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에 대해 AI를 내세우기 위한 제품은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용자가 AI가 쓰였는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제품 안에 녹여내는 것이 애플의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IT 매체 와이어드는 30일(현지시간) 스티븐 레비 편집장과 터너스 CEO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는 지난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 공개 행사 현장에서 진행됐다. 올해 51세인 터너스 CEO는 25년간 애플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이끌다 지난 9월 1일 팀 쿡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터너스 CEO는 애플의 AI 경쟁력을 두고 저마다 의견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애플의 위치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제품에 AI를 적극 활용하겠지만 AI 자체를 목적으로 제품을 내놓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제대로 만든 제품이라면 사용자는 어떤 기능이 AI로 구현됐는지 기존 소프트웨어로 구현됐는지 따질 필요가 없고 사람들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레비 편집장은 AI 에이전트가 앱을 불필요하게 만들 가능성도 물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여러 단계의 작업을 스스로 판단해 처리하는 AI 프로그램이다.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앱을 조작하게 되면 아이폰과 앱스토어 중심의 애플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터너스 CEO는 그런 변화가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 수는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제품을 만드는 일은 사람의 손길과 개성이 깊이 담긴 작업이며 애플이 가장 사랑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AI 규제 지지 여부에는 즉답을 피하고 제품 보안과 사용자 데이터 보호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2년간 AI 분야에서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화형 AI 비서로 개편될 예정이던 시리(Siri)의 출시가 여러 차례 미뤄진 탓이다. 애플은 지난 5월 시리 AI 기능 지연과 관련한 소송에서 2억5000만 달러에 합의했다. 새 시리는 7월 iOS 27 공개 베타로 처음 공개됐다.
애플은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해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시켰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작업에 응용할 수 있는 기반 AI 모델이다. 이 모델은 기기에 탑재된 애플 칩과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보안 클라우드 서버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에서 작동한다.
애플은 지난 27일 월 12.99달러 구독 서비스 '애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 AI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문서 앱 페이지스와 프레젠테이션 앱 키노트 그리고 스프레드시트 앱 넘버스에 애플 자체 모델과 오픈AI 기술을 결합한 AI 비서를 베타 형태로 넣는다.
AI 비서는 열려 있는 문서 내용을 이해해 초안을 쓰거나 슬라이드를 다듬고 데이터에 맞는 차트를 추천한다. 맥 운영체제 macOS 27에서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도 지원한다.
MCP는 외부 AI 프로그램이 다른 앱에 접속해 데이터를 읽고 작업을 수행하도록 연결 방식을 표준화한 규격이다. 외부 AI 에이전트가 세 앱의 문서를 직접 읽고 고치며 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31일에는 중국에 12월 iOS 27.3을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사용자는 시리 등에서 알리바바의 AI 모델 큐원(Qwen)을 쓸 수 있다.
LA 행사에서 공개된 ‘PROLED XDR 디스플레이 탑재 맥북 프로'는 애플 최초의 터치스크린 노트북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소자층을 두 겹으로 쌓은 탠덤 OLED 방식을 적용해 밝기와 수명을 높였다. 아이폰 화면 상단의 알림 영역인 다이내믹 아일랜드도 맥에 처음 들어갔다. 가격은 2899달러부터이며 11월 6일 출시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9월 터너스 CEO가 제품 출시 주기를 앞당기고 중간 관리직을 줄이는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과 하드웨어 기술 조직을 조니 스루지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 산하로 통합했다. 스루지는 터너스 CEO를 뼛속까지 제품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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