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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협상 결국 결렬…사상 최대 5만명, 내일부터 18일간 총파업

  • 고건 기자
  • 입력 2026.05.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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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막판 사후조정에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예고대로 21일 오전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참여 예상 인원은 최대 5만 명으로 1969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3차 사후조정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사 분쟁 조정의 마지막 단계인 사후조정은 11일 1차, 18일 2차에 이어 이날 3차까지 이어졌으나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최승호 노조 위원장은 19일 밤 10시경 노조가 중노위 조정안에 동의했지만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조정 불성립 선언 직전 여명구 사측 대표교섭위원이 거부 의사를 철회하고 시간을 요청해 3일차까지 협상이 연장됐다. 

 

그러나 사측은 20일 오전 11시까지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했고 중노위 판단에 따라 사후조정은 종료됐다. 최 위원장은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성과급 제도다. 삼성전자는 매년 초 영업이익 목표를 초과 달성한 사업부 직원들에게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산정 기준이 EVA(경제적 부가가치)라는 복잡한 회계지표를 토대로 해 직원들이 자기 성과급이 어떻게 계산됐는지 알기 어렵고 연봉의 50% 상한도 정해져 있다.

 

노조는 이 구조를 영업이익에 자동 연동되는 투명한 방식으로 바꿀 것을 요구한다. 구체적으로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보하고 연봉 50% 상한을 폐지하며 이 방식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주장한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약 300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임직원 1인당 평균 약 6억 원 수준이다.

 

사측은 마지막 협상에서 영구 제도화 대신 3년간만 시행하는 한시 제도화 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거부해온 제도화를 일부 수용한 셈이다. 

 

별도로 지급해온 특별포상금의 지급 조건도 '업계 1위 달성'에서 '영업이익 200조 원 이상'으로 완화했다. 1인당 평균 성과급 규모는 노조 요구안이 약 6억 원, 정부 중재안이 약 5억 원, 사측 제시안이 약 4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결렬의 직접적 원인은 사업부 간 배분 비율이었다. 노조는 흑자를 내는 메모리 사업부뿐 아니라 적자를 보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설계) 부문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측은 적자 사업부 직원이 흑자 사업부와 동일한 보상을 받는 구조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경영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배경에는 SK하이닉스와의 보상 격차가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최태원 회장에게 직원이 직접 항의 메일을 보낸 이른바 '상소문' 사태 이후 성과급 산정 기준을 영업이익 연동 방식으로 전환했다. 

 

올해 초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받은 성과급은 기본급의 2964%, 연봉 1억 원 기준 약 1억 5000만 원이었다. 맥쿼리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이 최대 12억 90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조는 현행 OPI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면 두 회사 직원 간 성과급 격차가 최대 8배까지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긴급조정권 카드를 사실상 공식화한 상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면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법에 근거한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멈춰야 하고 30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2005년 이후 사실상 사용되지 않은 제도다.

 

생산 차질 규모는 변수가 남아 있다. 수원지법은 지난달 18일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하면서 반도체 공장의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 인력은 평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해당 인력이 전체의 5~1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파업 기간에도 의무 근무 인원은 1만 명을 밑돌 것으로 추산된다. 사측은 전담 대응 체계를 통해 적법한 범위에서 대응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썸네일 사진 출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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