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9월 18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판매 목표와 전동화 전략, 투자 계획, 주주환원 정책을 동시에 제시했다. 중장기 사업 방향과 자본 운용 원칙을 한 자리에서 공개한 것이다.
현대차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555만대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전동화 차량 판매 목표는 330만대다. 전동화 차량에는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가 포함된다. 순수 전기차 판매 목표는 200만대 이상으로 설정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각국 보조금 정책 변화 속에서도 일정 규모 이상의 전기차 판매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제품 전략도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신차 18종을 출시하고 전동화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차세대 배터리 적용을 통해 주행거리와 충전 효율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도 언급됐다. 차량에 탑재된 운영체제와 통신 시스템을 통해 원격 업데이트와 기능 추가가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차량 판매 이후에도 서비스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생산 전략에서는 지역별 현지화를 강조하며 미국 내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주요 시장에서 전동화 모델을 현지 생산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각국 산업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와 해외 공장의 전기차 전환 속도도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체 투자 계획에 대한 세부 수치도 공개됐다. 현대차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 7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전동화, 소프트웨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입된다.
배터리 기술 고도화와 차세대 전력 반도체,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에도 자금이 배정된다. 생산 설비 확장과 함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기 투자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재무 목표를 보면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를 두 자릿수 수준으로 설정하고 총주주수익률(TSR)을 35%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서 총주주수익률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포함한 주주 환원 규모를 의미한다.
현대차는 안정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필요 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장기 성장 투자와 주주 환원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가 자동차 업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동화 차량 확대는 배터리 수요 증가와 직결된다. 배터리 셀 제조사뿐 아니라 양극재·음극재 등 소재 기업, 전력 반도체와 구동 모터 관련 부품사에도 파급이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전환은 차량용 반도체와 통신 모듈 공급 업체에 영향을 준다.
행사 직후 일부 증권사는 현대차의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모델을 병행하는 전략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이 대부분이었다. 영업이익률 목표와 주주환원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부분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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