무기나 대규모 해킹처럼 심각한 피해를 부를 수 있는지 시험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일을 맡아왔다. 회사는 관련 업무를 없앤 것이 아니라 다른 팀으로 나눠 배치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임원 이탈이 이어지자 회사는 그 의미를 축소하려 애쓰고 있다. 브록먼 사장은 회사에 쏠린 관심이 큰 탓에 임원 한 명의 이탈까지 지나치게 주목받는다고 언급했다.
이탈 행렬은 상장을 앞둔 오픈AI에 부담이 되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 사라 프라이어는 지난 19일 사내 전체 회의에서 2027년 상장을 목표로 하되 사업이 계속 성장하면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 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회사 가치가 부풀려졌으며 막대한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픈AI는 지난 3월 1220억 달러를 조달하며 852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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