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연구하던 스타트업 어슈어드 로봇 인텔리전스(ARI)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ARI의 공동창업자 2명을 포함한 전체 직원이 메타의 AI 연구 부문인 슈퍼인텔리전스 랩스에 합류한다.
ARI는 로봇이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복잡하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AI 모델을 개발해온 곳이다. 쉽게 말해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다. 가사노동 같은 일상적인 신체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기반 모델 구축에 집중해왔다.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샤오롱 왕은 엔비디아 출신 연구원이자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전직 교수다. AI 모델 경량화 기술, 즉 고성능 AI를 로봇처럼 컴퓨팅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압축하는 연구로 MLSys 2024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다른 공동창업자 르렐 핀토는 뉴욕대학교에서 강의하다 어린이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 스타트업 파우나 로보틱스를 공동 창업했다. 그 파우나 로보틱스는 지난 3월 아마존이 인수했다.
ARI는 AI 전문 시드 투자사 AIX 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한 상태였으며 이번 인수는 발표 당일 바로 마무리됐다. ARI 팀은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에 합류해 로봇 제어 및 자기학습 분야에서 휴머노이드 전신 제어 기술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메타가 지난해 출범한 로보틱스 전담 조직 '메타 로보틱스 스튜디오'와도 긴밀히 협력한다.
메타 로보틱스 스튜디오는 크루즈 전 CEO 마크 위튼이 이끄는 조직으로 약 100명 규모의 엔지니어를 충원 중이다. 크루즈는 제너럴모터스 산하의 자율주행 기업이다.
메타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앤드루 보스워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메타가 수조 원을 쏟아부은 증강현실(AR) 투자에 버금가는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규정한 바 있다.
메타가 이번 인수에서 노리는 것은 로봇을 직접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다. 메타가 공개적으로 밝힌 전략은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로봇을 실제로 제조하는 업체들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와 센서 기술, 즉 '지능 레이어'를 개발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메타는 이미 유니트리 로보틱스, 피겨 AI 등 주요 로봇 제조사들과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RI가 보유한 기술 중 주목할 만한 것이 'e-플레시'라는 촉각 센서다. 이 센서는 자석과 자력계를 활용해 3D 프린팅 가능한 미세 구조물의 변형을 측정한다. 로봇이 물체를 집거나 다룰 때 힘의 세기와 형태를 감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핵심 난제 중 하나다.
ARI의 자기학습 로봇 제어 모델과 이 센서 기술이 결합되면 더 정교한 AI 모델과 더 나은 감각 입력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다.
메타의 이번 인수는 아마존의 파우나 로보틱스 인수와 함께 빅테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은 지난 3월 파우나 로보틱스를 인수하며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파우나의 첫 제품은 '스프라우트'라는 양족 보행 로봇으로 키 약 107cm에 5만 달러이며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있는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 장난감을 집거나 의자에서 일어나 걷는 동작이 가능하며 디즈니, 현대자동차 산하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이 초기 고객으로 참여했다. 아마존은 같은 달 스위스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리브르도 인수했다.
인수 발표 당일 공동창업자 왕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ARI가 창업 이후 1년간 '피지컬 AGI'를 추구해왔다고 밝혔다. 피지컬 AGI란 현실 세계에서 사람처럼 범용적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로봇은 원격 조작이 아닌 인간의 경험으로부터 직접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까지 약 3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모건스탠리는 이 시장이 2050년까지 5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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