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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전쟁의 종착지, 메타의 원전 욕심

  • 고건 기자
  • 입력 2026.01.1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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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데이터센터 전력을 위해 원자력 발전에 대규모로 베팅했다는 소식이 발표되었다. 메타는 2026년 1월 9일 비스트라 에너지, 오클로, 테라파워 등 세 곳과 원자력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6GW를 넘는다. 이는 중소 국가 하나가 사용하는 전력에 맞먹는 수준이다. 다른 빅테크들에 비해서도 메타는 유독 원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타의 이번 계약을 해부해 보면 세 개의 에너지 기업과 체결한 계약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쪽은 비스트라와의 계약이다. 메타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페리 원전과 데이비스베시 원전에서 2.1GW를 장기 구매할 예정이다.

 

이미 가동 중인 원전에서 나오는 전기는 전력 시장에서 가장 싸고 안정적인 전기다. 여기에 펜실베이니아주의 비버밸리 원전까지 증설해 433MW를 추가로 확보한다. 이 전력은 2030년대 초반부터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문제는 이런 기존 원전 물량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미국 동부와 중서부를 아우르는 PJM 계통은 데이터센터가 몰리면서 이미 포화 상태다. PJM은 전력 고속도로 같은 개념으로 여러 주를 하나의 전력망으로 묶어 전기를 주고받는다. 데이터센터가 몰리면 이 전력망에 연결되는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데 대기 시간이 수년 단위로 늘어났다. 

 

메타 입장에서는 전력망 허가 속도가 AI 투자 속도를 막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메타는 소형모듈원전 SMR로 시선을 돌렸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출력은 작지만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어 여러 기를 반복 설치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론상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아직 상업적으로 검증된 단계는 아니다. 메타가 오클로에서 1.2GW를, 테라파워에서 최대 2.8GW까지 구매할 권리를 확보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금 계약을 걸어 두지 않으면 2030년대에 쓸 전기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클로는 1기당 75MW를 생산하는 오로라 파워하우스 원자로를 개발 중이다. 메타와 체결한 계약을 문제 없이 이행하려면 10기 넘는 원자로를 지어야 한다. 다만 원자력 규제를 담당하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인허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공동 설립한 회사로 나트륨을 이용해 열을 전달하는 방식의 원자로를 설계했다. 전력이 남을 때는 열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추가 전기를 뽑아낼 수 있어 데이터센터처럼 부하가 큰 시설에 유리하다. 첫 두 기로 690MW를 공급하고 이후 추가 확장 옵션까지 포함됐다.

 

전력 단가도 관심사다. 기존 원전에서 나오는 전기는 가장 저렴한 기저 전력이다. 반면 SMR은 아직 비용이 확정되지 않았다. 테라파워는 장기적으로 메가와트시(MWh)당 50~60달러를, 오클로는 80~13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 건설 비용은 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메타가 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전력 가격보다 전력 접근권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은 심지어 아직 발전이 현실화되지 않은 전력에 대해서까지 미래 접근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일어날 정도로 데이터센터 전력난이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전력 생산까지 직접 관리하지 않으면 성장 자체가 막히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라도 전기를 누가 더 빨리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곧 AI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점에 메타는 가장 확실한 선택지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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