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려 오는 2028년 우에다 가즈오 총재 임기 종료 전까지 1.5%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사쿠라이 마코토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26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한 차례, 2026 회계연도에 두 차례, 그리고 2028년 3월까지 이어지는 회계연도에 한두 차례의 인상이 추가로 단행될 것”이라며 금리 정상화 과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쿠라이는 일본은행 내부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로 그의 발언은 정책 방향에 대한 일종의 선행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일본 경제가 대기업들의 가격 인상 효과와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호조 덕분에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BOJ가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단기정책금리를 0.5%로 끌어올리며 ‘제로금리 시대’의 사실상 종식을 알렸지만, 이후 미국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일본 경제에 미칠 파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로 추가 인상은 보류해왔다. 사쿠라이는 그러나 “오는 10월 또는 12월에 추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10월 1일 발표 예정인 기업경기실사지수(단칸·Tankan)가 기업들의 심리와 수익이 견조함을 보여줄 경우,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9월 정책결정회의에서 위원 9명 가운데 2명이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진 점도 주목된다. 실제로 로이터가 회의 이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연내 25bp 인상을 예상했고, 일부는 내년 1월로 시점을 늦추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은행이 처한 대외 환경도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이고 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와 달리 미국은 약달러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입장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8월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응에서 뒤처져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하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9월 발표된 미·일 공동 성명에서는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는데 이는 일본 정부가 엔화 방어를 위해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행위를 자제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엔화 강세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쿠라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국면에 들어가고 일본은행이 반대로 금리 인상을 추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달러 대비 엔화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금융시장이 그동안 초저금리 기조에 익숙해져 왔지만, 세계적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전망이 일본 자산시장과 글로벌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본의 초저금리는 오랫동안 세계 금융시장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라는 투자 전략을 가능케 해왔다.
하지만 금리가 1% 이상으로 올라설 경우 저리 엔화를 조달해 해외에 투자하던 구조가 흔들리면서 국제 금융시장 전반에 자금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일본 국내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중소기업과 가계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존재한다. 사쿠라이 자신도 “미국의 관세가 일본 경제에 장기적으로 미칠 충격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예상과 달리 경기가 위축될 경우 추가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내 경제학자들 역시 “대기업의 실적 개선이 전체 경제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우에다 총재의 임기는 2028년 4월 종료된다. 남은 3년 반 동안 BOJ가 물가 안정과 금융시장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또 엔화 강세와 미국과의 통화정책 엇박자가 글로벌 시장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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