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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석 달간 2019억달러 쏟았다…빅테크 4사 현금흐름 역대 최저 '마이너스'

  • 고건 기자
  • 입력 2026.11.0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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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대 빅테크 기업이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돈이 벌어들이는 현금을 넘어섰다. 아마존·알파벳·메타 3곳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만 흑자를 지켰다.


미국 금융시장 분석 뉴스레터 코베이시레터에 따르면 4개사의 올해 3분기(7~9월) 설비투자 합계는 2019억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 369억달러 늘었고 최근 1년 사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2024년 1분기보다는 356%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데이터센터 건물이나 서버·반도체처럼 오래 쓰는 자산을 사들이는 데 쓰는 돈이다. 4개사가 최근 3년간 설비투자에 쓴 돈은 약 1조6000억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4개사의 잉여현금흐름 합계는 직전 분기보다 331억달러 줄어든 마이너스 264억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본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에 쓴 돈을 뺀 금액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쓸 수 있는 여윳돈을 보여준다. 4개사의 잉여현금흐름은 1년 새 882억달러 감소했다.


악화 폭이 가장 큰 곳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설비투자로 773억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1년 전 351억달러의 두 배가 넘고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87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12개월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424억달러 유출로 1년 전 148억달러 유입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직전 분기 76억달러 유출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적자 폭이 5배 넘게 커졌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현금흐름은 29% 늘어난 1683억달러였지만 투자 증가분을 감당하지 못했다. 

 

회사는 올해 설비투자 전망을 약 2200억달러로 유지했다. 클라우드 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은 39% 늘어 5년 가까이 만에 가장 빠르게 성장했으나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6% 넘게 떨어졌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3분기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114% 늘어난 514억달러였다. 영업현금흐름 423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1억달러를 기록했다. 상장 후 처음 적자를 낸 2분기(마이너스 59억달러)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다. 

 

회사는 자체 개발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 시스템 판매에 대비한 재고 확보와 2018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52억달러 납부도 현금흐름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투자액의 약 65%는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에 35%는 데이터센터 건물에 들어갔다.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 전망 1950억~2050억달러를 유지하고 내년에는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103% 늘어난 307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알파벳 주가는 지난달 29일 12.6% 급락했다. 2004년 상장 이후 하루 최대 낙폭으로 시가총액 약 5000억달러가 사라졌다.


메타는 지난달 21일 3분기 설비투자로 349억1000만달러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80% 늘었다. 이 금액에는 금융리스 원금 상환액이 포함됐다. 금융리스는 장비나 건물을 빌려 쓰되 사실상 구매와 같은 조건으로 계약해 회계상 자산 매입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투자액이 영업현금흐름 327억9000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에는 106억3000만달러 흑자였다. 메타의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낸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 전망을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로 하단을 올렸다.


메타는 지난달 26일 최대 950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 계획도 내놨다. 약 350억달러는 보통주와 의무전환우선주로 먼저 발행한다. 의무전환우선주는 일정 기간 뒤 반드시 보통주로 바뀌는 우선주다. 

 

나머지 최대 600억달러는 새로 만드는 의결권 없는 C클래스 주식이 상장된 뒤 시장가격에 맞춰 수시로 파는 방식(ATM)으로 조달한다. 메타는 다음날 조달 규모를 975억달러로 늘렸고 엔비디아가 이 가운데 3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MS의 2027 회계연도 1분기(7~9월) 설비투자는 금융리스를 포함해 452억달러로 1년 전보다 약 30% 늘었다. 실제 현금으로 지출한 설비 구입액은 394억달러였고 잉여현금흐름은 27% 줄어든 186억달러였다. 투자액의 약 4분의 3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교체 주기가 짧은 자산에 쓰였다.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외부 업체의 컴퓨팅 설비 인도가 늦어져 1분기 투자가 예상보다 적었고 2분기에는 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계연도 내내 잉여현금흐름 흑자를 유지하되 조건이 유리하면 외부 자금도 끌어다 쓰겠다는 입장이다.


외부 자금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알파벳·아마존·메타·MS·오라클 5개사가 올해 주식과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3260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세 배를 넘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메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올해 들어 177% 아마존은 129% 올랐다. CDS는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드는 일종의 보험으로 프리미엄이 오를수록 시장이 해당 기업의 부도 위험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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