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뉴욕 첫 무슬림 시장 조런 맘다니 당선, 월가 ‘경계 속 협력’ 준비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1.10 10:21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미국 최대의 도시 뉴욕이 새로운 실험에 들어간다. 34세의 조런 맘다니가 11월 4일 실시된 시장 선거에서 약 50.4%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111대 시장에 올랐다. 그는 뉴욕 역사상 가장 젊은 시장 중 한 명이자 첫 무슬림이며 첫 남아시아계 시장이다. 

 

주요 언론은 선거 다음 날 일제히 승리를 확정했고 유권자 참여율은 196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약 200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며 정치적 세대 교체의 흐름을 입증했다. 경쟁자는 무소속 전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41.6%)와 공화당 커티스 슬리와(7.1%)였다.


맘다니는 ‘생활비 절감’을 핵심 구호로 내걸었다. 임대료 동결과 무료 버스 도입, 보편적 보육, 시가 직접 운영하는 식료품점 확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이 주요 공약이다. 

 

그는 그 동안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주택권 운동가로 이름을 알렸고 이번 선거에서는 온라인 모금과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통해 젊은 유권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SNS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캠페인과 소액 기부 중심의 모금 방식은 전통적 민주당 조직과 대비되며 ‘풀뿌리 정치의 부활’로 평가받고 있다.


당선 직후 그는 전환팀 구성을 서둘렀다. 첫 부시장에 시 예산 전문가 딘 풀레이한을, 비서실장에는 오랜 정책 참모 엘 비스가르드 처치를 임명했다. 맘다니는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며 ‘이념보다 실행’을 강조했다. 

 

전환팀 핵심 구성원 대부분을 여성으로 채운 것도 상징적 행보다. 여성 중심 행정조직 구축과 포용적 인사 원칙으로 시정 초반부터 ‘균형과 다양성’을 전면에 내건 것이다.


정책 과제는 녹록지 않다. 임대료 동결은 주정부의 승인 없이는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고 세금 인상 역시 주의회 입법이 필요하다. 보편적 보육과 교통 무료화는 시 예산의 대폭 확대를 전제로 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 제약이 크다. 

 

전문가들은 맘다니의 핵심 공약 다수가 행정재량만으로는 실현 불가능하며 주의회와의 협상력이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월가와 부동산 업계는 긴장 속에서도 협력 의사를 내비쳤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등 주요 금융권 CEO들은 도시 경쟁력 회복을 위해 신시장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는 세금 인상과 임대 규제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동시에 주택 공급 확대와 개발 인허가 절차 단축 등 현실적 대안 마련에 나섰다. 맘다니 측은 “도시의 주거 위기와 공공 인프라 문제를 함께 해결할 파트너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당선은 미국 내 정치적 균형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같은 날 버지니아 주에서는 민주당의 애비게일 스팬버거가 첫 여성 주지사로 당선되며 민주당에 상징적 승리를 안겼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대도시 행정권이 민주당으로 돌아온 것은 중요한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적으로는 런던의 사디크 칸 시장이 “진보적 도시의 새 시대가 열렸다”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자신이 2016년 런던에서 첫 무슬림 시장으로 당선됐을 당시의 경험을 언급하며 “다양성이 도시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계의 시선은 복합적이다. 뉴욕의 재정 여건이 금리 상승과 부동산 세수 둔화로 압박받는 가운데 맘다니가 증세와 복지 확대를 병행할 경우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일부 투자은행은 그가 급진적 개혁보다는 실무형 접근을 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첫 인사에서 경험 많은 예산통을 기용한 점은 ‘시장과의 충돌보다 조율’을 택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월가 내부에서는 “그의 사회정의 담론이 현실적 예산 구조와 부딪힐 때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반응도 비슷하다. 일부 개발업자는 규제 강화를 우려하면서도 도심 재개발과 공공주택 프로젝트 확대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뉴욕은 지난 10년간 상업용 공실률이 상승하고 주택 공급은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다. 맘다니는 임대 규제와 공급 확대를 병행하며 ‘공공임대+민간개발’ 혼합 모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건설업계와의 대립보다는 실질적 주거 해법을 찾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의 사회적 의미도 크다. 아버지는 우간다 출신 무슬림, 어머니는 인도계 학자라는 다문화 배경의 맘다니는 퀸즈 지역에서 성장했다. 그는 뉴욕대 졸업 후 사회운동가로 활동했고 인종차별 반대 운동, 주택권 보장 운동에 참여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뉴욕의 변화를 상징하는 세대’로 부상하며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결집시켰다. 투표소에서는 30대 이하 비율이 크게 늘었고 이민자 커뮤니티의 참여율도 급등했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좌파 실험’을 시도할지 ‘실용 개혁가’로 자리 잡을지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전국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 전국 언론은 그를 “뉴욕판 버니 샌더스”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실제 시정 운영에서는 재정 건전성과 행정 효율을 중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전환팀은 내년 1월 취임식을 목표로 예산 검토와 시 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12월 초까지 주요 국장 인선이 확정되면 신시장 체제는 본격 가동된다. 

 

월가와 시청 간의 첫 공식 회동도 조율 중이며 뉴욕 상공회의소는 “맘다니 시장이 현실적 대화 상대임을 증명할 기회”라고 밝혔다. 뉴욕의 권력 지형이 세대와 가치의 전환기에 들어선 만큼 도시의 미래 방향을 둘러싼 긴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와이이코노미 & yeconomy.ai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뉴욕 첫 무슬림 시장 조런 맘다니 당선, 월가 ‘경계 속 협력’ 준비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