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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침공도 아니었다…미국은 왜 외국 대통령을 ‘체포’했나

  • 고건 기자
  • 입력 2026.01.05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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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보기: 미국, 베네수엘라 침공설 불붙다…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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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2026년 1월 초 세계 외교사에 전례 없는 장면이 등장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명령으로 미군이 주권국가 정상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직접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것이다.

 

이 소식은 곧바로 CNN, BBC, 로이터, AP통신 등 주요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전쟁 선포도 없었고 공식적인 정권 교체 선언도 없었다. 다만 미군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영토에 진입해 대통령 신병을 확보했고 그 인물이 미국 법정에 서게 됐다는 사실만이 확인됐다.


사건의 출발점은 미국 정부가 오래전부터 제기해온 마두로 대통령의 범죄 혐의였다. 

 

미국 법무부는 마두로를 국제 마약 밀매 조직과 연계된 인물로 규정해왔고 코카인 유통을 통해 미국 사회에 직접적인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형사 기소장을 유지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 혐의를 근거로 마두로를 외국 정상으로 보지 않고 국제 범죄 피의자로 다뤘다. 이 판단이 이번 군사 작전의 법적 명분으로 제시됐다.


작전은 2026년 1월 3일 새벽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에서 시작됐다. 미군은 방공망과 주요 군사 시설을 제한적으로 무력화한 뒤 특수부대를 투입해 마두로의 신병을 확보했다. 

 

체포 과정은 수 시간 내에 끝났고 마두로는 곧바로 미군 함정을 거쳐 미국 본토로 이송됐다. 미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강조했지만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주권 침해라는 반발이 즉각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직후 공개 발언에서 베네수엘라가 안정적인 통치 체계를 회복할 때까지 미국이 상황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이 다른 나라의 국가 운영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국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제법에서 국가는 외부의 무력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통치될 권리를 가진다. 이런 원칙을 주권이라고 부르는데 이번 사건은 이 주권의 경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번 체포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다른 나라 군대에 의해 체포돼 제3국 법정에 서는 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동시에 미국 대통령의 군 통수권 한계와 국제 질서의 기준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시험하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특집은 마두로 체포 작전이 어떤 논리와 절차로 진행됐는지, 그리고 이 사건이 중남미 정세와 국제 정치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를 차분히 짚어본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여 압송한 것에 법적 근거가 있나.

 

이 논리는 “국가 간 전쟁”이 아닌, “범죄자 체포 작전”이라는 프레임으로부터 시작한다. 절차적으로도 이 프레임에 맞춰 작전이 설계됐다. 

 

미국 행정부는 이번 작전을 전쟁 행위로 분류하지 않았고 해외에서 진행된 연방 사법 집행의 연장선으로 설명했다. 다시 말해 미군은 군사적 점령이나 정권 교체를 목표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미국 법원의 체포 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입됐다는 주장이다. 

 

이런 방식은 과거에도 사용된 적이 있다. 미국은 테러 조직 수장이나 국제 범죄 조직 핵심 인물을 해외에서 체포할 때 해당 인물이 있는 국가의 동의가 없더라도 미국 시민과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입증되면 무력 사용을 정당화해왔다.


법적으로 가장 큰 쟁점은 주권 침해 여부다. 국제법상 다른 나라 영토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예외가 있다. 자위권이다. 

 

미국은 마두로가 미국 사회에 지속적인 피해를 주는 범죄 행위의 지휘자였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를 통제하거나 처벌할 의지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이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제한적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해석을 가져왔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항상 논쟁이 되는 논리지만 미국은 일관되게 이 기준을 자국 중심적으로 적용해왔다.


또 하나의 법적 회피 장치는 ‘전쟁 권한’ 문제다. 미국 헌법상 대규모 군사 행동에는 의회의 승인 문제가 뒤따른다. 그러나 행정부는 이번 작전을 전쟁이 아닌 단일 목표의 단기 특수 작전으로 규정했다. 이 경우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신속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고 사후 보고만으로도 법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실제로 미 의회에는 작전 이후 관련 보고가 전달됐다는 점이 강조됐다.


국제법적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한 외교적 장치도 병행됐다. 미국은 작전 직후 베네수엘라의 영토 전체를 통제하지 않으며 민간 통치에 개입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또 마두로 체포의 목적은 범죄 혐의에 대한 사법 절차 진행이며 특정 정치 세력 지원이나 영구 주둔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래서 이번 작전은 국제법적으로 완전히 안전한 사례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은 마두로를 국가원수로 대우하지 않고 국제 범죄 피의자로 규정하는 논리, 자위권 해석의 확장, 전쟁이 아닌 사법 집행이라는 절차적 포장을 결합해 법적 논란을 최소화하려 했다. 

 

이 방식이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분명한 점은 이번 사례가 앞으로 강대국이 관계가 좋지 않은 외국 정상을 다루는 새로운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작전 초반 러시아 공수부대가 키이우를 침공하여 젤렌스키의 신병을 확보하려 했던 시도와도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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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UNITED24 MEDIA)

 

비교 자체는 충분히 가능하다. 러시아가 2022년 전쟁 초기에 시도했던 키이우 공수 작전과 이번 마두로 체포 작전은 “전쟁의 장기화 이전에 상대 정권의 핵심 인물을 제거하거나 확보해 조기에 전쟁을 끝내려는 발상”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당시 러시아 공수부대는 키이우 인근 호스토멜 공항을 기습 점령해 병력을 공중 투입한 뒤, 우크라이나 수도를 빠르게 장악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거나 최소한 도주를 차단하려 했다. 

