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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제초 로봇에 ‘식물 AI’ 얹은 카본 로보틱스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2.0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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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농업 로봇 기업 카본 로보틱스가 식물을 즉시 인식하고 분류하는 대규모 AI 모델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레이저로 잡초를 제거하는 자율주행 로봇 ‘레이저위더’를 개발해온 업체로 2026년 2월 2일 새로운 식물 인식 모델 ‘라지 플랜트 모델(Large Plant Model, LPM)’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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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카본로보틱스 홈페이지)

 

이 모델은 농부가 현장에서 지정한 식물을 즉시 학습해 제거 대상과 보호 대상을 구분하는 기능을 갖췄다. 회사 측은 해당 모델이 기존 로봇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형태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카본 로보틱스가 공개한 LPM은 회사 내부 AI 시스템인 ‘카본 AI’의 핵심 엔진으로 작동한다. 레이저위더는 밭을 주행하며 카메라로 작물과 잡초를 촬영한 뒤 잡초의 생장점을 레이저로 태워 제거하는 구조를 갖는다. 

 

생장점은 식물이 자라는 중심 부위로 이 부분을 손상시키면 식물이 다시 자라기 어렵다. 이 방식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농약 사용 규제가 강한 지역이나 고부가가치 작물 농가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존 시스템의 한계는 식물 인식 단계에 있었다. 새로운 잡초가 등장하거나 같은 잡초라도 토양 상태, 습도, 성장 단계에 따라 외형이 달라지면 로봇이 이를 다른 식물로 인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는 잡초 이미지에 일일이 라벨을 붙여 AI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이 과정에는 평균 24시간이 소요됐고 그동안 해당 잡초는 자동 제초 대상에서 제외됐다.


LPM 도입 이후 이 절차는 생략됐다. 농부는 로봇이 촬영한 사진을 사용자 화면에서 선택한 뒤 “이 식물을 제거하라”는 식으로 지정할 수 있다. 

 

모델은 해당 지시를 즉시 반영해 현장에서 작동한다. 회사 최고경영자는 이 기능을 두고 “사람이 눈으로 판단하던 잡초 구분을 AI가 실시간으로 따라잡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모델은 이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식물이라도 주변 형태와 구조를 분석해 분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회사는 밝혔다.


LPM의 기반은 방대한 데이터다. 카본 로보틱스는 현재 15개국 100곳 이상의 농장에서 레이저위더를 운용하고 있다. 이 장비들이 수집한 사진과 센서 데이터는 1억5000만 건 이상에 이른다. 회사는 이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해 식물의 종, 구조, 유사 관계를 파악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특정 잡초의 외형을 기억하는 방식이 아니라 식물의 형태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접근은 최근 AI 업계에서 확산되는 대규모 사전학습 모델 흐름과 맞닿아 있다. 대규모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일반적인 패턴을 먼저 학습한 뒤 개별 상황에서는 추가 학습 없이도 판단을 확장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카본 로보틱스는 이를 농업 현장에 적용해 재학습 없이도 새로운 잡초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기술적 의미 외에도 사업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레이저위더는 고가의 농업 장비로 초기 도입 비용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회사는 소프트웨어 성능 향상을 통해 장비 설치 이후 빠르게 효용을 체감하도록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새로운 농장이나 새로운 작물 환경에서도 추가 데이터 구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도입 장벽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회사는 하드웨어 판매에 더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장기 수익 구조를 강조하고 있다. LPM은 기존 고객 장비에도 업데이트로 배포된다. 로봇이 현장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는 다시 모델 개선에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모델 성능이 누적적으로 향상되는 구조다. 농부가 로봇을 사용할수록 AI가 정교해지는 방식이다.


카본 로보틱스는 2018년 설립된 이후 농업 자동화 분야에 집중해왔다. 회사는 지금까지 엔비디아 벤처스, 본드, 앤서스 캐피털 등으로부터 누적 1억85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고경영자는 과거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과 가상현실 기기 개발 기업에서 신경망 모델을 다룬 경험을 갖고 있다. 회사는 첫 상용 장비를 2022년부터 출하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 개발을 이어왔다.


이번 발표 이후 회사는 LPM의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명 변화, 먼지, 토양 오염 등 실제 농업 환경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더 많이 학습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작물과 잡초가 매우 유사한 초기 생육 단계에서도 오인식을 줄이는 것이 향후 과제로 언급됐다. 회사는 현재 보유한 학습 데이터 규모가 특정 식물을 본 적이 없어도 종과 구조를 판단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제초 방식은 노동력 부족과 제초제 사용 규제라는 농업 현장의 문제를 동시에 겨냥한다. 회사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시스템에 순차적으로 적용을 시작했으며 농부는 로봇 화면에서 제거 대상과 보호 대상을 직접 지정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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