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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꿈꾸는 ‘새로운 연준’의 얼굴

  • 고건 기자
  • 입력 2025.12.10 15:00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둘러싼 최대 화두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가 재출범한 뒤 시장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그 동안 실업률, 물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으로 계속 바뀌어 왔지만 이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종료가 다가오고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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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대체할 새로운 의장 지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참여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 의장 교체는 금리의 톤, 환율의 방향, 미국 경제 정책의 우선순위, 글로벌 자금 흐름까지 건드리는 ‘정책 지형 변화’다. 그래서 시장은 트럼프가 왜 파월을 교체하려 하는지, 어떤 후보가 유력한지, 연준 이사진은 얼마나 바뀔 수 있는지 같은 문제를 예민하게 들여다본다. 

 

또한 의장 한 명이 바뀌어도 연준 전체 구조는 그대로인 만큼 교체가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제도적 맥락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그래서 지금 미국 금융시장의 방향을 읽기 위해서는 의장 교체설을 둘러싼 배경과 동기, 후보 구도, 제도적 한계, 그리고 시장이 받아들일 현실적 파장을 모두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연준의 권력 구도 변화에 대한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탐구해보고자 한다.

 

왜 지금 연준 의장 교체설이 문제가 되는가?

 

현재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의 임기가 2026년 5월이면 끝나기 때문이다. 임기가 끝나면 대통령이 새 의장을 지명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내정자를 곧 발표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하면서 시장이 한층 더 예민해졌다. 사람들은 금리 전망보다 “파월 다음이 누구냐”를 먼저 궁금해하고 있다.


그럼 왜 이 시점에서 교체설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파월이 금리 문제에서 늘 ‘신중한 톤’을 유지해온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는 항상 물가가 다시 오르면 더 오래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말해왔고 이런 모습은 트럼프가 원하는 방향과 거리가 있다. 

 

둘째, 트럼프는 금리와 환율을 경제정책의 핵심 도구로 보고 있어 자신과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을 앉히고 싶어 한다. 이 두 가지가 겹치면서 “파월 후임 발표가 임기 만료보다 훨씬 빠르게 나올 것 같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여기에 언론의 보도가 불을 붙였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최근 “트럼프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들을 면접 중”이라 전했고 “인선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다 보니 ‘누가 그 자리에 앉느냐’는 문제는 시장 참여자나 일반 투자자 모두에게 큰 관심사다.

 

트럼프가 파월을 바꾸고 싶어하는 진짜 이유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금리를 낮춰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동시에 파월이 이 흐름을 맞추지 못한다고 생각해 왔다. 물가가 높을 때 금리를 유지하거나 천천히 내리는 파월의 접근은 트럼프에게는 지나치게 조심스러워보일 수밖에 없었고 트럼프는 이 때문에 미국 제조업과 수출기업이 강달러에 눌린다고 판단했다. 

 

트럼프가 추진하려는 관세 확대나 제조업 부활 정책은 물가를 자극하는 성격이 강해 연준이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정책 자체가 꼬인다. 그러니 연준의 메시지와 백악관의 경제 전략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자신과 호흡이 맞는 사람을 앉히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특유의 정치적 감각도 걸려 있다. 파월과의 갈등은 이미 첫 임기부터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드러났고, 트럼프는 다시 백악관에 돌아온 김에 경제를 다시 장악한다는 상징적 장면을 만들고 싶어한다. 

 

연준 의장은 금리 버튼을 누르는 사람인 동시에 시장에 신호를 보내는 얼굴이다. 발언 한 줄에 주식, 채권, 환율이 즉시 반응한다. 트럼프는 바로 이 “신호의 톤”을 바꾸고 싶어한다. 파월처럼 신중한 언어를 쓰는 사람보다 경기 부양 쪽에 더 기울어진 목소리를 원하는 셈이다. 

 

의장만 교체되어도 시장은 알아서 방향을 재조정하며 FOMC 내부 논의의 분위기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트럼프는 실제 금리 결정권을 완전히 바꾸지 못하더라도 충분한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임자 ‘케빈 해셋’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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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해셋은 트럼프 첫 임기 당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사람으로, 감세 정책 설계부터 제조업 활성화 전략까지 트럼프의 경제 노선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만든 핵심 조력자였다. 시장에서는 이 둘의 관계를 “대통령이 경제 문제를 가장 편하게 상의할 수 있는 간판 인물”이라고 표현한다.


해셋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통화정책 성향이 간결명료하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현재 금리가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더 빠르게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많다. 

 

물가가 안정되는 국면이라면 과감하게 금리를 내리고 성장 엔진을 되살리는 쪽이 맞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트럼프가 원하는 방향이 바로 이런 목소리다. 연준 의장이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셋의 말투와 사고방식은 트럼프가 찾는 ‘성장 우선 신호’와 가장 맞닿아 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해셋의 ‘정치적 안전성’이다. 연준 의장은 금리뿐 아니라 대통령과의 관계, 의회와의 호흡, 시장과의 신뢰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해셋은 이미 백악관에서 주요 정책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어서 트럼프의 스타일과 충돌할 가능성이 낮고 의회에서도 비교적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시장이 그를 유력 후보로 단정적으로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안정성 덕분이다.


