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대표주자 비야디(BYD)가 올해 처음으로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자동차 성수기인 9월에도 전년 대비 6% 가까이 줄어들면서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BYD는 9월 한 달 동안 39만3,060대를 인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 감소한 수치다.
특히 회사가 올해 목표 판매량을 최대 16% 줄인 460만 대로 낮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 경쟁 심화가 실적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YD는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9월 전기차 판매의 54%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지배적 위치조차 중국 내 격화된 가격 전쟁과 소비 위축 앞에서는 완충 장치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BYD가 지나치게 광범위한 제품 라인업과 공격적인 생산 전략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에 들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신흥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립모터(Leapmotor)는 9월에만 6만6657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97% 급증했다. 스텔란티스가 투자한 이 회사는 7월에 처음 5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연속으로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C10과 C16 모델은 각각 소형 SUV(20만 위안 이하) 부문에서 4개월 연속, 8개월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모니 스마트 모빌리티 얼라이언스(Harmony Intelligent Mobility Alliance) 역시 9월 판매량 5만2916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화웨이와 체리 등이 참여한 이 연합은 5월 이후 4만 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자체 판촉 프로모션이 맞물리며 빠르게 성장세를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노무라의 자동차 애널리스트 조이 잉은 “중국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과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판촉이 9월 이후 판매 회복세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샤오미(Xiaomi)는 신형 전기 SUV ‘YU7’을 앞세워 9월에만 4만 대 이상을 인도하며 올해 1월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7월 공식 출시 이후 석 달간 누적 4만 대를 판매하며 테슬라 모델 Y의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 잡고 있다. XPeng도 9월에 4만1581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95%,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2024년 말 이후 3만 대대에 머물던 판매량이 처음으로 4만 대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니오(Nio)는 9월 3만4749대 판매로 두 달 연속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 중 절반가량이 가족형 스마트 전기차 브랜드 ‘온보(Onvo)’였다.
리오토(Li Auto)도 3개월 연속 부진을 끊고 9월에 3만3951대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8월 신차 출시 직후 마케팅 실패로 판매가 일시 주춤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지리자동차 산하의 지커(Zeekr)는 9월 1만8257대를 판매했으며 5월 기록한 최고치 1만8908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BYD의 판매 둔화는 일시적 조정이라 보기 어렵다. 올해 들어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은 ‘수요 경쟁’에서 ‘가격 경쟁’으로 전환된 상태다. 정부 보조금 축소와 소비자들의 교체 주기 연장으로 신규 수요가 둔화된 반면 각 브랜드는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에 나서고 있다.
BYD 역시 상반기부터 주력 모델 가격을 인하하며 대응했으나 그 여파로 평균 판매단가와 영업이익률이 동시에 하락했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BYD의 내연기관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여전히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순수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시장 트렌드 속에서 기술 경쟁력과 브랜드 이미지의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BYD가 여전히 절대적인 볼륨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성장은 점유율 방어보다는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신흥 브랜드들의 부상은 단기적인 돌풍이 아니라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세대 교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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