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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해고와 동시에 AI에 역대급 투자 "캘린더 알림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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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연수 특파원은 지금,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이 살아 숨쉬고 AI가 새벽마다 진화하는 바로 그 현장입니다. 미국 빅테크의 심장에서 일어나는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주 1회 생생한 리포트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메타에 다니는 지인과 밥을 먹으며 요즘 회사 분위기를 물었다. 첫 마디가 "회사 소식은 뉴스보다 캘린더 알림이 더 무섭다"였다. 농담처럼 말하긴 했지만 표정은 농담같지 않았다.

 

그의 말로는 요즘 메타 내부에서 "해고"라는 단어보다 리오그(reorg·조직 개편), 리밸런싱 같은 말이 더 자주 들린다고 한다. 바깥에서 보면 대규모 해고가 임박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안에서는 "또 한번의 구조조정 시즌"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섞여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메타는 올해 들어 두 차례 감원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1월이다. 가상현실 기기와 메타버스를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부서에서 약 1,000~1,500명을 내보냈다. 두 번째는 3월 25일로 리얼리티 랩스뿐 아니라 채용, 영업, 글로벌 운영, 페이스북 소셜 팀 등 5개 부서에서 약 700명이 해고됐다. 

 

메타 대변인은 "각 팀은 목표 달성에 최적화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감원이 더 주목받은 이유는 직전에 로이터(Reuters)가 훨씬 큰 규모의 감원 가능성을 보도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3월 중순, 메타 고위 경영진이 전체 인력의 20% 이상을 감축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메타 전체 직원이 약 7만 9,000명이니 20%면 약 1만 5,000명인데 이는 2022년 말 1만 1,000명 감원 이후 최대 규모가 된다. 메타 측은 "추측성 보도"라며 선을 그었고 실제 3월 감원은 그보다 훨씬 작은 규모에서 마무리됐다. 다만 5월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약 200명을 추가 해고한다는 주 정부 신고 문서가 이미 제출된 상태다.

 

흥미롭게도 이 감원 보도가 나온 날 메타 주가는 오히려 3% 가까이 올랐다. 투자자들이 인력 감축을 비용 절감과 AI 투자 확대의 신호로 읽은 것이다.


이 모든 흐름의 배경에는 리얼리티 랩스의 실패가 있다. 메타는 2021년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를 핵심 사업으로 선언했다. 이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했고 리얼리티 랩스의 2020년 이후 누적 손실은 7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025년 한 해에만 영업손실이 192억 달러였다.

 

반면 AI 투자는 반대 방향으로 치솟고 있다. 메타는 2026년 설비투자(데이터센터·서버 등 물리적 인프라에 투입하는 자본) 규모를 1,150억~1,350억 달러로 제시했다. 2025년 722억 달러 대비 거의 두 배 수준이다. 나아가 2028년까지 미국 내에 6,000억 달러 이상을 AI 기술·인프라·인력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식 발표했다.


감원과 동시에 조직 운영 방식도 바뀌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리얼리티 랩스에서 유출된 내부 메모를 근거로 하여 메타가 개발자 도구 담당 약 1,000명 규모의 팀을 'AI 네이티브 팟(AI-native pod)'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팟(pod)이란 특정 목표를 중심으로 뭉친 소규모 다기능 팀을 말한다. 직함도 기존 개발자·디자이너 등 직무 중심에서 'AI 빌더', 'AI 팟 리드', 'AI 조직 리드' 세 가지로 통일된다. 엔지니어가 필요하면 디자인 업무도 맡는 식으로 경계가 허물어진다.

 

메타는 엔지니어의 65%가 자신이 작성하는 코드의 75% 이상을 AI 도구로 생성하는 것을 올해 상반기 목표로 삼고 있다. 저커버그는 1월 실적 발표에서 "예전에 대규모 팀이 필요했던 프로젝트를 이제는 한 명의 뛰어난 인재가 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흐름을 "메타가 어려워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체 투자는 늘어나고 있고 인력 감축은 AI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에 가깝다. 다만 이를 뒤집어보는 시각도 있다. 

 

조사 기관 포레스터(Forrester)는 'AI 때문'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해고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재정적 동기에서 비롯됐으며, 해당 기업들이 그 역할을 대체할 만큼 성숙한 AI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설문 조사에서는 미국 기업 10곳 중 6곳이 재정적 어려움을 감추기 위해 해고 이유를 AI로 포장한다고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블록(Block)은 2월에 전체 인력의 40%인 4,000명을 감원하며 AI를 이유로 들었고, 아마존도 1월에 기업 부문 1만 6,000명을 내보냈다. 인력 컨설팅 기관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해 1~2월 두 달간 AI가 감원 이유로 명시된 건수가 1만 2,304건에 달했다.

 

실리콘밸리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번 메타 해고를 불황의 신호인 동시에 다음 성장을 위한 투자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공존한다. 조직은 가벼워지고 자본은 무거워진다. 그 사이에서 개인은 더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환경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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