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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75% 동결…물가는 잡혔지만 성장에 먹구름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04.1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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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했다. 물가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성장 흐름이 예상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금리를 더 올릴 이유는 줄었지만 지금 당장 내리기에는 외환시장과 대외 여건이 불안하다는 인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 1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긴축 기조 속에서 물가 안정세가 확인됐지만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동시에 언급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으로 내려오며 목표 수준에 근접했지만 수출과 내수의 회복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흐름은 안정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성장 전망에는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교역 여건과 주요국 통상 정책 변화가 국내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관세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민간 소비 회복이 더디고 건설 투자도 부진한 상황이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품목은 여전히 약세다. 기업 투자 역시 대외 환경을 지켜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렇다고 금리를 바로 인하하기는 어렵다. 한미 금리 차가 여전히 크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 물가가 다시 오르고 이는 소비자물가에 부담을 준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물가와 성장, 환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동결이 예상 범위 안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채권 금리는 큰 변동 없이 움직였고 주식시장도 제한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이 당분간 관망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한 차례 이상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시점은 확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외신들도 한국은행의 결정에 주목했다. 일부 해외 매체는 한국 경제가 수출 중심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통상 환경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변수라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는 물가가 안정권에 들어섰음에도 중앙은행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성장 둔화 우려와 외환시장 불안을 동시에 의식한 결정으로 해석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물가가 안정 흐름을 유지하는지, 성장세가 얼마나 회복되는지, 대외 리스크가 현실화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입장이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서두르지도 않겠다는 뜻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가계부채 흐름도 함께 점검 대상에 올랐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통화 완화가 부동산 시장 자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했다. 

 

금리를 내릴 경우 자산시장 과열과 부채 증가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항상 부담으로 작용한다. 물가는 안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성장 둔화와 금융 불균형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일단 속도 조절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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