물론 해셋이 연준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트럼프가 ‘연준의 톤을 확실히 바꾸고 싶어한다’는 맥락에서는 내부 인사보다 외부 인물이 더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월과 다른 스타일, 다른 메시지, 다른 속도감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면 해셋만큼 맞는 조합도 없다는 것이다.


케빈 해셋은 트럼프의 경제 철학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고 금리 인하에 우호적이며 정치적 부담이 적고 시장에서도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후보이다. 그래서 외신과 애널리스트들은 모두 “파월 후임 1순위는 해셋”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연준은 쉽게 바뀌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는데.

 

다만 케빈 해셋이 연준 의장이 되었다고 해서 연준이 갑자기 기준금리를 인하하자고 노래를 부르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연준 의장을 바꾼다고 해서 연준의 성격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연준의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인 ‘14년 임기’ 때문이다. 연준 이사들은 대통령 임기와 상관없이 14년을 보장받는데 이 기간이 워낙 길어서 어느 한 대통령이 이사회 전체를 자기 취향대로 채워 넣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의장은 4년마다 바뀌지만 이사직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의장이 달라져도 나머지 투표권자들은 그대로 남는다. 이 구조 덕분에 연준은 정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그래서 시장도 연준을 ‘정치권 밖의 기관’으로 받아들여 왔다.


실제로 지금 연준을 구성하는 이사들의 임기를 보면 트럼프가 당장 바꿀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제퍼슨, 보먼, 월러 같은 인물들은 2030년대 중반까지 임기가 남아있고 재임 중인 이사를 대통령이 마음대로 해임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 의장 한 명을 교체해도 나머지 5~6명은 계속 앉아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FOMC 안에서 의장이 던지는 메시지가 바뀐다 해도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표 계산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사 한 명이 빠져나가도 그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는 상원 승인 절차를 또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연준 전체의 성향을 뒤집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제도적 벽은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장치였지만 지금 같은 정치적 긴장 상황에서는 의장 교체 효과를 제한하는 역할도 한다. 트럼프가 금리 인하에 더 적극적인 의장을 앉힌다고 해도 나머지 이사들이 여전히 기존의 신중한 기조를 유지한다면 FOMC의 최종 결론은 급격히 달라지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래서 시장은 의장 후보가 누구냐만 보는 게 아니라 “현재 이사회 구성에서 어떤 결론이 가능한가”를 함께 따진다. 이 ‘14년 임기’는 연준의 성격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벽이고, 그 벽은 지금도 여전히 단단하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연준 의장이 바뀌면 시장이 움직일 요인이 더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움직임이 어디까지 현실이 되고 어디서 한계에 부딪히는지는 조금 더 차분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의장은 연준이 외부에 보내는 ‘목소리’이고 그 목소리는 시장 심리를 움직이는 가장 빠른 채널이다. 파월의 발언은 늘 신중했고 데이터 중심이었지만 해셋 같은 인물이 오면 톤은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하에 좀 더 열린 태도, 경기 부양을 강조하는 메시지, 달러 강세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는 언급 등이 이어지면 시장은 그것을 정책 변화의 신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은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채권시장은 금리 하락 기대를 반영해 더 빠르게 움직인다. 


문제는 메시지가 바뀐다고 실제 정책이 곧장 달라지는 건 아니라는 현실이다. 의장이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FOMC에서 표를 얻어야 하고,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하면 의장의 생각과 결정을 밀어붙이기 어렵다. 연준 이사들이 14년 임기로 버티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의장이 방향을 제시하더라도 나머지 이사들은 각자의 임기와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 

 

시장은 “의장 교체 = 금리 방향 전환”으로 단순하게 이해했다가 실제 회의에서 기존 기조가 유지되면 오히려 더 큰 실망을 겪을 확률이 높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의장이 주는 분위기 변화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연준 전체 구성이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의장 교체가 아무 의미 없다는 뜻도 아니다. 연준 내부 회의는 늘 미묘한 기류를 타고 진행되고 의장이 어떤 압력을 주고 어떤 논리를 강조하는지에 따라 토론의 무게 중심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이사들 사이에서도 의장이 “성장 둔화 우려”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면 의견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이런 작은 이동이 몇 달 정도 쌓이면 실제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의장이 재무부, 백악관, 의회 등 외부 기관과 어떤 속도로 소통하느냐에 따라 정책 조율의 긴장도도 달라진다. 

 

파월이 ‘독립성’을 강조하며 백악관과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해왔다면 해셋은 트럼프와 상당히 밀착된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시장은 “연준이 성장 우선 메시지로 전환하는가”라는 신호를 계속 읽어낼 것이다. 

 

심지어 아무 것도 읽히지 않아도, 무언가 읽어내려고 시도할 것이다.


모든 것의 복병은 물가다. 해셋이 아무리 정부 친화적이거나 말거나, 물가가 다시 꿈틀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연준이 정책 신뢰도를 잃지 않으려면 의장이 누구든 금리 인하를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못한다. 시장은 결국 이런 현실적 제약을 계산하기 시작한다.


또 다른 질문은 “트럼프 2기 경제 정책과 연준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느냐”다. 관세 확대로 물가가 자극받을 가능성, 재정지출 확대가 장기 금리에 주는 압력, 노동시장 재편이 생산성에 미칠 영향 등이 모두 연준의 숙제로 돌아온다. 

 

연준 의장의 교체는 모든 것의 끝이 아니다. 심지어 끝의 시작도 아니며, 다만 시작의 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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