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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찍었다"...법률 AI 스타트업 레고라, 기업가치 8조 돌파

  • 고건 기자
  • 입력 2026.05.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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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출신 법률 AI 스타트업 레고라(Legora)가 엔비디아의 벤처 투자 부문 NVentures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레고라가 4월 30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시리즈D 라운드의 5000만 달러 규모 추가 유치 형태로 이뤄졌으며 기업가치는 56억 달러(약 8조 원)로 책정됐다. NVentures의 법률 기술 분야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레고라의 이번 추가 유치에는 NVentures 외에 호주 기반 협업 소프트웨어 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도 새로 참여했다. 바클레이스, 인사이트파트너스, 리버티글로벌, 게오데식캐피탈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레고라의 시리즈D 누적 조달 규모는 총 6억 달러에 달하고 창업 이후 전체 조달 총액은 8억 6600만 달러로 늘었다.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레고라의 빠른 성장 수치가 있다. 레고라는 서비스 출시 18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기업이 매년 안정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 규모) 1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4월 1일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 50개 이상 시장의 1000개 이상 로펌 및 기업 법무팀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버드앤버드, 클리어리고틀리브, 링크레이터스 등 대형 로펌이 주요 고객사다. 직원 수는 지난 1년 새 40명에서 400명으로 10배 늘었다.

 

레고라는 2023년 스톡홀름에서 막스 유네스트란드(Max Junestrand)와 시게 레이버(Sigge Labor)가 공동 창업했다. 초기 사명은 주딜리카(Judilica)였다가 레야(Leya)를 거쳐 지금의 레고라로 바뀌었다. 2024년 초 미국 유명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동계 배치에 참가한 뒤 본사를 뉴욕으로 이전했다. 


레고라가 내세우는 핵심 기능은 AI를 활용한 계약서 검토, NDA(비밀유지계약) 분류, 실사(due diligence) 문서 분석 등 법률 업무 자동화다. 플랫폼의 기반 AI 모델로는 주로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를 사용한다. 유네스트란드 CEO는 "파운데이션 모델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진짜 가치는 그것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있다"고 밝혔다.


레고라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하비(Harvey)다. 하비는 3월 25일 GIC(싱가포르 국부펀드)와 세쿼이아캐피탈이 공동 주도한 2억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를 마감하며 기업가치 110억 달러를 확정했다. 

 

세쿼이아는 하비의 시리즈A부터 이번 라운드까지 세 번 연속 투자에 나섰다. 안드레센호로위츠(a16z), 코어투, 컨빅션파트너스, 엘라드길, 에반틱, 클라이너퍼킨스도 이번 라운드에 함께 참여했다. 하비가 이번 라운드를 포함해 지금까지 조달한 누적 총액은 10억 달러를 넘는다.

 

에반틱(Evantic)은 전 세쿼이아 파트너 매트 밀러(Matt Miller)가 2025년 7월 설립한 신생 벤처 펀드다. 세쿼이아가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며 3억 5500만 달러를 확보했으며 이후 최종 4억 달러로 마감했다. 런던을 거점으로 유럽과 미국 양쪽의 B2B AI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하비는 2022년 윈스턴 와인버그(Winston Weinberg)와 개이브 페레이라(Gabe Pereyra)가 창업했다. 현재 60개국 1300개 기관의 변호사 10만여 명이 하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고객사는 AmLaw 100(미국 상위 100대 로펌) 중 과반수와 500개 이상의 기업 법무팀, 자산운용사 50곳이다. T모바일, 브리지워터, HSBC, DLA파이퍼, NBC유니버설 등이 포함된다.

 

하비는 레고라를 겨냥해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월 초에는 영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 사무소를 둔 대형 로펌 에버셰즈서덜랜드(Eversheds Sutherland) 인터내셔널 부문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초기 350명의 변호사가 즉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2026년 5월부터 전사 롤아웃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레고라 투자는 엔비디아가 대형 AI 모델 기업들과 거리를 두는 시점에 이뤄졌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3월 4일 모건스탠리 테크 콘퍼런스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대한 추가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의 IPO(기업공개)가 예정돼 있어 민간 투자 시기가 지났다는 이유였다. 


엔비디아는 2025년 9월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으나 실제 투자는 300억 달러에 그쳤다. 앤트로픽에는 10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앤트로픽의 관계는 그간 순탄치 않았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무대에서 미국 정부의 대중국 엔비디아 H200 칩 수출 허용을 공개 비판했다. 

 

엔비디아가 자사의 주요 파트너이자 투자자임에도 "북한에 핵무기를 파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반발했다.


법률 AI 시장 전반에 충격을 준 사건도 있었다. 앤트로픽은 1월 12일 AI 에이전트 도구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를 출시했다. 코워크는 기존 채팅 방식을 넘어 복수의 단계로 이뤄진 업무 흐름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어 1월 30일에는 법률, 세일즈, 재무 등 부문별 특화 플러그인 11종을 공개했다. 

 

법률 플러그인은 계약서 조항별 위험 분류(녹색·노란색·빨간색), NDA 자동 분류, 컴플라이언스 추적 등의 기능을 담고 있다.

 

이 발표 직후인 2월 3일 주요 법률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법률 데이터베이스 기업 톰슨로이터는 최대 18% 하락했고 렉시스넥시스 모회사 RELX는 14%, 네덜란드 법률 소프트웨어 기업 볼터스클루버는 13% 내렸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도 8% 이상 하락했다. 


두 회사 간 경쟁은 마케팅 영역으로도 확산됐다. 하비는 2월 17일 미국 드라마 '슈츠(Suits)'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 하비 스펙터를 연기한 배우 가브리엘 마흐트(Gabriel Macht)와 브랜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하비라는 회사 이름 자체가 이 캐릭터에서 따온 만큼 자연스러운 조합이었다.

 

레고라는 4월 13일 영국 배우 주드 로(Jude Law)를 글로벌 광고 캠페인 전면에 내세웠다. 슬로건은 "법이 훨씬 매력적으로 변했다(Law just got more attractive)"다. 주드 로를 선택한 이유는 이름의 'Law'가 법을 뜻하는 영어 단어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영상은 스톡홀름 광고회사 노아 오케스탐홀스트(NoA Åkestam Holst)가 제작했으며 아카데미상 수상 촬영감독 호이터 반 호이테마(Hoyte van Hoytema)가 촬영을 맡았다. 광고는 미국, 영국,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디지털·옥외 채널에서 집행됐다.

 

레고라는 광고 캠페인 직전인 4월 8일 미국 뉴욕 양키스와 야구선수 애런 저지(Aaron Judge)와의 다년간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사진 출처: Legor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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