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며 월가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대형 은행들의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강경 발언이 다시 등장하면서 시장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 기관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신중한 낙관론을 제시했음에도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여전한 모습이다. 대형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은 견조했으나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을 겨냥한 추가 무역 조치를 시사한 점에 주목했다.
시장은 최근 들어 완화됐던 미중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조짐을 보이자 방어적으로 움직였다. 일부 업종에서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매도세가 이어졌고 기술주와 소비재 중심의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다.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금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 대신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중국이 미국의 시장을 훼손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고율 관세 부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발언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관세 인상 가능성을 낮추며 완화적 태도를 보였던 흐름을 뒤집는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앞서 13일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전문가들이 너무 부정적이다”라고 언급한 직후 시장은 잠시 안도 랠리를 보였으나 하루 만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며 낙폭이 확대됐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도 시장에 뚜렷한 안정감을 주지는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IMF가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3.3%로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IMF는 동시에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장벽이 경제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IMF의 낙관적 조정이 ‘미중 갈등’이라는 변수 앞에서 빛을 잃었다고 분석한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추가 관세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 불안이 다시 불거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금값은 글로벌 경기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온스당 2,670달러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보다 위험 회피를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미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경기 사이클보다 정치 변수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의 한 투자 전문가는 “은행 실적은 나쁘지 않았고 IMF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한마디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리스크가 경제 펀더멘털보다 시장 심리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은행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 모두 순이익이 시장 기대를 상회했으나 향후 대출 성장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에너지 업종은 유가 하락세에 따라 약보합을 기록했고 기술주들은 미중 갈등 여파로 매도세가 이어졌다. 반면 방어주 성격이 강한 유틸리티와 헬스케어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4분기 들어서도 미중 관계의 변화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의 발언은 정치적 메시지로서의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협상용 압박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이러한 불확실성이 실적 호조를 상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도체와 소비재 등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경기 회복세에도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고 달러인덱스는 소폭 하락했다.
위험 자산 회피 성향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진정된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유럽 주요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런던 FTSE100과 프랑크푸르트 DAX지수는 소폭 하락했고 파리 CAC40은 보합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IMF의 성장률 상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요인과 무역 리스크가 시장의 방향성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월가의 거래량은 평소보다 줄었고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했다. 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정부의 향후 무역 정책과 중국의 대응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도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으며 재계는 “기업이 중장기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향후의 정책 변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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