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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끝나서 그렇다"…미국 7월 고용 쇼크와 백악관 경제수장의 해명

  • 고건 기자
  • 입력 2026.08.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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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7월 한 달 동안 일자리 2만3000개를 잃었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8월 7일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2만3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이 예상한 8만~9만5000명 증가와 정반대의 결과다. 취업자 수가 순감소를 기록한 것은 수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런데도 실업률은 4.2%에서 4.1%로 오히려 내려갔다. 실업률은 일자리를 구하려고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사람 가운데 취업하지 못한 비율인데, 아예 구직 자체를 포기하고 노동시장을 떠난 사람이 많으면 실업률이 낮게 나온다. 

 

실제로 7월 경제활동참가율은 61.4%로 5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노동력 인구는 한 달 새 26만4000명 줄었다. 5월 이후로는 약 98만4000명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했다. 표면상 실업률 하락은 고용 개선이 아니라 구직 포기의 결과인 셈이다.


과거 수치도 대폭 깎였다. 노동통계국은 5월 취업자 증가폭을 12만9000명에서 6만3000명으로, 6월은 5만7000명에서 2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두 달치를 합쳐 앞서 발표한 것보다 10만3000명이 사라졌다. 일자리 감소를 주도한 것은 정부 부문으로, 한 달 동안 5만3000개가 줄었다. 

 

특히 지방정부 교육직에서 5만개가 사라졌다. 반면 민간 부문은 3만개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 7만8000명에는 못 미쳤다. 소매업(-1만9000개)과 금융(-1만4000개)이 부진했고 그동안 고용을 떠받쳐온 헬스케어는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증가폭이 둔화됐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37.62달러로 전월 대비 2센트 오르는 데 그쳐 연간 상승률이 3.2%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부진한 성적표가 공개되자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해셋이 진화에 나섰다. 그는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이번 수치가 겉보기보다 나쁘지 않으며 일시적 요인을 걷어내면 노동시장의 밑바탕은 여전히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해셋은 부진의 원인을 두 가지로 지목했다. 

 

하나는 정부 인력 감축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이 끝나면서 대회 기간 늘었던 숙박·요식업 고용이 원상 복구된 것이다. 

 

그는 이 두 요인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약 10만개 증가에 해당한다며 이는 실업률이 내려간 상황을 감안하면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호조와 자본지출 확대, 물가를 반영한 제조업 노동자의 실질임금 상승 등 다른 지표는 견조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해셋은 일자리 증가가 미미한데도 실업률이 떨어질 수 있는 구조적 배경도 설명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노동력 자체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업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손익분기점, 즉 실업률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게 하는 월간 신규 고용 규모가 지금은 약 4만개라고 밝혔다. 

 

노동력이 줄고 있어 이 정도만 늘어도 실업률이 안정된다는 논리로 3~4년 전만 해도 이 기준선이 12만~13만개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강화된 국경 정책으로 불법 이주 노동자 유입이 줄어든 점도 그동안 부풀려졌던 고용 수치를 정상화한 요인으로 꼽았다.


해셋의 해명은 논란을 낳았다. 일자리를 잃은 부문을 통계에서 빼버리면 어떤 보고서든 좋아 보인다는 비판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해셋은 앞서 6월에는 물가 지표에서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제외하면 인플레이션이 개선돼 보인다고 언급하는 등 유리한 수치만 골라 강조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인물이다.


이번 지표는 통화정책의 향방을 두고 시장의 셈법을 바꿔놨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웃도는 가운데 고용까지 흔들리면서 9월 회의에서의 선택이 한층 복잡해졌다. 

 

그동안 시장은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으나 고용 부진으로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줄었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기준으로 9월 동결 확률은 발표 직후 크게 뛰었다. 해셋 역시 연준의 독립성은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수치가 인상 압력을 상당히 덜어줬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증시는 오히려 환호했다. 금리 인상 우려가 후퇴하자 S&P500 지수가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 가까이 올랐다. 안전자산인 금값도 함께 뛰었다.

 

(썸네일 사진 출처: 미국 노동통계국, Ind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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