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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AI로 기술 회사 재도약 선언…직원 20% 감원 추진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5.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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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핀테크 기업 페이팔(PayPal)이 AI 전환을 핵심으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신임 최고경영자(CEO) 엔리케 로레스는 5일(현지시간)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페이팔이 "기술 회사로 다시 거듭나야 한다"고 밝히며 AI 중심의 사업 재편 청사진을 제시했다.

 

로레스 CEO는 올해 3월 취임 이후 처음 맞는 분기 실적 발표에서 회사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술 플랫폼 현대화, 클라우드 네이티브(서비스를 처음부터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방식) 전환 가속화, 개발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AI 적극 도입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페이팔이 AI를 개발 업무에 아직 전면 도입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는 지난 2월 핵심 개발자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코드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른바 '토큰맥싱(tokenmaxxing)'이라는 개념도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직원들이 AI 도구를 얼마나 자주 활용하는지를 AI 토큰(AI가 처리하는 텍스트 단위) 사용량으로 측정하는 지표로, 각 기업의 AI 내재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로레스 CEO는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는 'AI 전환·간소화(AI Transformation and Simplification)' 전담 팀을 새로 꾸렸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부서별·프로세스별로 AI 전환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앤슈 바르드와지(Anshu Bhardwaj)가 최고 AI 전환·간소화 책임자(Chief AI Transformation and Simplification Officer)로 임명됐다.

 

AI 도입 범위는 코딩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 서비스, 지원 운영, 리스크 관리 등 사업 전반에 걸쳐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로레스 CEO는 "AI가 가능하게 할 변화는 매우 클 것"이라며 "AI로 핵심 프로세스 자체를 어떻게 재설계할 수 있는지가 실질적인 비용 절감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팔은 이전에도 다수의 AI 시범 운영(파일럿)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전사적 프로세스 재설계로 수준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페이팔이 향후 2~3년에 걸쳐 전체 인력의 약 20%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기준 페이팔 임직원 수는 약 2만 3800명으로, 20% 감축 시 45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로레스 CEO는 이번 감원을 '조직 위계 축소'로 표현했다.

 

페이팔은 AI 전환과 구조조정을 병행해 2~3년 내 최소 1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측은 같은 날 공식 성명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앞서 페이팔은 지난달 29일 사업 구조를 3개 부문으로 재편하는 전략적 조직 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세 부문은 '결제 솔루션 & 페이팔(Checkout Solutions & PayPal)', '소비자 금융 서비스 & 벤모(Consumer Financial Services & Venmo)', '결제 서비스 & 크립토(Payment Services & Crypto)'다.

 

결제 솔루션 & 페이팔 부문은 소비자와 가맹점 서비스를 통합 운영한다. 소비자 금융 서비스 & 벤모 부문은 간편송금 서비스 벤모(Venmo)를 독립 부문으로 분리해 종합 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방향을 추진한다. 

 

결제 서비스 & 크립토 부문은 부가가치 서비스, 중소기업 결제 처리, 결제 플랫폼 브레인트리(Braintree), 그리고 페이팔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가치가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된 가상자산)인 'PYUSD'를 하나의 사업군으로 묶는다.

 

아울러 프랭크 켈러(Frank Keller)가 결제 솔루션 & 페이팔 부문 대표로, 알렉시스 소와(Alexis Sowa)가 소비자 금융 서비스 & 벤모 부문 임시 대표로, 제프 포메로이(Jeff Pomeroy)가 결제 서비스 & 크립토 부문 임시 대표로 각각 선임됐다. 

 

안토니오 루치오(Antonio Lucio)는 최고마케팅·기업홍보책임자(Chief Marketing & Corporate Affairs Officer)로 합류했다.


1분기 실적 자체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84억 달러를 기록했고, 주당순이익(EPS·기업이 한 주당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은 1.34달러로 시장 예상치 1.27달러를 상회했다. 총결제금액(TPV·플랫폼에서 처리된 전체 거래 금액)은 4640억 달러로 11% 늘었다. 

 

벤모와 기업 간 결제(PSP) 부문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GAAP 기준 영업이익(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한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은 15억 달러로 5% 감소했으며 2분기 가이던스(기업이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실적 전망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쳐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약 9.55% 급락했다.

 

페이팔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이미 80% 이상 하락한 상태로 장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썸네일 사진 출처: 페이팔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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