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년에 윈도우용 원드라이브 앱을 완전히 새로 내놓는다. 이번 버전은 원드라이브의 정체성을 통째로 바꾸는 업데이트다. 그동안 원드라이브가 파일 저장용 클라우드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 기반 사진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새로 추가된 갤러리 뷰(Gallery View)다. 기존에는 폴더 안에 사진이 섞여 있어서 하나하나 열어봐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갤러리처럼 한 화면에서 모든 사진을 시각적으로 정리해준다.
날짜, 장소, 인물별로 자동 분류가 되고 미리보기도 훨씬 커졌다. 특히 새로운 피플 뷰(People View) 기능은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가족, 친구, 동료 등 인물별로 사진을 자동 분류한다. 얼굴을 한 번 등록해두면 “엄마 사진만 보기”처럼 인물 중심으로 바로 찾을 수 있다.
이 기능 덕분에 수천 장의 사진을 일일이 정리하던 번거로움이 사실상 사라진다.
이번 원드라이브는 ‘클라우드 저장소’와 ‘사진 편집기’의 경계를 허문다. 새 버전에서는 사진을 원드라이브 안에서 직접 편집할 수 있다. 크롭, 밝기 조절, 필터 적용 등 기본적인 편집은 물론 편집 후에 그 파일을 다시 컴퓨터에 저장하거나 클라우드에 올릴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인터넷 연결이 없어도 로컬에서 편집이 가능하고, 연결되면 자동으로 백업까지 되는 구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능을 통해 원드라이브를 ‘사진을 중심으로 한 개인 미디어 허브’로 확장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AI 포토 에이전트(Photos Agent)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Copilot) 기술이 적용된 이 기능은 사용자가 사진 속 추억을 말로 불러올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작년 여름 부산 여행 사진 보여줘”라고 하면 AI가 자동으로 해당 시기의 사진을 모아 앨범으로 구성해준다.
“아이 생일 사진만 모아줘” “올해 봄 벚꽃 사진 정리해줘” 같은 명령도 가능하다. AI가 사용자의 기억을 대신 정리해주는 셈이다. 이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또는 프리미엄 구독자에게 우선 제공된다.
모바일에서도 변화가 크다. 곧 iOS와 안드로이드용 원드라이브에 AI 모바일 편집 기능이 추가된다. 흐릿하거나 중복된 사진을 자동으로 감지해 정리해주고 마음에 드는 사진은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변환할 수도 있다.

이미 ‘모멘츠(Moments)’ 탭이 순차적으로 적용 중인데, 과거 같은 날짜의 사진을 띄워주는 ‘오늘의 추억(On this day)’ 기능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3년 전 같은 날의 여행 사진이 자동으로 뜨면 사용자는 별다른 조작 없이도 과거의 순간을 다시 꺼내볼 수 있다. AI가 추억을 ‘리마인드’해주는 경험에 가까운 셈이다.
공유 기능도 한층 단순해졌다. 그동안은 공유 링크를 따로 생성해야 했지만 이제는 ‘히어로 링크(Hero Link)’ 덕분에 문서 주소(URL)만 복사해 전달하면 된다. 상대방이 접근 권한이 없더라도 ‘요청’ 버튼을 눌러 바로 접근 권한을 받을 수 있다.
구글 독스의 방식과 비슷하지만 인터페이스가 좀 더 직관적이다. 업무 문서부터 가족 사진까지 “공유 링크가 안 열려요” 같은 불편한 상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드라이브는 이제 ‘파일 보관함’에서 ‘기억 관리 도우미’로 바뀌고 있다. 수천 장의 사진이 흩어져 있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별도의 정리나 백업을 하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분류해주고 필요할 때 찾아주는 구조로 진화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능을 통해 구글 포토나 애플 아이클라우드 포토와 정면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업데이트를 ‘AI 시대의 원드라이브 리부트’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윈도우 환경에서 원드라이브는 클라우드 보조 서비스에 그쳤지만 이제는 개인의 일상과 추억을 정리해주는 주력 앱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이 분명하다.
특히 AI가 사진을 기반으로 ‘기억의 맥락’을 이해하고 정리해주는 형태는 앞으로의 개인 미디어 관리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스마트폰에 쌓여가는 수천 장의 사진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정리해주는 도구가 필요했던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가족 단위 사용자나 여행 사진이 많은 사람에게 특히 유용할 전망이며 “컴퓨터로 사진을 정리하는 건 귀찮다”는 말이 점점 사라질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니라 “AI를 일상 소비자 경험에 녹여낸 가장 현실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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