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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상장해도 '정크 등급' 전망…블랙스톤 "투자적격 어렵다"

  • 고건 기자
  • 입력 2026.10.3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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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앤트로픽의 대규모 칩 금융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한 블랙스톤이 이 같은 판단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상장을 앞둔 앤트로픽의 자금 조달 비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블랙스톤이 앤트로픽의 630억 달러 규모 칩 금융 거래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앤트로픽이 상장 후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높은 정크'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신용등급은 기업이 빚을 제때 갚을 능력을 평가한 지표로 BBB- 이상이면 투자적격, 그 아래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투기등급은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에서 흔히 '정크(쓰레기)' 등급으로 불린다. 블랙스톤이 예상한 등급은 투기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BB 구간이다.


이는 블랙스톤의 기존 설명과 정반대다. 블랙스톤은 최근 몇 달간 투자 파트너들에게 앤트로픽이 연내 투자적격 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안내해왔다. 앤트로픽과 블랙스톤은 이번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신용등급은 차입 비용과 투자자 범위를 동시에 좌우한다. 연기금과 보험사 상당수는 내부 규정상 투기등급 채권을 일정 한도 이상 보유할 수 없다. 투자적격 문턱을 넘지 못하면 앤트로픽은 이들 대형 기관의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워지고 더 높은 이자를 제시해야 한다.


전망이 나온 630억 달러 거래는 '프로젝트 노스스타'라는 이름으로 지난 26일 공개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씨티그룹·모건스탠리와 블랙스톤이 자금을 대고 새로 세운 특수목적법인(SPV)이 이 돈으로 브로드컴의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를 사들여 앤트로픽에 임대하는 구조다. 

 

SPV는 특정 거래만을 위해 만든 별도 회사로 앤트로픽은 칩을 직접 사지 않고 빌려 쓰는 대가로 임대료를 낸다. 해당 칩은 브로드컴이 구글과 함께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이며 인도는 2027년부터 시작된다.


거래는 상환 순위에 따라 두 층으로 나뉜다. 은행들이 맡은 약 435억 달러는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돈을 돌려받는 선순위 대출이다. 브로드컴은 이 부분에 '잔존가치 보증'을 제공했다. 앤트로픽이 임대료를 내지 못해 칩을 팔아도 빚을 다 갚지 못하면 그 차액을 브로드컴이 메워주는 방식이다. 

 

나머지 약 180억 달러는 상환 순위가 뒤로 밀리는 후순위 채권으로 브로드컴의 보증 없이 앤트로픽의 신용에만 기댄다. 블랙스톤 펀드는 이 가운데 90억 달러를 연 10%가 넘는 수익률에 인수했다. 

 

후순위 채권은 신용평가사 KBRA로부터 BB+(긍정적), 모닝스타 DBRS로부터 BB 등급을 받았다. 무디스·S&P·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는 아직 등급을 내지 않았다.


거래 성사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은행이 최근 몇 주 사이 거래에서 빠지는 방안을 검토했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약 두 달간 은행들을 설득했고 지난 주말 막판 협상으로 거래를 매듭지었다. 

 

이 과정에서 브로드컴은 더 높은 금리를 받아들이고 앤트로픽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보증 조건도 강화했다. 혹 탄 CEO는 이번 거래가 AI 성장에 필요한 자본이 시장에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의 신용등급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아니다. FT는 지난 16일 KBRA가 지난 6월 앤트로픽에 투자적격보다 한 단계 낮은 BB+ 발행자 등급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앤트로픽은 1분기 매출과 조정 영업이익 등 일부 자료만 제공했다. 

 

잉여현금흐름(영업으로 번 돈에서 투자비를 빼고 남은 현금)이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같은 핵심 지표는 제출하지 않아 KBRA는 완전한 재무모델 대신 별도의 위험 점수 방식으로 등급을 매겼다. 이 등급은 아폴로가 주도한 350억 달러 규모 1차 칩 금융 직전에 나왔고 당시 후순위 채권 약 44억 달러는 연 8.5% 안팎 수익률에 팔렸다.


앤트로픽은 지난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증권신고서(S-1)를 제출하고 나스닥에 ‘ANT’라는 종목코드로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신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63억 달러, 순손실은 807억 달러였다. 3분기 매출은 168억 달러로 집계됐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120억 달러를 넘고 투자자들은 이번 IPO로 약 1000억 달러가 추가로 조달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말 기준 앤트로픽 자체 재무제표상 부채는 없었다. 그간 신용도가 높은 협력사와 SPV를 통해 자금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이 2045년까지 컴퓨팅 인프라에 쓰겠다고 계획한 금액은 8000억 달러를 넘는다. 이 계획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짜여 있다. 

 

앤트로픽은 투자설명서에서 이 계획을 대담하지만 무모하지는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스톤의 전망은 투자자 설명 과정에서 나온 예측으로 실제 등급과 다를 수 있다. 3대 신용평가사의 판단은 나스닥 상장 이후 나온다. WSJ는 앤트로픽이 11월 16일이 속한 주에 거래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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