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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AI가 불러온 전력 과부하, 소프트웨어가 돌파구 될까

  • 김시현 기자
  • 입력 2026.01.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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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가 폭증하면서 미국 각 도시의 전력망이 상당한 부하를 겪고, 일부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다. 문제는 전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 언제 위험해지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미국 전력망은 20세기 산업화 시절에 설계된 구조를 아직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공장이나 도시처럼 전력 수요가 천천히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한 번에 수백 메가와트(MW)를 요구한다. 이는 중소 도시 하나가 쓰는 전력과 맞먹는 규모다. 

 

이처럼 갑작스럽고 집중적인 수요 앞에서 전력망 운영자들은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실제로는 여유가 있는 송전선과 변전소조차 정말로 전력 여유가 있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신규 연결을 막는 상황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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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WHYY.ORG)


이 현상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난 곳이 미국 동부 전력망을 관리하는 PJM이다. 2025년 기준 PJM에는 수천 건의 발전소·데이터센터 연결 신청이 쌓여 있었고 총 대기 용량은 수백 기가와트(GW)에 달했다. 

 

문제는 이 중 상당수가 물리적 한계가 아니라 정보 부족 때문에 멈춰 있었다는 점이다. 송전선이 얼마나 뜨거워지는지, 바람이 불면 얼마나 더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는지, 특정 지역에서 정전 민원이 얼마나 민감한지 같은 정보가 제각각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이 전력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발전소를 새로 짓지 않는다. 대신 이미 깔려 있는 전력망을 “더 정확하게 읽는 방법”을 판다. 

 

대표적인 기업이 Gridcare다. Gridcare는 송전·배전선 데이터, 광케이블 진동 정보, 기상 데이터, 산불·폭염 이력, 지역 주민 반응까지 한데 모아 특정 위치에서 추가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계산한다. 

 

쉽게 말해 “이 선로는 오늘 오후 2시까지는 평소보다 더 써도 안전하다”는 근거를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다. 전력망은 안전이 최우선이라 조금이라도 불확실하면 차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소프트웨어의 역할이다. 

 

Yottar 역시 비슷한 접근을 취한다. 이미 용량이 확보된 지역과 중간 규모 전력 수요처를 빠르게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 붐 속에서 “연결 속도” 자체를 상품으로 만들었다.


배터리 분야에서도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배터리는 개인이나 기업이 정전을 대비해 설치하는 장비였다. 지금은 이 배터리 수천 개를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쓰는 시대다. 

 

이를 가상발전소(VPP)라고 부른다. 텍사스에서는 Base Power가 가정용 배터리를 저렴하게 빌려주고, 필요할 때 이를 모아 전력시장에 공급하는 모델을 확산시키고 있다. 집주인은 정전 대비 수단을 얻고 전력망은 피크 시간대 부담을 줄인다. 

 

독일에서는 Terralayr가 이미 설치된 배터리들을 소프트웨어로 묶어 전력시장에 참여시키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많은 독일에서는 전기가 남아도는 시간과 부족한 시간이 극단적으로 갈리는데 이 격차를 줄이는 데 소프트웨어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통합 소프트웨어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출력이 변한다. 전력망 입장에서는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Uplight와 Camus 같은 기업들은 태양광, 풍력, 배터리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제어해 출력 변동을 줄이고 전력망에 “예상 가능한 전원”으로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전력망 운영자가 전력을 안심하고 쓸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형 기술기업들도 이 흐름에 뛰어들었다. 엔비디아는 전력 산업 연구기관인 EPRI와 협력해 송전선 고장 예측, 변압기 수명 분석, 산불 위험 평가 같은 전력 전용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PJM과 함께 수만 건의 전력망 연결 신청서를 AI로 분류해 병목 구간을 빠르게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화려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행정과 운영을 현실적으로 가볍게 만드는 시도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속도와 비용 때문이다. 발전소 하나를 짓는 데는 수년에서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고 송전선 증설은 주민 반발과 인허가 문제로 더 오래 걸린다. 반면 소프트웨어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도입할 수 있고, 기존 자산의 활용도를 높여 당장 효과를 낼 수 있다. 

 

전력망 자체는 아직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있는 오래된 자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단가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 속에서 앞으로 AI 소프트웨어가 전력 위기를 탈피할 혁신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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