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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적자 급감했지만 내수 둔화 가능성도…셧다운 이전 성장세는 ‘양호’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1.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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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시간으로 11월 19일 공개된 경제 지표들이 시장에 던진 메시지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표면적으로는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줄며 미국 경제가 한숨 돌린 듯한 흐름을 보였지만 세부 데이터를 뜯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이날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8월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무역적자가 59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무려 23.8%나 축소된 수치로 최근 몇 달 사이에 보기 드문 폭의 개선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수출이 뛴 것도 아니고 내부 생산 경쟁력이 단숨에 강화된 것도 아니었다. 수출액은 거의 움직임이 없었고 수입이 6.6% 감소한 것이 이 숫자의 핵심이었다. 수입이 줄면 외관상 적자는 줄어 보이지만 이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해외에서 사들이는 물건의 규모가 축소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기 흐름이 탄탄할 때는 일반적으로 수입이 먼저 늘어나고 소비가 강하게 붙지만 이번 개선은 그런 패턴과 거리가 있었다. 시장에서 이를 좋은 뉴스로 간주하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소비는 전체 경제의 약 70%를 차지한다. 수입 감소가 단순히 재고 조절 과정 정도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비 둔화 신호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높은 금리, 집값 상승에 따른 부담, 카드 연체 증가 등이 겹치면서 미국의 실질 소비 여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이번 무역적자 축소 수치가 이런 흐름을 다시 확인하는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제조업 경기 진입재고가 늘고 있다는 다른 통계와 맞물리면 미국 내 주문이 조용히 식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그동안 미국 내 제조업 PMI나 서비스 PMI 지표가 ‘확장-수축’ 경계선 근처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수입 감소 수치는 더 신경 쓰이는 흐름이다.


한편 같은 날 공개된 다른 경제 분석은 정반대의 측면을 보여줬다. 모닝스타가 정부 자료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셧다운 사태로 행정기관이 멈추기 이전까지는 평균 이상 속도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가 멈추면서 각 부처의 통계 발표가 줄줄이 지연됐지만 자료가 다시 정리되자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훨씬 견조한 흐름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고용시장 탄탄함, 서비스업 중심의 소비 유지, 일부 제조업 회복 조짐까지 겹치며 ‘셧다운 직전까지는 괜찮았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셧다운은 경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이 멈춰서 생긴 통계 공백이었기 때문에 실물 경기의 기초 체력은 그대로 유지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이 역시 장밋빛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셧다운 이전의 탄탄한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최신 통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 사이 고금리 부담은 더 누적됐고 가계는 저축률을 급격히 소진했으며 기업은 투자 대신 현금 보유를 늘리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따라서 ‘셧다운 이전에는 성장세가 좋았다’는 사실은 과거 상황을 보여주는 데이터에 가까울 뿐 향후 흐름을 보장해주는 신호가 되기는 어렵다. 결국 이날 두 가지 지표가 동시에 전달한 메시지는 미국 경제가 외견상 안정적인 모습과 내부 수요 둔화 가능성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복합적 상황이다.


무역적자 축소가 긍정적인 지표처럼 보이지만 수입 감소라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숫자는 경제의 체온이 떨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반면 셧다운 이전의 데이터는 미국 경제가 한동안 높은 금리 환경 속에서도 상당한 회복력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시장은 이제 이 두 가지가 어떤 방향으로 기울지 판단해야 한다. 향후 발표될 근원 소비지표, 소매판매, 고용 통계 등이 미국 경기의 향방을 결정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지금 드러난 신호들이 상반된 두 가지 흐름을 동시에 담고 있는 만큼 미국 경제의 다음 행보가 더 중요한 시점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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