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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프랑스 물가 동시에 꺾였다…유가 진정에 ECB 추가 인상 압박 완화

  • 고건 기자
  • 입력 2026.07.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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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나란히 둔화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독일 연방통계청(Destatis)과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는 10일 각각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확정치를 발표했다. 두 나라 모두 지난달 말 내놓은 잠정치와 같은 수치였다.

 

독일의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2.3% 올랐다. 5월 상승률 2.6%, 4월 2.9%에서 두 달 연속 낮아진 것으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달과 비교한 물가는 오히려 0.3% 떨어졌다. 프랑스의 6월 물가 상승률은 1.8%로 5월 2.4%에서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5월 상승률은 2024년 2월 이후 2년여 만의 최고치였는데, 한 달 만에 2% 아래로 되돌아온 셈이다. 프랑스 역시 전달 대비로는 0.3% 하락해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에너지 가격이다. 독일의 에너지 제품 가격은 6월에 1년 전보다 3.4% 올랐다. 5월 6.6%, 4월 10.1%에서 오름폭이 빠르게 줄었다. 특히 휘발유·경유 같은 자동차 연료 가격 상승률이 5월 18.0%에서 6월 11.3%로 낮아졌고, 난방유는 47.9%에서 29.4%로 내려갔다.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이지만 상승 속도 자체가 눈에 띄게 꺾였다. 전달과 비교하면 에너지 가격은 3.0% 하락했다. 자동차 연료가 5.8%(경유는 7.9%), 난방유가 9.5% 떨어졌다.

 

가정용 에너지 전체로 보면 오히려 1년 전보다 1.6% 저렴해졌다. 난방유 가격이 급등했지만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전체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전기 요금은 5.2%, 부대비용을 포함한 도시가스 요금은 2.9%, 지역난방은 0.9% 각각 하락했다. 독일 정부가 연초부터 시행한 에너지 관련 부담 경감 조치가 이 같은 하락에 일부 작용했다.

 

루트 브란트 독일 연방통계청장은 이란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평균을 웃도는 속도로 오르며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남아 있지만, 상승폭이 전달보다 작아지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연료와 난방유 가격이 5월보다 낮아진 점을 특히 지목했다.

 

프랑스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 상승률은 5월 16.6%에서 6월 11.0%로 낮아졌다. 전달 대비로는 4.2% 하락했는데, 5월에는 0.6% 올랐던 것이 방향을 바꿨다. 석유제품 가격이 한 달 새 7%나 떨어진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독일의 식료품 가격은 1년 전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설탕·잼·꿀 등 당류가 4.8%, 어류·수산물이 3.3%, 육류가 2.4% 올랐지만, 식용 유지류가 14.7%, 유제품이 6.2% 떨어지며 상승분을 상쇄했다. 버터는 29.1% 급락했고 감자도 8.8% 내렸다. 반면 달걀은 14.6% 올랐다. 

 

전달과 비교한 식료품 가격은 0.5% 하락했으며 신선 과일이 4.0%, 신선 채소가 2.7% 저렴해졌다.

 

서비스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독일의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사회복지 서비스가 6.8%, 차량 정비·수리가 4.8%, 미용 등 개인 서비스가 4.2% 상승했다. 패키지 여행이 3.9%, 상수도 등 주거 관련 서비스가 3.3%, 음식점 등 외식 서비스가 2.9% 올랐다. 

 

난방비를 뺀 순수 월세는 1.9% 올라 전체 물가에 꾸준히 상방 압력을 가했다. 통신 서비스 요금은 0.1% 상승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에너지와 식료품처럼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품목을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독일이 2.5%로 5월과 같았다. 물가의 기저 흐름이 아직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면 프랑스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5월 1.5%에서 6월 1.0%로 크게 낮아졌다. 항공료 상승세가 둔화하고 의류, 보험, 결합 통신 서비스 요금이 계절적으로 하락한 영향이다. 프랑스의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1%에서 1.9%로, 식료품은 1.1%에서 0.9%로 각각 내려갔다. 

 

공산품 가격은 5월 0.6% 하락에서 6월 1.1% 하락으로 낙폭이 커졌다. 다만 여기에는 계절 세일 시점 차이라는 통계상 착시가 섞여 있다. 올해 6월 가격 조사 기간에는 세일 기간이 사흘 포함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하루도 포함되지 않았다. 담배 가격만 3.2%에서 3.3%로 상승률이 소폭 높아졌다.

 

유로존 회원국 간 물가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위해 산출하는 유럽연합(EU) 기준 물가지수(HICP)로 보면 독일은 2.4%, 프랑스는 2.0%였다. 각각 5월 2.7%, 2.8%에서 낮아진 수치다. 독일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 목표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이번 지표는 ECB의 통화정책 판단에 직접적인 재료가 된다. ECB는 지난달 11일 중동 전쟁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9월 이후 첫 인상이었고 이에 따라 시중은행이 ECB에 자금을 맡길 때 적용받는 예금금리는 2.25%, 주요 대출금리는 2.40%, 한계대출금리는 2.65%로 각각 조정됐다.


당시 함께 공개된 전망에서 ECB는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올해 평균 3.0%, 2027년 2.3%, 2028년 2.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근원물가는 올해와 내년 모두 2.5%, 2028년 2.2%로 예상했다. 

 

3월 전망보다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치를 모두 높였는데 에너지 가격 경로가 이전보다 높아졌고 이것이 식료품과 공산품, 서비스 가격으로 번져 나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성장률 전망은 올해 0.8%, 2027년 1.2%, 2028년 1.5%로 각각 낮췄다.

 

독일 무역 지표도 앞서 나왔다. 9일 발표된 5월 무역수지 흑자는 191억 유로로 4월 147억 유로에서 확대됐다. 수출이 전달보다 0.9% 늘어 137억 9천만 유로 규모에 이르렀고, 시장에서 예상한 0.3% 감소를 뒤집었다. 미국으로의 수출이 23.1% 급증했고 중국향 수출도 7.1%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2.5% 감소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로 옮겨가고 있다. 7월 회의에서는 새로운 경제전망이 함께 공개되지 않는다. 금리 선물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2.25%에 그대로 유지될 확률을 88%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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