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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애플 ‘미국 생산’ 협력 급물살…2027년 M칩 일부 미국산 가능성 커졌다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1.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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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애플의 차세대 M 시리즈 칩을 생산할 가능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대만 TSMC가 사실상 독점해온 애플 칩 생산 구조에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인텔이 처음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반도체 기술 경쟁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강한 ‘미국 내 생산’ 정책과도 맞물리면서 실제 계약 체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본다.


이번 관측은 TF인터내셔널증권의 애널리스트 밍치궈가 최근 “애플이 인텔의 첨단 공정인 18A 기반 변형 공정(18AP)을 활용하는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히면서 힘을 받았다. 18A는 인텔이 “2나노급”이라고 부르는 차세대 공정인데 전기를 덜 먹고 더 작게 만들면서도 속도는 더 빠르게 설계한 초미세 반도체 생산 방식이다. 

 

애플은 이미 인텔과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PDK’라고 부르는 설계용 소프트웨어 초안을 받아 성능·전력·칩 크기 등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DK는 쉽게 말해 “이 공정에서 칩을 만들고 싶으면 이렇게 설계하라”고 제시하는 기술 매뉴얼이다.


애플은 2026년 1분기쯤 PDK 1.0 버전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 일정이 지켜지면 2027년 2~3분기부터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 등 저가형 M 시리즈 칩 일부를 인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애플이 직접 설계한 ARM 기반 칩을 인텔이 생산하는 것이므로, 예전에 사용하던 인텔 CPU 회귀와는 전혀 다른 의미다.


이 같은 변화가 가능한 배경에는 TSMC의 ‘캐파 부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TSMC 웨이저 CEO는 최근 국제회의에서 “첨단 공정 수요 대비 생산 능력이 약 3분의 1 수준”이라고 직접 밝혔다. 3나노·2나노같이 최신 공정은 AI 서버용 칩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미 대만·일본·미국 공장 모두 빠듯한 상황이다. 

 

애플은 매년 5억 대 이상 팔리는 자사 제품용 칩 대부분을 TSMC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내 추가 생산라인’ 확보는 애플이 오래 고민해온 과제였다.


정치적 환경도 인텔에 힘을 실어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생산된 칩은 관세 면제, 해외 생산 칩에는 최대 100% 관세”라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 회의에는 애플 CEO 팀 쿡도 참석해 미국 내 생산 확대 의지를 전달했다. 여기에 미 정부는 올해 인텔 지분 10% 가까이 확보하며 미국 제조업의 핵심 축으로 인텔을 다시 세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애플이 미국 기업인 인텔의 공정을 활용해 M칩 일부를 미국에서 찍는다”는 시나리오는 정치적 이득도 크다.


인텔의 기술력 역시 예전과 다른 분위기다. 인텔은 올해 파운드리 행사에서 18A 공정 웨이퍼를 직접 공개했고, 2025년 하반기 첫 18A 기반 CPU ‘팬서레이크’를 양산하겠다는 로드맵을 유지하고 있다. 

 

18A는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를 대폭 바꾼 ‘리본펫’, 전력 공급 방식을 뒤집은 ‘파워비아’를 도입한 공정이다. 전기를 칩 아래쪽에서 바로 공급하는 방식이어서 전력 손실이 줄고 성능이 올라가는 구조다. 이 기술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TSMC 2나노와 경쟁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AI 칩 개발을 위해 인텔 18A 파운드리를 활용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이어졌고, 테슬라·퀄컴·엔비디아 등이 미국 내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인텔과 협력 중이라는 내용도 잇따르고 있다. 애플이 합류할 경우 ‘첨단 공정 고객’ 라인업이 완성되면서 인텔 파운드리의 신뢰도는 한 단계 올라가게 된다.


물론 변수는 있다. 핵심은 인텔이 약속한 일정대로 PDK 정식 버전을 공개하고, 18A 수율을 실제 고객이 만족할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반도체 공정 수율은 “10장을 만들면 몇 장이나 제대로 나오냐”는 값인데, 인텔은 최근 몇 년간 이 부분에서 여러 차례 삐끗한 전례가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 시연과 양산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움직임은 애플·인텔·미국 정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크다. 애플은 TSMC 리스크를 분산하고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고,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반등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미국 정부는 ‘미국에서 생산된 첨단 칩’이라는 상징을 손에 쥘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인텔 공정으로 넘어가는 비중은 초기에는 매우 제한적이겠지만 18A 이후 14A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지면 상황이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며 “TSMC 독점 구조가 처음 흔들릴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서 상징성 자체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20년 넘게 굳었던 글로벌 칩 공급 구조에 변화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첨단 공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 애플이 ‘두 번째 파운드리’를 선택할 시간은 오히려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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