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관총서가 9일 공개한 4월 무역통계에서 수출액이 3594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4.1%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3월 수출 증가율이 2.5%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가파른 반등이다. 시장 전망치(7.9%)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무역수지는 84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월(511억달러)의 1.6배 수준이며 시장 예상치 833억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흑자 규모 자체는 1년 전 같은 달(958억달러)보다는 줄었다. 1~4월 누적 흑자는 347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688억달러)에 못 미친다.
수입도 강세였다. 4월 수입액은 2746억2000만달러로 25.3% 급증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시장 전망치 15.2%를 크게 웃돈 수치다. 1~4월 누적 교역액은 16조2300억위안으로 1년 전보다 14.9% 늘었다.
수출 급증의 배경에는 지난 2월 발발한 이란 전쟁이 자리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한 뒤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글로벌 해상물류와 원자재 가격이 크게 흔들렸다. 호르무즈는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 액화천연가스(LNG) 상당량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이 통로가 막히면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원가 상승과 공급 차질을 우려해 부품과 자재를 미리 쌓아두기 시작했고 이 수요가 중국 공장의 주문 폭주로 이어졌다.
ANZ의 싱자오펑 수석 중국전략가는 중동 분쟁이 글로벌 제조업의 재고 보충 수요를 끌어올렸고 반도체 상승 사이클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수출입이 동반 호조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4월 제조업 지표에서 신규 수출주문지수가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같은 흐름이다.
품목별로는 첨단기술 제품 수출이 1040억달러, 자동차 수출이 1609억달러에 달했다. 휴대전화(841억달러)와 집적회로(310억달러)도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AI 투자 붐에 따른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부품, 산업용 소재 주문이 늘어난 영향이다. 희토류는 4월 한 달간 5308.6t, 642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알루미늄 가공품 수출도 59만8000t으로 15.4% 증가했다.
수입에서는 철광석이 1억385만t으로 0.7% 늘었고 1~4월 누적으로는 8.0% 증가한 4억1858만t에 이르렀다. 반면 동광석 수입은 235만t으로 19.6% 감소했다. 일반 석탄과 갈탄 수입도 3308만t으로 12.5% 줄었다.
CGTN의 1분기 분석에 따르면 수입 급증을 주도한 품목은 기계·전자제품(24.9% 증가)과 첨단기술 제품(29.2% 증가)이며 자동데이터처리장비와 반도체가 그 중심에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 쏠림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미국 수출은 4월 한 달 11.3% 늘어 3월(-26.5%)의 급락에서 반등했지만 1~4월 누적으로는 여전히 10.2% 감소한 1334억달러에 머물렀다. 그 빈자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유럽연합(EU), 중동, 중남미가 메웠다.
연초 두 달간 아세안 수출이 29.4%, EU 27.8%, 한국 27.0% 증가했다는 통계가 이 같은 시장 다변화를 보여준다.
발표 직후인 1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0.4% 오른 4197을 기록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선전성분지수도 0.8% 상승한 1만5680으로 5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썼다. 역외 위안화는 달러당 6.79위안 부근에서 움직여 2023년 2월 이후 가장 강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통계는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직전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양 정상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만나 일부 관세를 11월까지 유예하고 희토류 수출 통제도 1년간 미루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2월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관세를 위법으로 판정하면서 미국 측의 협상 카드는 다소 약화된 상태다.
ING의 송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조2000억달러에 육박했던 중국의 연간 무역흑자가 올해는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수입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에서 회복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란 전쟁이 길어지고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르면 외수 둔화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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