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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뉴럴링크 창업자의 차세대 뇌-컴퓨터 연결 실험, 인간 임상 초읽기

  • 고건 기자
  • 입력 2026.04.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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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뉴럴링크 공동창업자인 맥스 호닥이 이끄는 스타트업 사이언스 코퍼레이션(Science Corporation)이 올해 안으로 살아있는 인간의 뇌에 센서를 삽입하는 실험을 준비 중이다. 

 

전극을 꽂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실험실에서 배양한 신경세포를 전자 장치와 결합해 뇌와 연결하는 이른바 '바이오하이브리드(biohybrid)' 기술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이언스는 지난 14일 예일 의대 신경외과 학과장인 무라트 귀넬 박사를 과학 자문으로 영입하고 미국 내 첫 인체 임상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귀넬 박사는 2년간의 논의 끝에 합류했으며 임상이 시작되면 직접 환자의 뇌에 센서를 삽입하는 수술을 집도할 예정이다.

 

이번에 시험할 센서는 완두콩 크기의 칩으로 520개의 기록 전극이 집적돼 있다. 뉴럴링크의 기기처럼 뇌 조직 안으로 직접 삽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개골 안쪽에서 뇌 표면 위에 얹히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사이언스는 이 방식이 뇌 조직에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위험도가 낮다고 보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전 승인 없이도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FDA 승인은 새로운 의료기기가 환자에게 적용되기 전에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받는 절차다.

 

임상 대상은 뇌수술이 이미 예정된 환자들이다. 예컨대 뇌졸중으로 두개골 일부를 제거해야 하는 경우처럼 다른 이유로 개두술을 받는 환자에게 수술 중 센서를 뇌 표면에 올려놓고 뇌 활동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귀넬 박사는 이 장치가 뇌나 척수 손상 세포에 약한 전기 자극을 줘 회복을 유도하거나 뇌종양 환자의 신경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발작 전조를 조기에 경고하는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 조절 능력을 빼앗기는 퇴행성 신경질환에도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파킨슨병의 현재 치료법인 심부 뇌자극술은 떨림 증상을 억제할 수는 있지만 병의 진행 자체를 막지는 못하는데 바이오하이브리드 기술로 이 한계를 넘을 수 있다고 귀넬 박사는 기대했다.

 

바이오하이브리드의 핵심은 배양 신경세포다. 완성 단계의 장치에는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신경세포가 내장된다. 이 세포들은 빛 자극에 반응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상태로 뇌에 이식되면 기존 신경세포와 자연스럽게 연결망을 형성한다. 전자 회로와 생물학 조직 사이에 살아있는 세포가 다리 역할을 하는 구조다. 

 

기존 금속 전극 방식은 장기간 삽입 시 주변 뇌 조직을 손상시켜 성능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귀넬 박사는 이 점을 지적하며 "전자 장치와 인간 뇌 사이를 뉴런으로 연결한다는 발상은 천재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이언스는 2024년 쥐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하이브리드 장치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빛에 반응하는 신경세포를 이식한 장치를 쥐의 뇌 표면에 얹고 3주 후 빛 자극을 줬을 때 이식된 신경세포가 주변 뇌 세포와 연결됐으며 쥐가 이 자극에 반응하는 행동 변화가 나타났다. 

 

다만 21일 후 시점에서 이식 신경세포의 생존율이 50% 수준에 머문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현재 임상에서는 배양 신경세포 없이 전자 센서만을 먼저 시험한다. 귀넬 박사는 2027년 전에 임상이 시작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사이언스는 2021년 설립됐으며, 현재 직원 수는 150명이다. 올해 3월에는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 코슬라 벤처스, Y콤비네이터 등으로부터 2억3000만 달러(약 3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해 기업 가치 15억 달러(약 2조1000억 원)를 인정받았다. 누적 투자액은 4억9000만 달러에 이른다.

 

회사의 현재 주력 제품은 뇌 인터페이스가 아닌 망막 임플란트 'PRIMA'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말기 단계인 지도모양위축증(geographic atrophy)으로 중심 시력을 잃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으로 쌀알보다 작은 2mm×2mm 크기의 칩을 망막 아래에 이식하고 카메라가 달린 특수 안경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안경 카메라가 영상을 촬영해 근적외선 신호로 변환하면 칩이 이를 받아 남아있는 망막 세포를 자극하고 시각 정보가 뇌로 전달된다. 줌인 기능도 탑재해 문자를 확대해 볼 수 있다.

 

PRIMA는 2024년 프랑스 픽시움 비전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인수한 후 임상을 이어받아 독자적인 결과를 냈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5개국 17개 기관에서 진행된 시험에 참여한 38명의 환자 중 80%가 시력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고 84%가 문자와 숫자, 단어를 읽는 능력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NEJM은 이어 올해 1월 에디토리얼을 통해 PRIMA가 지도모양위축증 환자에게 시력을 회복시킨 최초의 임상 치료법이라고 평가했다.

 

사이언스는 현재 유럽연합에 PRIMA의 판매 허가(CE 마크)를 신청한 상태이며 올해 중반 승인이 날 경우 독일을 첫 출시 시장으로 삼을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FDA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PRIMA 적용 대상도 황반변성에서 스타가르트병, 망막색소변성증 등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확대하는 임상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다.

 

사이언스는 뇌 인터페이스, 시력 회복 외에 장기 보존 기술도 개발 중이다. 

 

'베슬(Vessel)'이라는 이름의 사업부를 통해 기존에 병원 중환자실에서만 운용하던 장기 관류 장치를 소형화해 일반 항공기 화물칸에서 운반하거나 환자 가정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관류란 혈액이나 생리 용액을 장기에 지속적으로 순환시켜 기능을 유지하는 기술이며 이식 대기 중 장기의 생존 시간을 늘리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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