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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평화 논의에 유럽 방산주 급락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2.2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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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마지막 거래주를 맞은 유럽 증시는 전반적으로 큰 방향성 없이 출발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장 초반 보합권에서 움직였고 일부 국가 지수는 소폭 등락을 반복했다. 

 

그러나 방위산업 관련 종목들은 시장 평균과 달리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이탈리아 방산기업 Leonardo 주가는 장중 4% 가까이 하락했고 독일의 Rheinmetall 역시 2% 이상 떨어졌다. 노르웨이의 콩스베르그와 독일 헨솔트, 스웨덴 사브 등 주요 유럽 방산 기업들도 2~3%대 하락을 기록했다. 

 

유럽 항공우주·방산 업종 지수는 오전 한때 1% 이상 하락하며 시장 내에서 가장 약한 흐름을 보였다.


방산주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평화 논의였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주말 회동 이후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전쟁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멈출 수 있다는 가능성에 먼저 반응했다.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자 무기와 군수품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됐고 이 영향이 방산주 매도로 이어졌다.


주식시장은 현실보다 기대를 먼저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방산주는 전쟁 장기화 기대가 커질 때 주가가 오르고 평화 가능성이 언급될 때 주가가 빠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아직 계약이 취소되거나 국방 예산이 줄어든 것이 없어도 투자자들은 미래 수요 변화를 예상해 미리 주식을 사고판다. 

 

이번 하락 역시 전쟁의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기대 변화가 주가에 반영된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단기적 반응으로 평가했다. 덴마크 시드뱅크의 야콥 페데르센 애널리스트는 평화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유럽의 국방비 지출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각국이 군사력 부족을 체감했고 이로 인해 국방 투자 확대 기조가 이미 굳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들은 중장기 국방 예산 증액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권고하는 국내총생산 대비 국방비 비율을 맞추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방산 산업의 특성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방산 기업은 전쟁 상황에서만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다. 전투기와 장갑차, 방공 시스템 등은 한 번 계약이 체결되면 수년간 납품과 유지·보수가 이어진다. 

 

이미 체결된 계약이 평화 논의만으로 즉시 취소되는 경우는 드물다.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노후 장비 교체와 군 전력 보강 수요는 계속 발생한다. 이 때문에 평화 기대가 커질 때 주가가 흔들리더라도 기업의 실적이 바로 악화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같은 날 유럽 증시에서는 업종별로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방산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광산과 원자재 관련 종목은 상승했다. 은 가격이 한때 온스당 80달러를 넘기며 주목을 받았고 금과 구리 가격은 조정을 받았지만 연말 거래 특성상 자원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프랑스의 바이오 기업 아비박스처럼 인수설이나 개별 호재가 있는 종목은 시장 전반의 분위기와 무관하게 상승했다.


연말 휴장 시즌으로 거래량이 줄어든 점도 방산주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거래가 많지 않은 시기에는 특정 뉴스에 대한 반응이 과장되기 쉽다. 평화 논의 소식이 제한된 유동성 속에서 전해지면서 방산주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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