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타가 2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와의 결별 절차에 들어갔다. 메타는 마누스를 자사 내부 시스템에서 차단하고 양사 간 데이터 공유를 중단했다. 지난 4월 중국 당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수를 무효화하라고 명령한 지 약 두 달 만에 나온 가장 구체적인 조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이달 들어 마누스 직원의 내부 데이터 시스템 접근을 막았고 자사 직원들도 내부 업무에 마누스의 도구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
메타가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는 이번 조치를 마누스 서비스의 '단계적 종료'로 규정하고 진행 중인 작업을 마누스 대신 메타 자체 인프라로 옮겨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마누스 직원들은 싱가포르의 메타 사무실에 입주해 있던 상태다.
마누스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업무를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워 주목받은 회사다. 중국 엔지니어들이 창업했으나 2025년 중반 본사와 핵심 인력을 싱가포르로 옮겼고 그해 12월 메타가 인수를 발표했다.
문제는 회사의 뿌리가 중국이라는 점이다. 거래가 사실상 중국 밖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베이징이 관여할지는 불분명했다. 그러나 중국 거시경제 주무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4월 기술수출 통제와 외국인 투자 규정 위반 가능성을 들어 인수를 무효화하고 거래를 원상복구하라고 명령했다.
이미 마무리된 거래를 되돌리라는 이례적 조치였다. 발개위는 회사를 서류상 어느 나라에 세웠는지가 아니라 기술과 인력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업계에서는 중국 출신 기업이 규제를 피하려 본사만 해외로 옮기는 관행을 '싱가포르 워싱'이라 부르는데 이번 결정은 그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거래를 되돌리는 일은 간단치 않다. 인수 대금은 이미 지급됐고 마누스 직원들은 메타에 합류했으며 초기 투자자들은 지분을 팔아 차익을 회수했다. 미국 벤치마크 등 투자자는 이미 매각 대금을 받았고 텐센트와 훙산캐피털(HSG), 전펀드 등 아시아 투자자들은 원상복구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법으로 거론되는 것은 창업자들이 직접 회사를 되사는 방안이다. 마누스의 세 창업자 샤오훙, 지이차오, 장타오는 외부 투자자로부터 약 10억 달러를 조달해 메타로부터 회사를 되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모자란 자금은 창업자들이 자기 돈으로 채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목표 기업가치는 메타가 지급한 20억 달러 이상으로 회사를 중국 합작법인 형태로 재편한 뒤 홍콩 증시 상장을 노리는 구도다. 올해 홍콩 증시에서는 중국 AI 스타트업 미니맥스와 즈푸가 잇따라 상장하며 강세를 보였다. 다만 논의는 초기 단계이고 기업가치도 정해지지 않아 창업자들이 손을 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마누스 사태의 여파는 중국 AI 업계 전반으로 번졌다. 중국 당국은 첨단 AI를 다루는 민간 기업의 연구자와 임원이 해외에 나갈 때 정부 승인을 받도록 출국 규제를 확대했다. 알리바바, 딥시크 등의 인력이 대상에 올랐다.
그동안 핵 과학자나 국유기업 임원에게만 적용되던 출국 통제를 민간 AI 기업으로 넓힌 것이다. 개인이 가진 기술의 전략적 가치를 기준으로 대상자를 추린다.
외국 자본 유입에 대한 통제도 강해졌다. 무샷AI(Moonshot), 스텝펀(StepFun), 바이트댄스 등 주요 AI 기업은 정부 승인 없이는 미국계 자본을 받지 못한다. 6월 1일 중국 국무원은 대외투자 규정을 새로 공포했다.
7월 1일 시행되는 이 규정은 완료된 해외 거래를 강제로 되돌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처음으로 명문화했고 지분 이전 없이 기술 라이선스나 인력 파견만으로 핵심 기술을 넘기는 행위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메타가 결별 절차를 밟는 동안에도 마누스는 신규 기능을 계속 내놨다. 웹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와의 연동 기능을 잇따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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