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 6% 폭등 2월 이후 최대 상승…인도 모디 총리 "1년간 금 사지 말라"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5.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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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은 가격이 하루 만에 6% 넘게 뛰며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 날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국민들에게 1년간 금 구매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보석 관련주가 일제히 무너졌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은 선물은 전일 대비 6.3% 급등한 온스당 85.485달러에 마감했다. 일일 상승폭과 상승률 모두 2월 27일 이후 최대다. 종가 기준으로는 3월 1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5월 인도분 금 선물은 0.1% 미만 하락한 471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이 멈춘 것이다.
이날 은 가격 급등은 그동안 관망세를 유지하던 헤지펀드와 차입 자금을 활용하는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TD증권의 라이언 매케이 선임 원자재 전략가는 추세 추종 매매자들이 가격 강세에 편승하면서 상승 압력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은 가격은 지난 6주간 꾸준히 올라 트레이더들이 주시하는 주요 기술적 저항선들을 차례로 돌파한 상태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은이 온스당 9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은이 이처럼 가파르게 오르는 배경에는 산업용 수요 확대가 있다. 은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부품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산업용 금속이기도 하다.
RJO퓨처스의 존 카루소는 시장이 위험 회피용 자산보다는 성장에 베팅하는 금속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으며 은은 두 영역에 모두 발을 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금 시장은 방향성을 잃은 모습이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제시한 평화 협상안에 대해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양국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영향이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시설 자체는 유지하되 고농축 우라늄 일부를 제3국으로 옮기겠다고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일축했다. 주말 사이 중동 곳곳에서 새로운 충돌이 발생하면서 4월 초 발효된 휴전도 흔들리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풀리지 않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3달러를 돌파했고 한때 70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한 달여 만에 100달러대로 올라섰다. 유가 상승은 물가 압력을 키워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두 차례 예상되던 금리 인하 전망이 흔들리면서 인하가 한 차례에 그치거나 아예 없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은 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매력이 떨어진다. 필립노바의 프리얀카 사크데바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충돌하면서 금 가격이 변동성은 크지만 방향성은 없는 횡보 흐름에 갇혔다고 분석했다.
이날 시장의 또 다른 주요 변수는 모디 인도 총리의 발언이었다. 모디 총리는 10일 하이데라바드 정당 행사에서 1년간 결혼식을 포함한 어떤 행사에서도 금 장신구를 구매하지 말아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해외 여행 자제, 재택근무 활성화, 연료 절약, 카풀 이용 등도 함께 요청했다. 인도의 외환보유고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도는 원유의 약 85%를 수입에 의존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중 하나다. 두 품목 모두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오르고 금 수입이 늘어나면 달러가 대거 유출돼 루피화 가치가 떨어진다.
실제 2026 회계연도 인도의 금 수입액은 72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루피화는 다른 신흥국 통화와 함께 가파르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 외환보유 자산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3월 말 기준 약 17%에 달한다.
그 결과 11일 인도 증시에서 보석업체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인도 최대 보석업체 타이탄(Titan), 칼리얀주얼러스(Kalyan Jewellers), 센코골드(Senco Gold), 스카이골드(Sky Gold) 등의 주가가 장중 최대 12% 급락했다. 무투트파이낸스, 마나파람 같은 금 담보 대출 업체도 정부의 추가 금 수입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며 함께 약세를 보였다.
인도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4조루피가량 증발했다. 투자자들은 12일 발표될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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