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오픈AI가 간단한 기능 패치를 수행한 이후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의 트윗이 있었다. 이 트윗은 3만 회 가까이 공유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오픈AI가 최근 챗GPT의 문장부호 사용 방식에 손을 대면서 엠대시(em dash) 문제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영문 글에서 종종 보이는 ‘—’ 모양의 긴 기호가 있다. 일반 하이픈보다 길고 문장 중간을 강하게 끊어 주는 기능을 가진 이 기호를 엠대시라고 부른다.
글 흐름을 한 번 멈추거나 설명을 덧붙일 때 쓰이며 영어권 글쓰기에서 활용도가 높다. 문제는 챗GPT가 이 엠대시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한다는 이유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불만이 나왔다는 점이다. 학교 과제나 이메일 댓글 같은 일상적인 글에서 이 기호가 등장하기만 해도 “AI가 쓴 글 아니냐”는 말이 따라붙을 정도였다.
이용자가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현상도 계속됐다. 오픈AI는 이런 상황을 최근 업데이트에서 해결했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대표는 X를 통해 사용자 설정에서 엠대시 금지를 지정하면 이제 모델이 이를 제대로 따른다고 설명했다.
기본 출력에서 기호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가 명확하게 금지 규칙을 설정하면 확실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AI가 만들어내는 글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문장부호 하나의 변화도 기사로 다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엠대시는 그동안 챗GPT가 자주 사용하는 특징적인 기호로 알려지면서 일종의 ‘AI 흔적’처럼 취급돼 왔다.
이 때문에 오픈AI가 엠대시 사용을 제어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발표하자 “앞으로는 AI의 흔적이 더 감춰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먼저 나왔다. 자연스러운 문장과 기계가 만든 문장을 구별하려는 대중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AI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이미 인터넷과 업무 환경 전반에 퍼져 있는 상황에서 작은 변화조차 인간의 글쓰기와 어떤 차이를 남기게 될지에 대한 불안과 호기심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서 AI를 많이 이용하는 독자라면 갑자기 떠오르는 의문이 있을 것이다.
○ **두 개의 별표**
○ 지나치게 남발되는, 쉼표
AI를 쓰다 보면 위와 같이 대형언어모델(LLM)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들 몇 가지를 기억할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고, 모델이 발전하는 동안 이를 없앨 수는 없었을까. 이번 기사에서는 기술적 관점에서 그 이유를 살펴본다. 모든 AI 기술은 기술적인 부분을 알게 된다면 훨씬 더 이해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엠대시 문제, 왜 생기는 것이고 어떻게 해결했나
챗GPT가 엠대시를 유난히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먼저 학습 단계에서 이미 굳어진 습관 때문이다. 대형언어모델은 인터넷에 올라온 방대한 텍스트를 읽고 문장 패턴을 익히는데 영어권 글쓰기에서는 설명을 덧붙일 때 엠대시를 빈번하게 사용한다.
모델은 이런 글을 반복해서 보면서 “문장을 길게 이어가다가 잠깐 꺾을 때는 엠대시를 집어넣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패턴을 그대로 체득했다. 이 과정이 누적되면서 엠대시는 하나의 문장부호가 아니라 ‘가장 흔히 등장하는 연결 방식’으로 자리잡았고 결과적으로 모델 내부에는 일종의 말버릇처럼 체화되었다.
이 문제를 더 까다롭게 만든 것은 AI가 문장을 만드는 방식이다. 챗GPT는 문장을 단어 단위로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토큰’이라는 조각 단위로 생성한다. 그런데 엠대시는 토큰 하나로 바로 처리되는 기호이기 때문에 모델 입장에서는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선택이었다.
반대로 일반 하이픈이나 공백 조합은 여러 토큰으로 나눠지므로 처리 비용이 더 높아진다. 모델은 확률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선택지를 택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구조는 엠대시 쏠림 현상을 더 강화했다.
결국 이용자가 “엠대시를 쓰지 말라”고 지시해도 모델이 이를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프롬프트에 적힌 요청은 하나의 문장일 뿐이고 모델 안에 이미 깊게 각인된 패턴이 훨씬 강하게 작동했기 때문이다. AI는 무엇보다 ‘문장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돼 있어 이용자의 세부 스타일 요청은 쉽게 밀렸다. 이 때문에 엠대시는 원치 않아도 끈질기게 따라붙는 고질적 문제로 취급됐다.
그렇다면 왜 챗GPT 등장 이후 3년이 지난 이제야 수정이 가능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변화가 있다. 첫 번째는 모델 자체가 사용자 지시를 해석하는 능력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최근 업데이트 과정에서 오픈AI는 이용자가 설정한 문체나 금지 규칙을 우선적으로 반영하도록 추가 학습을 진행했다.
이전에는 “자연스러움”이라는 우선순위가 너무 강해 스타일 규칙이 쉽게 묻혔지만 이제는 “이용자가 명확히 금지한 토큰은 가능한 한 회피한다”는 원칙이 뚜렷해졌다.
두 번째는 시스템 차원의 개선이다. 이제 오픈AI의 개인 사용자 맞춤형 설정인 ‘Custom Instructions’에 적힌 문체 제한은 ‘사용자 고정 설정’으로 동작한다. 이 정보는 모델의 입력 가장 깊은 단계에서 적용돼 가중치가 강하게 걸리며 필요한 경우 특정 토큰의 선택 확률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방식까지 활용된다.
엠대시 토큰에 불리한 점수가 붙어 자동으로 선택지에서 멀어지는 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예전에는 이미 굳어진 말버릇을 억지로 제지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애초에 말버릇이 발동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장치를 별도로 달아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 덕분에 이제는 이용자가 원하면 엠대시를 거의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기본 출력에서 기호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이용자가 Custom Instructions에서 명확히 금지해야 확실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오픈AI는 설명한다.
