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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좀비기업’ 6개월 만에 걸러낸다...발굴도 빨리, 퇴출은 더 빨리

  • 고건 기자
  • 입력 2026.02.1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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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서 수년째 거래정지 상태로 남아 있는 부실기업들이 더 빠르게 퇴출된다. 한국거래소가 2월 19일 실질심사 절차 전면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심사 기준과 기간 모두 손질됐다.

 

실질심사는 상장사가 재무 부실이나 공시 위반 등 문제가 생겼을 때 거래소가 해당 기업을 계속 시장에 둘 수 있는지 따져보는 절차다.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이어진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자본잠식 점검 주기를 연 1회에서 반기, 즉 6개월 단위로 줄인 것이다. 자본잠식이란 회사가 영업 손실 등으로 자본이 깎여나가는 상태를 말하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자본전액잠식이라고 부른다. 이 상태에 빠진 기업은 반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즉시 상장적격성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기존에는 연간 재무제표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재무 악화가 진행 중인 기업이 상당 기간 시장에 남아 있는 문제가 있었다.

 

불성실공시 기준도 강화됐다. 공시 의무는 주주와 투자자에게 경영 정보를 제때 알리는 상장사의 기본 책무다. 앞으로는 고의적이거나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시 위반이 발생하면 곧바로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재무 부실과 공시 문제가 겹친 기업은 두 요소를 종합해 심사한다.

 

같은 대주주가 여러 코스닥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을 때 이들 회사에서 동시에 상장폐지 사유가 생기면 통합해서 한꺼번에 심사하는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한 기업집단 내 한 회사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로 번지는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에 이제는 지배구조 전반을 묶어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실질심사에 들어간 기업에 주어지던 개선기간도 줄어든다. 기존에는 최대 1년 6개월까지 허용됐지만 앞으로는 1년을 넘길 수 없다. 개선기간 중에도 계획 이행이 미흡하거나 기업의 존속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조기에 상장폐지를 결정한다. 개선 의지가 없는 기업이 기간만 채우며 시장에 남아 있는 관행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담당 부서에 기획심사팀을 신설하고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를 집중관리 기간으로 설정했다. 코스닥시장본부 안에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꾸려 실질심사 진행 상황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도 별도로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시가총액, 즉 주식 전체의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2026년 1월부터 상장 유지 기준을 150억원으로 높이고 같은 해 7월에는 200억원으로 추가 상향한다. 일정 기간 이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절차가 시작된다.

 

주가 기준도 새로 생긴다. 7월 1일부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이상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이른바 '동전주'로 불리는 저가 종목 다수가 해당될 수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난해 실질심사를 거쳐 23개사가 상장폐지됐다.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상장폐지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384일이었다. 이번 개편으로 이 기간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 입장에서는 반기 재무제표 작성 시점에 자본잠식 여부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자본 확충이나 구조조정이 늦어지면 즉시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여러 계열사를 가진 기업집단은 이제 소속 상장사 전체의 재무 상태와 공시 관리를 함께 챙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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