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가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4년 만에 다시 CEO 직함을 달았다. 2025년 11월, 그가 새로 설립한 AI 스타트업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Project Prometheus)’의 공동 대표로 공식 복귀하면서 글로벌 AI 산업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회사는 등장 직후 62억 달러의 초기 자금을 확보했고 오픈AI·구글 딥마인드·메타 출신 엔지니어들이 합류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가 목표로 하는 분야는 텍스트를 분석하거나 그림을 만드는 기존 생성형 AI가 아니다.
공장 설계, 로봇 조립, 항공우주 장비 개발처럼 실제 물리 구조를 다루는 ‘산업용 AI’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을 설계하려면 온도 변화, 재료 강도, 부품 간 거리 같은 물리적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이런 계산을 엔지니어가 수백 번 반복해야 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이 과정을 통째로 AI가 계산하고 최적의 설계안을 스스로 만들어내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를 ‘물리 AI(physical AI)’라고 부르는데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베조스가 이 회사의 공동 CEO로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투자자와 고문 역할에 머물렀던 베조스가 기술 방향 결정, 초급·고급 엔지니어 영입, 인수합병 검토까지 깊게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프로메테우스는 설립 초기 ‘에이전틱 컴퓨팅’ 기술을 가진 신생 회사를 조용히 인수했다.
에이전틱 컴퓨팅은 AI가 사람이 매번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해 연속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부품을 10% 가볍게 만들어라”라는 지시가 들어오면 AI가 여러 설계안을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반복해 최적안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산업용 AI의 핵심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초기 단계부터 인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력 구성도 눈길을 끈다. 엔지니어 규모는 100명 안팎이지만 상당수가 로봇 공학, 항공우주 공학,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문으로 해온 고급 인재들이다.
오픈AI·딥마인드에서 나온 연구자들이 여러 명 합류했고 블루오리진에서 로켓 엔진을 다루던 엔지니어도 팀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제2의 스페이스X를 겨냥한 AI 버전”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투자 시장이 베조스의 복귀를 예민하게 보는 이유는 프로메테우스가 하나의 연구 프로젝트가 아니라 미국 제조업과 우주 산업 전체의 운영 방식을 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AI는 문장을 이해하거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분야가 주력이었지만 프로메테우스가 성공하면 설계, 제조, 품질 검사까지 AI가 전부 관리하는 공장이 등장할 수 있다. 공정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이 낮아지는 만큼 제조업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정부와 에너지·항공우주 기업들이 이런 산업용 AI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빅테크와의 경쟁 구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오픈AI와 구글, 앤트로픽은 대규모 생성형 모델 중심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산업용 AI라는 전혀 다른 무대를 공략하고 있다.
이 분야는 초기 비용이 크고 기술 장벽이 높은 대신 성공 시 시장 규모가 자동차, 항공우주, 의료기기처럼 거대 산업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성장성이 매우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베조스가 직접 CEO로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 회사가 장기간 전략적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는 현재 추가 엔지니어 채용과 기술 인수를 검토 중이며 2026년 안에 첫 번째 산업용 AI 시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베조스의 복귀가 만들어낼 AI 산업 지형 변화에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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