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자체 AI 학습용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였던 ‘도조’를 중단하고 관련 조직을 해체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도조 개발을 이끌던 피터 배넌을 포함해 핵심 인력들을 다른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프로젝트로 재배치했으며 사실상 도조 프로젝트를 종료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2019년부터 도조를 언급해왔고,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도조가 방대한 주행 영상 데이터를 처리해 완전자율주행에 도달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불과 최근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도 도조는 짧게나마 언급됐다. 이번 조직 해체는 앞서 약 20명의 도조 관련 인력이 회사를 떠나 독립 AI 스타트업 ‘덴시티AI’를 설립한 이후 이어진 조치다. 이 회사는 로보틱스와 자동차 그리고 AI 에이전트용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는 칩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자는 도조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가네시 벤카타라마난과 테슬라 출신 빌 창 벤 플로어링 등이다. 도조 중단 결정이 나온 시점은 테슬라에게 민감한 국면과 겹친다.
머스크는 최근 몇 년간 테슬라를 AI와 로봇 기업으로 인식해달라고 주주들에게 강조해왔다. 그러나 올해 6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작된 제한적인 로보택시 서비스는 사실 모델Y 차량에 사람이 동승한 형태였고 주행 과정에서 여러 문제 사례가 보고되며 기대와는 다른 평가를 받았다.
도조는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한 기술적 해법으로 제시되어 왔다. 도조 프로젝트는 슈퍼컴퓨터 구축과 자체 칩 개발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돼 있었다.
테슬라는 2021년 첫 AI 데이 행사에서 도조를 공식 공개하며 D1이라는 자체 설계 칩을 선보였다. 이 칩은 대규모 병렬 연산에 최적화돼 테슬라의 자율주행 학습에 쓰이는 영상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테슬라는 당시 도조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와 함께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후 정보 흐름 병목을 개선한 차세대 D2 칩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제 내부 칩 개발보다는 외부 파트너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현재 테슬라는 AI 연산을 위해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와 협력하고 있으며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에 맡기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16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AI6’ 추론 칩 생산을 맡겼다. 이 칩은 차량 내 완전자율주행 기능은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AI 학습까지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도조 3와 AI6 추론 칩을 언급하며 두 기술을 하나의 칩으로 수렴시키는 방향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도조 전용 학습 칩과 차량용 추론 칩을 구분하던 전략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조에 대한 언급은 2024년 8월을 전후로 급격히 줄었고 이후 머스크는 오스틴 본사에 구축 중인 대형 AI 학습 클러스터 ‘코텍스’를 새로운 핵심 인프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2023년 모건스탠리는 도조가 로보택시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라는 신규 수익원을 열어 테슬라 기업가치를 5천억 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머스크는 로보택시 공개를 앞두고 도조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단 결정은 테슬라가 AI 인프라 내재화보다는 이미 검증된 외부 생태계를 활용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는 신호로 보인다.
이 소식은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290억 달러 규모의 보상안을 제시해 회사에 전념하도록 유도하는 상황과도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이사회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AI 전략을 이끌되 다른 사업 특히 순수 AI 스타트업인 xAI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이번 도조 중단과 관련해 추가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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