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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4000달러선 '아슬아슬'…연준 매파적 동결에 "3900달러까지 밀린다" 전망

  • 고건 기자
  • 입력 2026.10.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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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국제 금값은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데다 중동 분쟁으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이자가 없는 금의 매력이 떨어졌다. 은값은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코멕스)에서 만기가 가장 가까운 10월물 금 선물은 0.5% 내린 온스당 4036달러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선물은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사고팔기로 약속하는 거래다. 거래가 가장 활발한 12월물은 0.6% 하락한 4051.60달러에 마감했다. 

 

즉시 인도 조건으로 거래되는 금 현물도 0.5% 내린 4039.39달러를 기록했고 장중 한때 1.3% 밀려 4015달러 근처까지 떨어졌다. 금값은 연준 발표 직후 잠시 올랐다가 다시 밀려 보합권에 머물렀다. 금은 지난 23일 3975달러까지 내려가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1월 사상 최고가인 5590달러 부근보다 약 28% 낮다.


은 낙폭은 더 컸다. 코멕스 10월물 은 선물은 1.5% 하락한 온스당 53.457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새로 썼다. 금 1온스로 살 수 있는 은의 양을 뜻하는 금·은 비율은 연초 약 60에서 75.1로 높아졌다. 이 비율이 오를수록 은이 금보다 약세라는 의미다.


연준은 27~2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유지했다. FOMC는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연준은 9월 3년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이번에는 다음 주 중간선거 이후로 금리 조정을 미루고 물가 흐름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투표권자 12명 중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활동 평가를 '견조'에서 '강한' 확장으로 높였고 물가는 목표치 2%를 여전히 웃돈다고 밝혔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알려주는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는 위기 때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며 12월 결정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물가 목표를 느슨하게 운영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연간 8차례인 금리 결정 횟수를 내년 7차례와 2028년 6차례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자회견 이후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약 85%에 달했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간선거가 코앞이 아니었다면 연준이 이날 금리를 올렸을 것이라며 다음 회의 인상을 막을 변수는 많지 않다고 봤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주는 예금이나 채권 대비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커진다. 이날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4.99%에서 5.05%로 30년물은 5.30%에서 5.37%로 올랐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1.3% 오른 배럴당 115.32달러였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9% 상승한 102.7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 공습 재개를 준비한다는 보도와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정유시설 공격 주장이 공급 우려를 키웠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자극해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


영국 금융사 석덴파이낸셜은 이날 낸 분기 금속 보고서에서 금값이 12월 FOMC 전에 온스당 3900달러 안팎의 지지선을 시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지선은 가격 하락을 떠받칠 것으로 기대되는 가격대다. 

 

석덴은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키우고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를 높게 유지시켜 귀금속에 불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은 50~53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석덴은 인공지능(AI) 투자와 소비에 힘입어 3분기 미국 성장률을 약 3.5%로 추정했고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높아졌다고 짚었다.


석덴에 따르면 금 실물을 기초자산으로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전 세계 보유량은 10월 중순 사상 최대인 1억155만 온스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1억100만 온스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은은 금리에 더 민감하고 산업용 수요가 약해 전망이 더 어둡다고 석덴은 진단했다. 석덴은 연준이 금리 인상 국면의 끝에 다가가는 내년 초 금은 1월 중순까지 4200~4300달러로 은은 57~60달러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자산운용은 27일 월간 보고서에서 연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2027년 1분기 말 금값 전망치 4750~5500달러를 유지했다. 로이터가 27일 공개한 분석가 설문에서 올해 평균 금값 전망은 4495달러로 2월 조사 때 4746.50달러보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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