 

국가 지도자를 무력화하면 군과 관료 조직은 급속히 붕괴하고 협상이나 항복을 유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도 분명하다. 러시아의 키이우 공수 작전은 전면전의 일부였고 정규군 간의 교전 속에서 이루어진 군사 점령 시도였다. 

 

반면 마두로 체포 작전은 미국이 이를 전쟁이 아닌 사법 집행 작전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형식이 다르다. 미국은 상대를 교전국의 국가원수로 취급하지 않고 국제 범죄 피의자로 규정했으며 작전 목표도 특정 인물의 신병 확보로 한정했다. 

 

이 차이 때문에 미국은 국제법상 전쟁 규범 대신 자위권과 형사 사법 관할 논리를 앞세울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발상 자체는 상당히 유사하다. 두 사례 모두 “수도 접근 → 단기간 충격 → 정권 상층부 제거”라는 고위험 고효율 전략을 택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젤렌스키가 키이우에 잔류하며 영상 메시지로 저항 의지를 드러내자 작전이 사실상 실패했고 전쟁은 장기 소모전으로 전환됐다. 이번 마두로 사례는 반대로 목표 인물 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에 단기 작전으로 끝났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면 결국 러시아의 특수 군사 작전과 비슷한 논리 아닌가. 무엇이 다른가.

 

러시아 역시 전쟁이라는 표현을 피했고 목표는 영토 점령이 아니라 안보 위협 제거와 정권의 비정상성 해소라고 주장했다. 

 

이 점만 놓고 보면 미국이 마두로를 범죄 피의자로 규정하고 단기 작전으로 체포한 논리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이 두 사건을 전혀 다르게 바라보는 이유는 적용한 법적 틀과 실제 행동의 범위가 명확히 달랐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특수 군사 작전은 시작과 동시에 대규모 지상군 투입, 광범위한 영토 진입, 도시 점령 시도를 포함했다. 이는 명칭과 무관하게 국제법상 무력 침공에 해당한다. 

 

이 순간부터 전쟁법, 즉 국제인도법과 교전국 규칙이 적용됐고 민간인 피해와 영토 점령 자체가 법적 쟁점이 됐다.

 

그러나 이 작전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영토를 점령하지 않았고 군사 목표도 정부 전복이나 장기 주둔과는 거리가 있었다. 작전의 시작과 종료가 명확했고 신병 확보 이후 곧바로 철수했다는 점도 강조됐다.


또한 미국은 CNN, BBC 등 주요 언론을 통해 범죄 혐의와 작전 목적을 상세히 설명하며 국제 여론을 관리했고 작전 직후에도 국가 운영 개입은 일시적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설득에 성공했는지는 별도로 하더라도 최소한 법적 논쟁의 장을 ‘침공’이 아닌 ‘체포’로 옮기려는 시도는 분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 그래서 두 사례의 차이는 행동의 범위와 법적 위치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번 사건이 국제 사회와 글로벌 정세에 가져올 변화는 무엇일까.

 

모든 논란과 논쟁을 차치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법의 역할이 영구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국제법은 분쟁을 사전에 막는 규범으로 기능하지 못했고 사후적으로 평가하고 논쟁하는 도구로만 등장했다. 핵심은 미국이 국제법이 애초에 명확히 규정하지 못한 회색지대를 최대한 활용했다는 점이다. 

 

이번 작전에서는 국제 사회가 국제법의 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선을 명확히 그을 수가 없었다. 전쟁도 아니고 점령도 아니며 형사 체포라는 설명이 붙는 경우 이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이 논리는 앞으로 미국만의 전유물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다른 강대국들도 필요하다면 유사한 언어와 논리를 준비할 것이고 그때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에는 왜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약소국 지도자들의 행동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 이후 권위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은 해외 순방이나 외국 방문을 이전보다 훨씬 신중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물리적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내부 경호 강화와 군 통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방과 관계가 악화된 국가의 지도자일수록 국제형사재판소나 외교적 제재보다 실제 체포 가능성을 더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외교적 접촉을 줄이고 국제 관계 전반을 경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모든 흐름의 출발점에는 트럼프 특유의 사고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는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외교적 절차나 제도적 합의보다 거래와 결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고 법 역시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이번 작전 역시 이러한 접근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는 분명한 성과를 냈지만 이 논리가 장기적으로는 미국 자신에게 되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른 국가들이 같은 기준과 논리를 적용할 경우 이를 제어할 국제적 기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세계 질서가 급격하게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지는 않겠지만, 지도자 개인을 직접 겨냥한 고위험 저비용 작전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고 국제법은 이를 사후적으로 해석하는 역할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적으로 예를 들어 대만의 지도자들이나 이란, 북한의 지도자들이 미군의 이번 작전을 접하고 나서 비슷한 걱정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두로 체포는 이러한 흐름을 예고하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국제사회는 다시 한 번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같은 논쟁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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