**두 개의 별표** 문제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나.
비슷하게 AI가 왜 예전에는 **두 개의 별표(굵게 표시)**를 그렇게 자주 쓰다가 요즘은 거의 쓰지 않게 됐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도 엠대시 문제와 맥락은 비슷하지만 오픈AI 내부에서는 기술적으로 꽤 큰 구조조정이 있었다.
초기의 챗GPT는 인터넷에 있는 설명서·기술 블로그·개발자 문서 같은 글을 아주 많이 참고해 만들어졌다. 이런 글들은 대부분 마크다운 형식이고 중요하거나 눈에 띄게 하고 싶은 단어를 굵게 처리하기 위해 **이런 표시**를 자주 쓴다. 프로그래밍 코드에서 **로 문장을 감싸면 우리에게는 그 문장이 굵게 출력되기 때문이다.
AI는 이런 문서를 수도 없이 읽고 배우면서 “강조하고 싶으면 별표 두 개를 쓰면 된다”는 글쓰기 습관을 그대로 흡수했다. 그래서 설명을 하다가 중요한 단어가 보이면 자동으로 별표를 붙이는 식의 ‘굵게 중독’ 같은 패턴이 생겼다.
그런데 문제는 이 패턴이 너무 자주 튀어나오면서 사람들에게 “아 이건 AI가 썼네”라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굵게 표시나 과한 마크다운을 AI 흔적처럼 보는 분위기가 생겼고 이용자들도 이를 불편해했다. 오픈AI는 이후 업데이트에서 이 스타일을 대폭 손보는 작업을 진행했다.
최근 모델에서 굵게 표시가 거의 사라진 이유는 여러 변화가 한꺼번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먼저 회사는 평가 데이터를 다시 정리해 “굵게 표시를 남발하는 답변은 좋은 답변이 아니다”라는 기준을 모델이 학습하도록 했다.
사람이 보기엔 과하다고 느끼는 표현을 AI도 스스로 피해 가도록 다시 가르친 셈이다. 이어서 시스템 쪽에서도 굵게 표시가 너무 쉽게 나오지 않도록 내부 규칙이 조정됐다. 이용자가 특별히 요청하지 않는 이상 일반 문장으로 답하는 것이 기본값이 됐다.
또한 지금의 챗GPT 인터페이스는 예전처럼 마크다운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글 표현이 충분히 자연스럽다. AI가 굳이 강조 표시를 넣지 않아도 문맥만으로 충분히 전달된다는 판단이 들어가면서 별표 사용이 더 줄어든 면도 있다.
결과적으로 과거에 흔하게 보이던 **두 개의 별표**는 최신 모델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게 됐다. 초기에는 학습 과정에서 습관처럼 굳어진 표현이었지만 지금은 이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도록 조정된 셈이다. 엠대시 문제와 마찬가지로 사소한 변화이지만 AI가 ‘어떻게 글을 쓰는가’를 진화시키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나치게 남발되는 쉼표의 이유는?
이 역시 사용자들이 AI와 인간이 쓴 글을 구분할 수 있었던 좋은 기준이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잘 따라왔다면 이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AI가 문장을 평가하는 기준 때문이다. 모델은 사람이 읽을 때 매끄럽다고 느끼는 방식에 높은 점수를 주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인간 글쓰기에서 ‘끊어서 설명하기’를 자연스럽게 보려는 경향은 꽤 강하다. 이렇다 보니 모델은 안전하게 문장을 길게 이어 쓰는 대신 중간중간 쉼표를 넣어 문맥을 정리하는 쪽을 선호한다. 문제는 이런 선택이 반복되면 불필요한 구간에서도 쉼표가 등장해 오히려 과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또한 이는 AI가 문장 구조를 예측하는 방식과도 연관되어 있다. AI 모델은 다음에 어떤 단어가 올지 확률로 판단하는데 ‘설명을 덧붙일 자리’라고 판단되면 쉼표가 가장 무난한 선택지로 떠오른다. 어떤 표현을 쓰든 크게 위험이 없고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되는 기호이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는 쉼표를 기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AI 특유의 ‘쉼표가 잦은 문체’가 형성됐다. 문장부호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지나치게 반복되면 글의 흐름이 뚝뚝 끊기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용자의 스타일 요청을 더 강하게 반영하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쉼표 역시 이전보다 자연스럽고 절제된 형태로 조정하는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GPT-4 모델까지만 해도 이용자가 쉼표를 쓰지 말아달라고 거의 애원해도 챗GPT는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쉼표를 썼지만, GPT-5 이상으로 넘어갈수록 챗GPT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쉼표를 최대한 억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오픈AI의 이번 엠대시 수정은 워낙 고질적인 챗GPT의 문제였기 때문에 화제가 된 것일 뿐, 쉼표나 **의 경우처럼 오픈AI가 물 밑에서 조용히 개선하고 있는 AI의 어투가 훨씬 더 많다. AI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AI가 쓴 글과 인간이 쓴 글을 겉보기만으로 구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런 흐름일수록 중요한 차이는 오히려 다른 곳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아무 이해 없이 AI에게 전적으로 맡겨 생산된 글과 AI의 도움을 받되 최종 판단과 표현을 직접 다듬은 글 사이에서는 앞으로 더 큰 품질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AI가 점점 자연스러워질수록 인간이 개입한 흔적은 지엽적인 문체의 문제가 아니라 글의 깊이와 메시지의 무게에서 차이를 만드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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