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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1조 돌파, 빚투 23조…과열의 끝자락에 선 시장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0.1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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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매도 거래 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236억 원을 넘어섰고 신용융자 잔고는 23조 원에 육박했다. 활황장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빚으로 부풀려진 수요와 그 반대편에서 쏟아지는 공매도 세력이 동시에 맞붙은, 불안한 균형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몇 주간 이어진 코스피 랠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레버리지 매수세 덕이 컸다. 2차전지, 바이오, 친환경, 방산 같은 성장 테마주 중심으로 신용 거래가 급증했고 증권사별 신용잔고 역시 일제히 상한선 근처까지 차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기준 개인 투자자의 신용융자 규모는 약 23조 원으로 2021년 이후 최대치다. 이는 ‘빚내서 산 주식’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승세를 노리는 반대 포지션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날 공매도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서며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실제로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파는 거래 방식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활용되며 나중에 주가가 떨어졌을 때 더 낮은 가격에 다시 사서 갚으면 그 차익만큼 이익을 얻는 구조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손실이 커질 수 있어 고위험 전략으로 분류된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하지만 개인 투자자 참여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공매도 금액이 급증했다는 건 시장의 ‘하락 베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매도 급증 구간은 과열장 끝자락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공매도는 시장 전반이 아닌 특정 테마 산업에 집중됐다. 성장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2차전지, 친환경 설비, 일부 건설·소재주 등에 공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종목별 변동성이 커졌다. 


신용융자는 반대로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를 뜻한다. 일종의 ‘빚투(빚내서 투자)’ 형태로, 자기 자본보다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어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커지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증권사는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자동으로 주식을 강제 매도해 대출금을 회수한다.


신용융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공매도까지 겹치면 시장의 충격 완화 장치는 얇아진다. 신용으로 매수한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를 맞을 수 있고 그 순간 공매도 세력이 이익을 실현하기 시작하면 주가 낙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한쪽 산업으로 쏠리면 그만큼 되돌림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지금 시장은 수익과 리스크가 맞물린 전형적인 테마 과열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이 반복되면 유동성이 위축되고 심리적 피로감이 쌓이면서 특정 산업군의 주가가 급락하는 전형적인 조정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도 신용융자가 폭증하던 시점마다 시장은 조정을 맞았다. 반대로 공매도 잔고가 급격히 줄던 구간은 대체로 시장이 저점을 통과한 뒤였다. 지금은 그 두 흐름이 동시에 최고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즉, 상승과 하락의 힘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시점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매도 급증이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 누적과 과잉 자금의 부작용이 본격화되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신용융자 구조는 레버리지의 한계에 근접했다”며 “추가 상승 여력보다 변동성 확대 위험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엔 다르다는 기대감과 이쯤이면 위험하다는 경계심이 동시에 엇갈린다. 지금의 한국 증시는 유례없는 상승세 뒤에 쌓여가는 부채와 하락 베팅이 맞물린, 양극단의 힘겨루기 속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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