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코인마켓캡)
비트코인이 2025년 10월 4일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 약 30% 급등하며 12만 5천 달러 선을 넘어선 이번 상승은 대규모 자금의 이동이 한꺼번에 폭발한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ETF 자금 유입, 거시경제 환경, 제도권 편입 가속, 공매도 청산이 동시에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스팟 비트코인 ETF로 몰린 현금이다. 10월 첫째 주 기준 미국 상장 스팟 ETF에는 총 32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출시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10월 3일 하루에만 9억 8천만 달러가 들어왔고 이 중 블랙록의 IBIT가 7억 9천만 달러를 흡수했다.
시장의 일일 거래량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유입은 공급량을 완전히 흡수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ETF 자금이 시장에 나온 모든 채굴자의 공급을 가져가면서 시장 유통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진단했다.
한편 올해 1월 백악관이 디지털 자산 성장을 공식 지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뒤 규제기관의 태도는 분기마다 완화됐다. 9월에는 SEC와 CFTC가 공동으로 스팟 시장 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하며 제도권 편입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어 CFTC는 토큰화 담보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켜 금융기관이 암호자산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로써 기관투자자 자금이 합법적으로 ETF를 통해 유입될 수 있는 기반이 완성됐다.
거시 환경도 순풍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가 달러 강세를 꺾었고 안전자산 선호보다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났다. 달러 약세는 곧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 폐쇄로 인해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며 연준의 긴축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기대가 더해졌다. 시장은 이를 완화 신호로 받아들이며 “연준이 더 이상 비트코인 상승을 막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파생 시장에서도 불이 붙었다.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 가격이 12만 달러선을 돌파하자 공매도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며 상승세가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청산 규모는 시간당 1억 달러 안팎, 24시간 누적 기준으로 2억 달러를 넘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숏 청산이 상승의 연료로 작용하며 가격은 순식간에 새로운 고점을 찍었다.
이날 비트코인은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아시아 시장 개장 직후 12만 5천 달러 선을 넘기며 8월 중순 기록했던 이전 최고치를 가볍게 돌파했다. 시장 반응은 신중하지만 대체로 낙관적이다. ETF가 안정적 수급을 만들고 제도권의 접근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가격이 재평가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금리와 규제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 경우 랠리의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비트코인이 가장 확실한 제도권 자산으로 재인식되고 있다”며 “ETF 유입이 매주 10억 달러 이상 유지된다면 내년 상반기엔 유동성 장세의 중심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번 신고가는 비트코인이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헤지, 정책 완화 기대라는 세 축의 교집합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상승이 장기 추세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TF 자금 유입이 꺾이거나 달러가 반등할 경우 상승 동력은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랠리를 통해 비트코인이 다시 한 번 글로벌 유동성의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제도권 자금이 실제 가격을 움직이는 ‘현물 장세’로 전환됐다는 사실만큼은 시장이 뚜렷하게 체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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