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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산성 논쟁 속 노동시간 단축 주장,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다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06.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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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진보 성향 상원의원인 버니 샌더스가 AI 기술 확산으로 생산성이 높아진 만큼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샌더스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AI 도구를 통해 업무 효율이 개선되고 있다면 그로 인해 절약된 시간은 기업의 비용 절감이나 인력 감축이 아니라 노동자 개인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인간의 노동을 보조하는 기술이라면 그 목적은 기업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샌더스 의원의 발언은 조 로건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AI를 활용해 같은 업무를 더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면 노동자를 해고하는 대신 주당 근무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는 선택지가 논리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 32시간 근무는 일반적으로 주 4일 근무제로 불리며 임금 삭감 없이 근무일수와 근무시간을 줄이는 형태를 의미한다. 그는 기술 발전으로 생산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이 줄어들지 않은 현실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은 샌더스 의원의 기존 입법 활동과도 연결돼 있다. 그는 이전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제도화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해 왔으며 32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경우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기업이 기존의 주 40시간 근무 관행을 유지할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근무시간 단축을 유도하는 구조다. 이 제도는 노동자의 실질 소득을 유지하면서도 여가 시간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샌더스 의원은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하는 실제 사례도 언급했다. 영국에서는 2022년 하반기 61개 기업 약 2900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운영했다. 

 

해당 실험에 참여한 기업 중 23곳이 재무 데이터를 공개했으며 실험 기간 동안 매출은 평균 1.4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근무일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과 매출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는 2021년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정식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일본 법인이 2019년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실시했으며 회사 측은 이 기간 동안 생산성이 약 40퍼센트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회의 축소와 불필요한 업무 제거를 통해 짧은 근무시간 안에 핵심 업무에 집중하는 방식이 효과를 냈다는 설명과 함께 공개됐다.


샌더스 의원은 이러한 사례를 근거로 주 4일 근무제가 이론적 주장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 발전이 노동 강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나 업무량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AI를 도입해 생산성이 높아지면 기업은 동일한 인력을 더 많은 업무에 투입하거나 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선택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AI 생산성 논쟁의 핵심은 기술 발전의 성과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에 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경제에서 노동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실질 임금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 발전의 이익이 자본과 경영진에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됐으며 AI 역시 같은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때문에 근무시간 단축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노동자에게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주 4일 근무제를 법제화하려면 연방의회의 입법 과정이 필요하며 기업 부담 증가에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 

 

일부 기업과 보수 진영에서는 근무시간 단축이 경쟁력 약화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AI 기술 도입의 효과가 산업별로 크게 다르다는 점도 정책 설계의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이처럼 AI가 만들어내는 생산성 증가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배분할 것인지를 두고 정치권과 산업계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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