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텍사스주에 짓는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대형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발전소가 완공되면 미국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내뿜는 단일 시설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시장분석 업체 클린뷰(Cleanview)는 위성 사진과 텍사스주 인허가 서류를 대조해 아마존이 이번 주 데이터센터 건물 세 동에 대한 건설 허가를 신청했고 이 시설이 서부 텍사스 페코스 카운티에 들어서는 'GW 랜치(GW Ranch)' 가스발전소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발전소는 에너지 개발업체 퍼시피코 에너지(Pacifico Energy)가 짓고 있으며, 아마존은 부지를 사들이고 이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오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클린뷰가 확보한 위성 사진에는 지난 7월 24일 부지에서 이미 벌목과 정지 작업이 시작된 모습이 담겼다.
이 발전소는 천연가스를 태워 최대 7.65기가와트(GW)의 전기를 만든다.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어떤 가스발전소보다 큰 규모다. 발전 설비는 가스터빈 35기로 구성된다.
문제는 배출량이다. 텍사스 환경당국이 내준 허가에 따르면 이 발전소는 연간 최대 33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뿜는 앨라배마주의 석탄화력발전소(연 약 1600만 톤)의 두 배가 넘는 양이다.
이 정도 배출량은 캐나다 한 나라가 1년간 내뿜는 온실가스 전체의 약 5%에 해당한다. 이산화탄소 외에 그을음,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규제 대상 대기오염물질도 연간 1만2000톤 이상 배출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발전소가 항상 허가 한도만큼 배출하는 것은 아니며 아마존 시설은 아직 건설 초기 단계다.
전문가들은 배출량이 많은 이유로 발전 방식을 지목한다. 퍼시피코의 허가 서류를 보면 이 발전소는 '단순 사이클(simple cycle)' 방식의 발전 설비 35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단순 사이클은 가스를 태워 나온 열을 한 번만 쓰고 버리는 방식으로 주로 전력 수요가 몰릴 때만 잠깐 돌리는 예비 발전소에 쓰인다.
반면 오늘날 상시 가동되는 발전소는 버려지는 열을 다시 회수해 전기를 더 만드는 '복합 사이클(combined cycle)' 방식을 쓴다. 복합 사이클용 고효율 터빈은 주문이 밀려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탓에, 데이터센터를 서둘러 가동하려는 기업들이 효율이 낮은 단순 사이클 설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마존이 전력망에 연결하지 않고 자체 발전으로 데이터센터를 돌리는 이른바 '오프그리드(off-grid)' 방식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첫 사례다.
그동안 아마존은 모든 데이터센터를 공용 전력망에서 끌어온 전기로 운영해왔으나 AI 수요 급증이 이런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GW 랜치 발전소는 적어도 초기에는 텍사스 전력망과 분리된 채 아마존 데이터센터에만 전력을 공급한다.
아마존은 데이터센터가 텍사스 주민의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는 새로운 자체 발전 설비로 가동될 것이며, 인허가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전력망 연결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태양광과 배터리 저장장치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퍼시피코는 GW 랜치 부지에 최대 750메가와트(MW)의 태양광과 1.8GW 규모의 배터리 저장 설비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발전소는 식수나 농업용수 대신 마실 수 없는 염분 지하수를 끌어 써 수자원 부담을 줄이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계획은 아마존이 내건 기후 목표와 충돌한다. 아마존은 2019년 자사가 공동 설립한 기업 자발적 협약인 '기후 서약(The Climate Pledge)'에 따라 204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사실상 '0'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아마존의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16% 늘었다.
AI 사업 확장이 배출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아마존은 텍사스에서만 약 10GW 규모의 무탄소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해왔으며 2040년 목표에 대한 약속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아마존 대변인은 기후 서약을 함께 만들 때와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면서도 회사의 의지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은 2025년 초 이후 지금까지 자체 전력 공급용 가스발전 프로젝트를 60건 가까이 발표했으며, 합산 용량은 90GW에 이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셰브런과 손잡고 페코스 인근에 2GW 규모의 오프그리드 가스 발전으로 돌아가는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GW 랜치에서 서쪽으로 약 30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구글과 메타도 올해 천연가스 발전에 대규모로 투자했다.
기업 감시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의 캠페인 책임자 캐서린 게라는 이 발전소가 환경과 주민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썸네일 사진 출처: 아마존 AWS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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