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두바이·아부다비 관광 효과 증발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3.05 12:14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관광 허브’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두 도시는 전쟁과 정치적 긴장이 잦은 중동 지역에서 드물게 안정적인 항공 허브로 기능하며 관광과 쇼핑, 전시 산업을 동시에 끌어올린 대표적인 도시였다. 

 

이 지역 관광 산업에서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세계 최대 항공 허브 중 하나인 두바이 국제공항과 아부다비 국제공항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핵심 환승 거점으로 성장해 왔다. 

 

이 공항을 중심으로 항공사와 호텔, 쇼핑몰, 전시 산업이 결합하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관광 플랫폼처럼 작동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격화되자 관광 산업을 지탱하던 핵심 축인 항공 운항이 먼저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충격이 숙박과 관광 소비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 관광 산업의 출발점은 공항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도착한 승객이 이곳을 경유해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는 환승 구조가 촘촘하게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관광 수요가 만들어졌다. 

 

정시 출발, 정시 도착 등 항공편 일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경유 시간이 길어질수록 호텔 숙박과 쇼핑, 전시 참가까지 이어지는 메커니즘이다. 중동에서 항공 연결성이 가장 안정적인 도시라는 신뢰가 형성되면서 자연히 글로벌 관광객과 기업 행사가 동시에 몰리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3333.png

(사진 출처: 임지민 기자 직접 촬영)

 

하지만 최근 군사 충돌이 확대되면서 이 구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항공로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러 항공사가 중동 일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우회하기 시작했고 공항 운영에도 차질이 나타났다.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군사 충돌은 장거리 공습과 미사일 공격이 중심이 되는 공중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거리가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고 직접 맞닿은 국경이 없기 때문에 전투기, 드론, 탄도미사일 같은 공중 전력이 작전의 핵심 수단이 된다. 

 

이런 전쟁이 벌어지면 군용 항공기와 미사일이 통과하는 공역이 넓게 설정되고 방공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민간 항공기가 이용하던 항공로가 즉시 제한된다. 

 

항공사는 미사일 요격이나 군사 작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공역을 피하기 위해 노선을 우회하거나 운항을 중단한다. 중동 상공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 항공 통로라 특정 지역의 공역이 막히면 주변 항공로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국제 항공 운항 정보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중동 지역에서 취소된 항공편은 2만 편을 넘어섰다. 항공편이 끊기면 관광 산업 전체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관광객은 일정이 불확실해지는 순간 여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숙박 예약 취소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숙박 데이터 업체 에어디엔에이(AirDN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분쟁이 격화된 직후 아랍에미리트(UAE) 지역의 휴가용 단기 숙박 예약 취소 건수는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빠르게 성장해 온 홀리데이 렌털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다.


관광객이 줄어들면 쇼핑과 외식, 전시 행사와 항공 환승 소비 역시 동시에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공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환승 관광이 도시 경제를 움직여 왔기 때문에 항공 운항 차질의 파급력이 특히 크게 나타난다.


중동 관광 시장 전체의 규모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 분석 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Tourism Economics)는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중동을 방문하는 국제 관광객이 기존 예상보다 2,300만 명에서 최대 3,800만 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광객 감소는 관광 지출 감소로 이어지며 중동 관광 산업 전체의 경제적 손실 규모가 340억 달러에서 최대 56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이 전망에서 특히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두 도시에는 물론 해변이나 쇼핑몰 같은 관광 자원도 있겠지만 이러한 요소보다는 ‘항공 허브 정상성’ 자체가 관광 수요를 만드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항공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공항 운영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뢰가 관광객 유입을 결정해 왔다. 

 

항공 운항이 불안정해질수록 체감 충격이 더 빠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지 관광 당국은 방문객 이탈을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두바이 경제관광청(DET)은 호텔 업계에 영향을 받은 투숙객의 체류 연장을 지원하는 등 관광객 보호 조치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항과 호텔, 관광 시설의 정상 운영을 유지해 방문객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응이라는 판단이다.

 

앞으로 두바이와 아부다비 관광 산업의 회복 속도는 전적으로 항공 운항 정상화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에 달려 있다. 

 

관광객이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공항과 항공편 일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확신이 먼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중동 정세가 관광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공항과 항공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이다.

ⓒ 와이이코노미 & yeconomy.ai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두바이·아부다비 관광 효과 증발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