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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꺾이고 내수 식었다…2025년 하반기 ‘엔진 멈춘’ 중국 경제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11.0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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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초 중국 경제가 다시 한 번 침체의 그림자에 휩싸였다. 10월 무역통계에서 수출이 예상을 깨고 감소하면서 무역흑자가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고 소비·투자·산업생산 모두 둔화 조짐을 보이며 성장 모멘텀이 빠르게 식고 있다. 

 

당국이 5% 성장률 목표를 지키기 위해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10월 무역지표에 따르면 무역흑자는 900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957억 달러에서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 956억 달러에도 못 미쳤다. 수출은 1년 전보다 1.1% 줄어 3054억 달러로 떨어졌고 수입은 1.0% 늘어난 215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된 첫 달로, 해외 주문 둔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국경절 연휴에 따른 조업일 감소 등이 겹친 결과다. 특히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25% 급감하며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하락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8월 이후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해외 수요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상하이의 한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재고 조정이 끝나지 않았고 달러 강세에 위안화 환율이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교역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증가폭은 1%에 그쳐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9월 7.4% 증가에서 급격히 둔화한 셈이다. 이는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안정된 데다 국내 소비 수요가 여전히 약한 탓이다. 중국 내수 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감돌고 있다.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하며 5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제조업 경기가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뜻이다. 신규 주문과 수출 주문이 모두 감소했고 생산지수도 3개월 만에 하락했다. 

 

비제조업(서비스) PMI는 50.1로 근소하게 상승했으나 전체 경기 판단 기준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민간이 집계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 역시 50.6으로 전월과 같았지만 신규 주문 증가폭이 줄어들며 둔화 조짐을 보였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에 그쳤다. 2분기 5.2%에서 둔화한 것으로 연초 설정한 ‘5% 안팎’ 성장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설비투자와 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 회복 지연이 겹치면서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고정자산투자는 1~9월 누계 기준 전년 대비 0.5% 감소하며 2020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제조업 투자가 1.6% 늘어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 불이행이 이어지고 신규 분양이 급감하면서 건설 경기의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


소비 역시 확실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9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3.2% 증가에 그쳐 전월(4.6%)보다 둔화됐다. 국경절 연휴와 정부의 소비 쿠폰 지급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씀씀이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한 베이징 대학 연구원은 “가계의 실질소득이 정체돼 있고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다”며 “당국이 기대한 내수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물가 흐름도 내수 부진을 그대로 드러낸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2% 상승하며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이는 지난해 낮은 기준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평가가 많다. 

 

채소·육류 가격 상승이 일시적으로 지수를 끌어올렸을 뿐 근원 물가 상승률은 0.4%에 그쳤다. 반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2.5% 하락하며 1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산업재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건 제조업 수익성이 여전히 악화돼 있음을 뜻한다.


환율과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11월 첫째 주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12위안까지 약세로 돌아섰다. 수출 둔화와 미국 달러 강세가 겹치며 위안화가 다시 압박을 받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4000선 근처에서 횡보했고 선전성분지수도 1만3430포인트로 소폭 하락했다. 증시는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은 제한적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 둔화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중앙은행은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인하했고 정책금리(LPR)는 3.35% 수준에서 유지 중이다. 지방정부 인프라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부동산 대출 규제도 완화했지만 민간부문 신용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효과는 미미하다.


리창 총리는 지난 11월 5일 열린 국제무역포럼에서 “2030년까지 중국의 경제 규모를 170조 위안(약 23조800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며 “글로벌 교역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지금처럼 내수가 식고 외수가 줄어드는 구조에서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냉정한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 흐름을 결정할 변수를 ‘정책 강도’와 ‘수요 회복 속도’로 본다. 일부에서는 연말 전 추가 금리 인하나 대규모 국채 발행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재정 여력과 부채 안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한, 단기적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베이징의 한 경제학자는 “중국 경제는 코로나 이후의 과잉 설비, 부동산 디플레, 인구 감소라는 3중 부담 속에 있다”며 “정책이 일시적으로 수요를 밀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구조적 침체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의 현재 모습은 ‘둔화된 성장, 약한 소비, 불안한 부동산, 흔들리는 수출’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엔진이 식어가며 아시아 전역의 교역 의존국들에도 냉기가 번지고 있다. 당분간 중국 경제가 다시 예전의 고속 성장 궤도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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