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보기: 대법원 판단 앞둔 트럼프, 관세 정책 시장 파장 예고 (1)
반대로 관세로 보호받던 산업은 향후 더 큰 경쟁 압력에 놓일 수 있다. 뉴코어와 스틸 다이내믹스 같은 미국 철강사는 수입재와의 가격 격차 덕분에 일정한 수익성 방어 효과를 누렸다. 관세 철회 시 이 격차가 축소되면 전기로 중심의 생산 모델이 비용 부담을 받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도 비슷한 이유로 수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관세 철회로 부품 수입 비용은 낮아질 수 있으나 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의 가격이 다시 경쟁에 노출될 경우 공급망 전체가 재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철회 이후의 정책 방향도 관심사다. 만약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법을 관세 근거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백악관이 곧바로 다른 무역법 조항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
국제무역법 122조는 환율이나 국제수지 문제 등 외부 충격이 있을 경우 최대 150일 동안 최대 15퍼센트 수입할증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담고 있다. 1974년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조사 절차를 거쳐 특정 국가와 품목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에서 발동된 조항도 이 301조였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관세 체계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형태를 바꿔 재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영향도 크다. 대형 소매 업체는 아시아산 소비재 비중이 높아 관세 철회 시 원가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 타깃, 코스트코 같은 대형 유통망은 판매 가격 책정에서 다시 여유를 확보할 수 있고 애플과 나이키 같은 글로벌 브랜드 역시 주요 부품의 아시아 조달 비중이 높아 제조비용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마진율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관세 정책이 어떤 형태로 재도입될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장기적 안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적인 파장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의 통상 권한이 사법적으로 제한될 경우 백악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의회 권한이 다시 강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하급심 판단은 국제무역법의 세부 규정이 이미 여러 수준에서 대통령 권한을 구체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단이 같은 방향으로 유지될 경우 향후 대통령이 별도의 법률 근거 없이 대규모 관세 체계를 단독으로 설계하는 일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의회의 통상 정책 영향력을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도 관세 정책의 향배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관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와 남미로 공급망을 이동시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관세 체계가 갑작스럽게 사라질 경우 중국과 아시아 지역 생산 기지에 대한 의존도가 부분적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관세 철회가 곧 미중 관계의 구조적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다양한 지역에 생산 기지를 분산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시장에서는 관세 체계 변화가 국채 금리에 미칠 영향에도 시선이 쏠린다. 관세 수입이 줄어들면 재정적자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의회예산국은 관세 정책이 적자 축소에 유의미한 기여를 해 왔다고 평가했기 때문에 관세 철회는 장기 국채 금리에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완화되면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 요인의 일부를 상쇄해 해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상반된 요인을 반영해 당분간 장기채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법원은 이번 사안을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가를 중요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공개 변론에서는 여러 대법관이 국제비상경제권법의 취지를 언급하며 제재용 법률이 광범위한 관세 설계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만큼 향후 몇 달 내에 내려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체계뿐 아니라 미국의 향후 통상 정책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와 기업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이 이 변화에 어떤 방식으로 적응해 나갈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EST 뉴스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AI 전문 헤지펀드 '밸류얼라인드리서치어드바이저스(VARA)'의 파산설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실제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VARA가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이번 주 매도세의 한가운데 있었다. 15일(미국 동부...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지난주 스페이스X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던 종목이다. 같은 기간 아크는 AI·바이오·방산 기술주를 늘리고 로빈후드와 테라다인 등 많이 오른 종목은 덜어냈다. 12일 시킹...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미국의 9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5만117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500...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사흘간의 일정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는 양국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한 합의다. 그 외에 AI 부문이나 지정학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휴전 연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이미 공개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저보스를 재무장관실 카운슬러로 영입했다.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시장과 직접 대화할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카운슬러는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 자문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 없어 ...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출렁였다. 22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를 내보내지 말자고 행정부 내부에서 주장해 왔다며 결정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스콧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금리 세 번 더 올린다"는 월가 베팅에 엘에리언 "과하다"…기술주 급락이 변수
-
이란 전쟁 8개월에 한 집당 2000달러 증발…’전쟁 청구서' 받아든 미국 가계
-
전쟁도 불황도 없는데 적자 2조달러…미국 국채금리 6% 경고등
-
미 국채금리 24년 만에 최고인데…채권펀드엔 '역대급' 뭉칫돈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
연준 서열 3위 윌리엄스 "서두를 필요 없다"...금리인상 분위기 급반전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
AI도 '대마불사'로 가나…연준 인사가 던진 경고성 질문
-
미 국채 금리 5.2% 돌파…"국가부채 위기? 489조 달러 민간자산 보라" 반론도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